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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시론

이 땅에 태어나는 것이 비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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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고나면 또 무슨 일이...쉼없는 비극
악조건 속 새도 제 새끼 돌보는 게 모정
인면수심의 범죄...촘촘한 안전망 아쉬워
 
요즘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한국에 태어났다는 것이 한없이 서글픈 느낌이다. 다른 나라들은 우리보다 영토가 작아도 한쪽이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다른 한쪽을 위협하는 나라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
 
자고 나면 무슨 불길한 일이 또 터질지 모르는 나라, 연약한 대통령이 쉴 틈도 없이 나라의 안전을 구하러 다니는 나라, 수학여행간 아이들 수 백 명이 삽시간에 배속에서 목숨을 잃는 나라... 수많은 비극이이 땅에 쉼 없이 계속되고 있다.
 
어미 아비가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을 자식을 죽여 암매장하고 아이를 때려 그 시신을 냉동시키고 미라로 만들고.... 그래도 아침이면 하늘에 해가 솟아오르고 밤이면 별이 뜨고 달이 뜨는 것이 너무나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서해 영종도 부근, 사람도 살지않는 어느 적막한 섬에서 갈매기가 알을 부화하고 아직도 털에 피가 묻은 새끼들에게 먹이를 갖다 먹이는 장면을, 한국의 지오그라픽에서 보여 주었다. 새도 제 새끼를 먹어 살리려고 험한 파도 사이에서 고기를 낚아채어 새끼들에게 나누어 먹이는 광경이 참으로 흐뭇했다.
 
악조건 아래서 새도 악착 같이 새끼를 기르는데 하물며 인간이 제 어린아이를 매질하고 굶기고 죽이기까지 한다는 것은 상상 할 수 없는 행위다. 이즘 엄마는 DNA가 바뀐것 일까. 지구위에 만일 천사가 있다면 누구 일까. 모르긴 하지만 천진난만한 귀여운 아이들 일 것이다.
 
서양 그림에 그려진 천사들은 모두가 아이들이다. 철모르게 뛰노는 아이들을 보면 누구네 집의 아이들인지 모두가 너무나 귀여운 모습이다. 이들이 천사가 아니면 누가 천사일까. 티없이 해맑은 웃음, 어린 얼굴에 끼고 있는 하얀 뿔테 안경, 그 모두가 우리의 마음을 한 없이 맑게 한다.
 
이 귀여운 아이들을 굶기고 때리고 죽이고 ...암매장하고. 이런 인간이하의 행위를 한 아비가 있고 어미가 있고 사람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나라가 이를 방치 해왔다니 너무도 슬픈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가난했던 시절 우리 어머니 아버지 세대들은 뭐 묻은 바지를 팔아서라도 자식 공부는 시킨다고 했다. 전 재산인 소와 논을 팔아서라도 자식을 공부시켜야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온 부모들은 거의 다 저세상으로 떠나 가 버렸다.
 
그다음 세대들은 죽기 살기 일하고 많은 것을 이루기도 했지만 지금은 기성세대라는 멍에를 훈장처럼 달고 공원한 모퉁이에서나 단칸방으로 밀려나 외롭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인내와 용기 도전과 노력보다는 절망과 포기가 당연한 듯 받아들인다.
 
이유야 있겠지만 절망은 없다. 돈과 허세앞에서 못 참는 이들의 스트레스는 끝이 없다. 자식을 죽이는 잇단 비극은 누구의 책임인가. 스트레스에 젖어 인륜을 거스른 부모의 잘못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국가의 책임도 크다.
 
정부가 선진국처럼 구체적 안전망을 짜서 실천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 하다. 거기에 못지않게 인간이 진실로 인간이 되는 엄마 아빠, 누나 동생이 함께 하는 가정교육, 사회전체의 시민교육이 절실하다.
 
[2016년 2월 26일 제73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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