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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시론

박대통령이 떠올려야 할 엘리자베스 1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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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천년간 영국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지도자로 추앙받고 있는 이는 단연 엘리자베스 1세. 그는 16세기 이웃나라 스페인과 프랑스에 눌려있던 영국을 정치적 경제적으로 유럽 제1의 국가로 만들었고 문화 사회 등 모든 분야를 도약시킨 존경받는 군주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엘리자베스1세 여왕을 존경한다고 인터뷰에서 밝힌적이 있다. 엘리자베스 1세는 어렸을때부터 어려움 속에서 많은 고통을 참아냈다. 3세 때 어머니 앤 불린이 아버지 헨리 8세에게 간통과 반역죄로 처형 당했고 이복언니 메리여왕의 음모로 런던탑에 유폐되기도 했다.
 
그는 파산 직전의 영국을 해가 지지않는 나라로 만들었다. 불행을 겪었기에 남을 배려 할 줄 알았고 흔들리지 않는 용기와 백성을 향한 따뜻한 포용의 정신으로 국정을 합리적으로 이끌었다.
 
‘잉글랜드와 결혼했다’는 여왕은 평생 독신. 모진 세월 버텨 홀로 성공을 이루어온 박대통령이 그를 향해 시대를 초월한 공감과 존경을 표했던 것도 이 같은 점에서 고개가 끄덕여진다.
 
박대통령만큼 오랫동안 국민들의 폭 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정치인은 별로 없다. 하지만 이 일관된 지지가 계속될 것인가. 앞으로의 지지율은 대통령 하기 나름이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닌 것 같다.
 
그는 집권 초부터 나라 안팎으로 수많은 암초에 휩싸여있다. 취임 100일을 챙길 겨를도 없을만큼 대형 악재가 줄을 잇는다. 북한 김정은의 공세는 또 언제 터질지 모른다. 아베 총리를 비롯, 일본정치인의 망언이 도를 넘고 있다. 위안부 문제만 해도 미국과 중국의 정치인들과정부 대변인은 계속 일본의 각성을 촉구하지만 당사국인 우리는 이제야 국제적 상식에 어긋난다는 한마디 말을 했을 뿐이다.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다. 국무총리 인선에서부터 청와대 비서진 장관들 인사에까지 소통부재라고 온 나라가 북새통이더니 평판 낙제점인 윤창준 대변인의 성추행사건까지 이르렀으니 국민들은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 근 한 달간이나 들끓던 성희롱사건은 국익을 해친다며 미국의 사법적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재미동포들의 호소에 약간 주춤해지긴 했다.
  
그렇다고 끓던 냄비가 완전히 식은 건 아니다. 고국에서 온 대통령의 측근 고위관료에게 인정받기 위해 열과 성을 다 했을 인턴의 충격은 얼마나 클지. 그동안 수많은 성희롱 사건이 터졌지만 고위층은 용케도 빠져나가는 풍토는 고쳐지지 않고 있다.
 
박대통령이 정한 국정 핵심 10대 과제중 4대악 근절대책은 이제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파괴범 불량식품 근절책보다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 성접대 등 모두 성문제 4대악 근절책으로 바꿔야 한다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청와대는 알랑가 몰라.
 
청와대가 홍보수석과 윤대변인만 인책 사퇴시키기로 한 것은 사건에 대한 국민의 감정을 가볍게 본 처사로 보인다. 집권초기부터 문제점을 확실히 도려내지 않으면 대통령의 신뢰도에 문제가 올 수 있다. 엘리자베스여왕처럼 국민을 먼저 배려하는 따뜻한 사랑과 강력한 용단을 함께 지닌 당찬 리더십이 필요하다.
 
*'우리 사는 세상'은 고 '배승원' 주간에 이어 본지 '전상수' 편집주간이 집필 연재하는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창입니다.
 
[2013년 5월27일 제42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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