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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시론

돈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위안부 할머니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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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활동 하는 사람치고 김문숙 부산정신대협의회장을 모르는 사람은거의 없다. 별나기로도 이름난 김회장은 하는 일도 특별하다.
 
수영구 수영동 대로변에 [민족과 여성 역사관]을 만들어 위안부 할머니문제 등 풍부한 자료를 전시 운영하고 있지만 부산시나 정부로부터 보조도 거의 받지 못한 채 사재로 운영하고 있는 외골수 사회 운동가이다.
 
김회장은 1991년 부산정신대 협의회를 만들어 위안부 할머니들을 도와왔다. 당시 부산의위안부 할머니는 총7명, 이제는 1명만이 요양원에서 생활할 뿐 모두 유명을 달리 했다.김회장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개인보상과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시모노세끼 법원을 상대로 소를 제기, 6년을 끈 긴 투쟁 끝에 승소를 끌어내기도 했다.
 
이때 들인 항공료만 해도 무려 1천여만원, 모두 자비로 부담했다. 지난해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폐관위기에 놓이자, 집세 1천2백만원 중 6백만원을 시로부터 지원받은 것이 모두라며 향후 운영을 걱정하는 원로 여성운동가의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후대 역사교육의 생생한 체험교육관이 될 위안부 전시관 운영을 개인에게만 맡기는 것은 제고해 볼일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힘이 있는 세력이거나 투표에 도움이 됐다면 과연 지금까지 지자체나 의회차원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는 일을 손놓고 있었을까.
 
부산시 등에서 큰 대우도 못 받은 채 역사의 정의를 밝히는 일에 나선 김회장의 평생은 아직도 역사관 재정 때문에 속 태우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반면 경남쪽은 부산과는 사정이 다르다. 통영 남망산 조각공원에 위안부할머니를 기리는 정의비가 서 있는 것은 통영시가 위안부를 이해하고 역사적인 사실로 받아드리고 있다는 증좌다.
 
그 중심에는[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 거제시민 모임]이 자리하고 있다. 경남위안부 할머니의 등록 숫자는 23명. 이제는 통영에 4명, 거제에 2명등 모두 6명만이 생존 해 있다고 한다. 시민 모임은 추모비 사료관 건립 추진,의료봉사 등 다양한 복지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이웃 창원시와 서울시에서도 위안부 기림비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전초기지였던 부산시에는 이런 계획 하나 없어 퍽 대조적이다. 얼마전 광복68주년을 맞아 KBS파노라마 [위안부 피해자들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는 프로는 어린 여성들을 강제로 끌고가 침략 전쟁의 희생물로 삼은 일본군의 잔혹성을 확인 시켜준 할머니들의 절규였다.
 
위안부로 끌려간 여성은 대략 20만명, 등록된 피해자는 237명, 생존자는 57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러한 일본군의 죄과는 어떤 변명도 용납되지 않는 처절한 인권유린 이었다. 요즘 기세를 올리고 있는 아베총리, 하시모도 시장의 조직적 강제동원 부인은 일본을 보는 세계의 시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번 8.15를 기해 미국 독일 등 6개국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고 8.14일을 유엔 차원의 위안부 피해자의 날로 제정 할것을 요구했다. 국제적 비난 확산을 의식한 일 정부가 다급하게 유엔여성기구의 성폭력피해자지원기금을 지원하겠다고 무마에 나서고 있다. 강제동원위안부존재는 부인하면서 [돈으로 여성인권을 사겠다]는 아베의 속심은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되고 있다.
 
우리에게도 강제 동원은 부인하면서 민간 모금을 통한 아시아 여성기금지원을 종용 했지만 일 정부의 사과없이 돈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을 뿐이다. 최근 이광요 전 싱가폴 수상은 일본을 [덕]이 없는 나라라고 일침을 가했다. 영어를 아는 젊은이라면 일본을 떠나라는 충고도 스스럼없이 했다.
 
제국주의의 향수를 버리지 못해 전쟁을 금지하는 헌법 9조의 수정에 안달하는 정부,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부인하는 정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예물료를 대납하는 정권이 득세하는 한일본의 미래는 없다.독일의 교훈에 눈 감는 일본이 이웃나라에 저지른 업에 대한 진정한 사과없이 과연 국제사회의 존경받는 지도적 국가로 성장할 수 있을런지 두고 볼 일이다.
 
 
[2013년 8월 21일 제44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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