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열정의 용광로 평창 겨울올림픽이 드디어 17일간의 뜨거운 열전 끝에 마무리 됐다. 혹한의 평창골짜기는 92개국 2920명의 선수와 임원, 응원단과 자원봉사단의 순수한 인간애로 메아리 쳤다.
아직도 “영미 영미”를 외치며 하우스를 향해 절박하게 다가가던 ‘의성 마늘’컬링 팀의 순간순간이 생생하다. ‘팀 킴’의 카리스마 넘치는 냉철한 리더처럼 간절한 외침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며 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는 직장이나 단체가 있기나 한지 되돌아보게 한다. ‘의성 마늘’ 컬링 팀의 은메달은 그런 의미에서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평창 겨울올림픽은 한국의 저력을 세계에 과시 했다. 작은 나라, 겨울 스포츠 시설이라곤 거의 없는나라에서 17개(금 5, 은 8, 동 4)의 메달로 종합 7위에 오른 것은 홈 팀이란 것을 감안해도 큰 감동이다.
1948년 1월 30일. 70년 전 정부가 수립된 8.15일 전이었다. 그때 우리는 처음으로 스위스 생 모리츠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에 나갔다. 달랑 선수 3명 임원 2명의 초미니 선수단이었다. 가슴에 Korea를 달고 한국이라는 나라를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한 것이다. 지금 우리는 세 번의 도전 끝에 평창 올림픽 유치에 성공, 23회 동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루어 냈다.
올림픽의 개, 폐막식은 그 나라역사와 문화 과학의 수준을 보여주는 총체적 전람회라고 할 수 있다. 가까이는 브라질의 리오 하계 올림픽의 개막식 축전은 단순하면서도 유쾌한 선이 리오카니발의 복잡 열정과는 다른 예술적 세계를 보여 주었다. 중국은 베이징 하계 올림픽에
서 세계 2위의 국가 위상을 보여주려는 듯 방대한 쇼였다. 문화 역사 아름다움보다 분출되는 에너지에 집중된 것 같은 인상이 깊었다.
송승환 감독이 총지휘한 개, 폐막식은 우리의 역사와 문화 과학의 힘을 단아하고 청순하게 승화시킨 거대한 예술작품이었다. 한국의 진면목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고 자부하고 싶다. ‘저비용 고 감동’오히려 예산이 턱없이 적었기 때문에 화려하지 않지만 속이 찬 줄거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개막식에서 고구려 벽화에서 따온 불로장생의 상징 ‘인면조’는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얼굴은 사람이지만 긴 몸통과 날개를 가져 어느 스위스 사람은 “스위스에는 용이 없다”면서 참신기하고 좋은 상징이라고 칭찬 했다. 흰 저고리 짙은 자주치마를 입은 장고춤의 날렵한 움직임은 우리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을 흠씬 느끼게 했다. 개, 폐막식의 드론쇼는 장관이었다. 1218개의 드론을 이용, 검은 평창 밤하늘에 떠오른 은빛 올림픽 마크는 아름다운 또 한 무리의 의미를 지닌 별이 되었다.
평창 올림픽에 온 외국 선수 등 참석자들은 모두 평창의 모든 것에 감동 했다고 한다. “많은 올림픽 현장에 다녀 봤지만 평창 올림픽은 정말 환상적이고 멋진 대회였다.” 볼하우스 네덜란드 올림픽위원장은 화려한 드론쇼에서부터 특히 자원 봉사자들의 넘치는 열정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타임지 등 외신들도 IOC도 평창이 역대 최고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인의 친절, 안전점검과 보안절차가 간소했고 경기장이 깨끗해서 더욱 좋았다고 한다. 경기장 시설, 숙소, 음식, 편의시설, 운영능력 등이 역대 최고라고 했다. 100만 명의 관중이 몰렸지만 테러등 사고 한건 없는 안전한 올림픽이었다. 남북한의 공동 입장, 단일팀 구성, 미국과 북한 대표단 참석 등 대화를 위한 작업이 평화의 씨앗으로 역할 할 것인지 기다려야 보아야 한다.
평창 겨울 올림픽은 대한민국의 저력, 미래를 세계에 과시한 훌륭한 기회였다. 하지만 여전히 계속되는 문제는 국민은 “할 수 있다” 는 의지로 충만 한데 정치 돌아가는 상황이 보통 큰일이 아니다.
[2018년 2월 23일 제97호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