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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시론

일본이 사과할 나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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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하 양원이 ‘위안부 결의안’을 통합세출법안에 포함시켜 통과 시킨뒤 오바마 대통령도 서명했다. 미국 국무장관이 나서서 결의안에서 제기된 위안부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독려 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다.
 
올해 미국 세출법안에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 되도록 주도한 혼다의원( 민주.캘리포니아)은 일본계 3세. 역사를 직시하는 그의 용기는 바른 정치인으로 돋보인다. 할아버지의 나라 일본에 감히 맞서는 것은 큰 용기가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벌써 정치헌금에서 상대 후보에 밀리고 있다고 한다.
 
혼다 의원이 이 법안을 주도한 것은 2007년 위안부 결의안을 하원에서 통과는 시켰지만 일본이 반성은 커녕 오히려 과거사를 부인하는 행태를 보인데 크게 실망했기 때문이다. 그는 2차대전 당시 일본계라는 단지 그 하나의 이유만으로 콜로라도주 강제수용소에서 유년기 4년을 보내야 했다. 정치인이 된 뒤 그는 사회적 약자를 부당하게 대하는 어떤 인권 침해도 단호하게 거부해 왔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위안부 결의안에 서명한 지난 17일 위안부피해자를 추모하는 소녀상이 세워진 거제에서 제막식이 열렸다. 식에 참석한 생존 위안부 최고령자 김복득(97.통영)할머니는 “어쨌든 일본에 사과만 받으면 나는 눈을 감고 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모진세월 버텨온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그날 부산에서는 여성단체 회원들이 시의회 회견장에서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소녀상’ 철거를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부산에도 위안부 소녀상 세우기 운동을 추진키로 결의도 했다.
 
최근 백악관 ‘위 더 피플’ 사이트에 쇄도하는 글렌데일 위안부 소녀상 철거 요청에 오바마 정부의 진심어린 역사의식과 현명한 판단을 촉구하는 모임이었다. 역사에 대한 반성 할 줄 모르는 일본이 잘못된 판단으로 또 어떤 참화를 불러 올지 아베 정권을 지켜보는 이웃나라의 심정은 불편하다.
 
얼마 전 아베는 ‘한국은 어리석은 나라’라고 했다. 오만한 이런 말을 함부로 내뱉는 아베가 일본을 이끄는 지도자의 품성을 지녔는지 의심된다. 전범으로 사형선고까지 받은 기시 노브스께 수상의 외손자라고 하는 가력이 현 일본 정치에 뒷 배경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너무 강하면 쇠도 부러진다고 했다. 평화헌법을 고치겠다면서 안하무인격으로 전범이 안치된 야스쿠니를 참배하고 세계의 비난여론이 뒤끓는데도 계속 참배 할 것이라는 발표는 ‘상처 난 곳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똑 같다’ 는 혼다의원의 말이 진정어린 충고가 될것 같다.
 
일본은 미국에 동조하면서 2차 대전의 전범국가에서 원폭 피해자임을 내세워 마치 세계 평화를 선도하는 나라나 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전략적 차원이지만 중국과 국경을 마주한 동남아 나라들, 아프리카에 거금을 지원한다. 위안부 문제에 절대로 사과하지 않으면서 세계 여성을 위한 기금까지 내겠다며 부드러운 얼굴로 다가가는 모양새는 양처럼 절대로 순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일이 계속 될 때 우리는 역사를 되새겨 본다. 한일 합방은 청일전쟁이나 노일 전쟁처럼 전쟁을 치러 일본이 이겼기 때문도 아니다. 낭인을 시켜 한밤중 궁궐에 침입,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고종을 협박하여 합방서류에 가짜날인 하는 등 허약한 조선을 악랄한 수법으로 뺏은 것이다.
 
이제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교과서에 올리는 일본정부다. 오바마 행정부가 일본에 역사적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 할 것을 강하게 촉구하는 메시지를 국무장관 편으로 보내오면 어떻게 교묘하게 빠져나갈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평등과 인권은 세계 모든 나라들이 받아들이는 보편적 가치다. 국제관계에서 평등과 인권은 사고와 행위의 기준이고 국가 정책의 기준이다. 일본이란 국가 속에 들어 있는 보편적 가치는 무엇인지 의심스럽다.
 
[2014년 1월 22일 제48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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