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게도 가족이 있다. 여동생과 남동생 가족이다. 그런데도 지만씨 결혼 때와 첫 조카를 얻었을 때 외는 거의 가족이 함께 웃거나 모여서 단란하게 보내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
국민에게 보이는 대통령의 모습은 거의가 찬바람이 일만큼 냉랭하다. 여성적이면서 아름다운 대통령이 그렇게 비치는 것은 자신을 위해서도 국민 위해서도 손해다.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 대표를 향해 ‘배신의 정치’ ‘국민이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을 때는 국민 모두를 향해 말하듯(그게 아닌데) 그 표정은 냉정함의 극에 이른 것 같았다. 유승민의 존재로 인해 그렇게 화를 내고 있는 대통령에게 누가 감히 진심어린 위로와 격려를 할수 있을까.
퇴근 후 청와대 사저에 가서도 혼자 서류를 검토하며 시간을 보낸다는 대통령이 평소 국민을 향하거나 청와대 가족에게도 미소를 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대통령이라 해도 혼자인 대통령은 쓸쓸한 것이다. 그리고 외로울것이다. 비극적 상황을 넘어 선 의지의 대통령에게 두 동생은 가장 가깝고 소중한 피붙이들이다. 어머니 없는 두 동생에게 누나는 어머니 대신이다. 가끔 저녁 한끼 하면서 격려하고 사람 사는얘기도 하면서 마음을 나누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인간적 냄새 없는 청와대는 삭막할 것 같다.
하나 뿐인 올케가 낳은 쌍둥이 조카의 백일이 언제쯤 일까. 대통령이 아기옷, 양말 모자 장난감을 선물로 보내며 위로 하고 격려 할 것인지. 바쁜 국정의 한가운데서도 조카를 챙기며 선물을 보내는 자상한 품성을 가진 그런 대통령을 보고 싶다. 대통령도 사적인 시간대에는 보통사람으로 인정 넘치는 고모가 돼야 국민에게도 정을 주는 누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부정부패 척결차원에서 혹시나 두 동생이 관여 될 까봐 청와대 옆에 얼씬도 못하게 하는 것은 형제라는 인륜마저 끊는 비정한 일이다.
사실 대통령의 인간미 흐르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식사정치’할 것이란 말도 있지만 저녁 식사도 혼자면 맛이 없다. 불시에 청와대 이웃 사람이라도 불러 격의 없이 식사라도 같이 한다면 불통이거나 냉정한 이미지도 누그러 질것 같지만... 그런 사실이 전해진다면 싫어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오히려 속이 따뜻한 우리 대통령에 대한 사랑과 존경심이 더 할 것이다.
성공한 지도자는 가족애를 지닌 따뜻한 모습으로 비치는 경우가 많다. 가족애는 기본적인 지도자의 따뜻한 모습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요건이기도 하다. 임기 1년 반밖에 남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는 지금 크게 뛰고 있다. 오바마 케어(국민건강개혁법) 통과, 54년 만에 쿠바와의 공식수교등 획기적 사건도 많았지만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대통령’의 일상적 모습이 사람들에게 감동으로 다가 오기 때문이다.
초등학교를 방문해 청진기를 끼고 의사놀이를 하는 어린이 앞에 쪼그리고 앉아 스스럼없이 가슴을 내미는 대통령의 모습이 페이스북에 소개되기도 한다. 최근엔 딸들의 성화에 못 이겨 뉴욕시내 이곳저곳을 둘렀다는 뉴스가 오바마의 따뜻한 품성을 느끼게 한다.
백미는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격으로 숨진 흑인교회 희생자들의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하면서 두눈을 감고 ‘놀라운 은총‘ (어메이징 그레이스)을 불렀을 때다. 참석한 흑인목사들 신자들 모두가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 대통령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이 장면은 계속 방영 됐다. 슬퍼하는 사람들, 소외계층 사람들과도 함께하는 대통령의 진실한 모습에 미 국민은 감동했다. 우리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대통령은 지금 임기의 반환점에 섰다. 더욱 소통하는 부드러운 리더십이 요구 된다. 이번 여름휴가는 청와대에서 정국구상을 하면서 보낸다고 한다. 조카들과 함께 한다는 뉴스가 보이긴 했다. 청와대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조카들을 어루며 환하게 웃고 있는 대통령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2015년 7월 24일 제66호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