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취임식 날 마크롱 대통령이 입은 감청색 옷은 450유로(약 55만원)정도의 중저가 기성복, 자신의 옷과 핸드백은 유명 의상실 루이뷔통에서 빌렸다. 상상도 못할 발상 때문에 르피가로 로이터 등 세계적 언론기관이 앞 다투어 주요 뉴스로 다루었다.
마크롱이 금융기관의 고액 연봉자였기에 ‘금융 기득권층과 부자의 대변인이라며 선거 기간 내내 공격에 휩싸였던 부정적 이미지를 보란듯이 씻어낸 것이다. 전략이라고 하지만 이런 선택의 이면에는 반드시 아내이며 연인, 인생의 스승인 부인의 현명한 판단이 크게 작용했을 거다.
생애 가장 중요한 대통령 취임식에 검소하면서도 세련된 패션은 멋을 사랑하는 프랑스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심어 준 것 같다. 세계 제일의 부자 빌 게이츠도 최근 그의 트위터에 “멀린다 게이츠 (아내)가 나한테 그러하듯, 여러분을 가르쳐 주고 최고가 될 수 있도록 밀어 붙이는 사람을 곁에 두라”며 대학 졸업생을 위한 조언을 하고 있다.
그는 거의 전 재산을 아프리카와 에이즈 연구에 투자하는 앞서가는 기업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예사롭지가 않다. 취임 10여일 밖에 되지 않았지만 갤럽조사 결과 대통령이 잘 해 나갈 것이란 기대가 87%에 이른다.
대통령을 찍지 않은 사람들도 대통령의 정책이나 소통과 파격 행보에 신임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누가 뭐라 해도 문대통령의 옆엔 오랜 지기이며 아내인 활달한 부인 김정숙 여사가 있다.
청와대 집무실 출근 첫날 환한 진달래색 원피스를 입고 배웅 나온 웃음 띤 표정“바지가 짧다 여보, 바지 조금 내리세요” “놔둬, 요즘 이게 유행 이래” 이런 대화의 모습이 가감 없이 청와대서 기자 카메라에 찍힌다는 그 자체가 국민과의 격의 없는 소통의 시작이다.
이웃집 아줌마 같은 김 여사의 이미지는 벌써 많은 국민들 마음을 열고 있다. 언젠가 대통령보다 손을 높이 흔들고 대통령보다 두어발 앞서 걸었다고 말썽된 적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 부인을 ‘영부인’이라 부르지 말고 그냥 ‘부인’으로 불러 달라든지 남대문 시장에서 옷을 사 입기도 한다는 김정숙 여사는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충고자이며 아픈 말을 해주는 확실한 동반자가 될 것 같다.
지난 세월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갖다 준다고 고가의 선물을 받거나 아부 층에 혹하는 그런 부인을 둔 대통령들은 결국 불행해 질수밖에 없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했지만 임기 후 잘했다는 평가가 60%를 넘었다. 언제나 겸손한 표정, 국민의 괴로움을 아는 대통령, 국민과 함께하는 오바마는 세계인의 따뜻한 사랑을 받았다.
그의 부인 미셸 여사는 아이들 문제에도 관심을 쏟았다. 어린이 비만 문제를 걱정, 초등학교를 찾아가 평범한 쫄 바지 티셔츠 차림으로 아이들에게 막춤을 배워주는 진지한 모습 등은 대통령 부인으로서 늘 신선하게 비쳤다. 그는 외국정상과의 만찬에는 그 나라 출신 디자이너의 드레스를 입었고 신진 디자이너의 옷을 입는 등 배려심도 깊었다.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나라를 바꿀 것을 희망한다. 정의가 바로 서며 부정부패가 없고 정경유착이 없는 나라를 원한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비정규직 문제를 풀어 나가며 경제를 활성화 시켜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늘 그러했듯 취임초의 많은 약속과 소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많다. 초심을 잃지 않도록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해야 할 일은 너무 많다.
[2017년 5월 19일 제88호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