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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시론

부산 사람 나훈아가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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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얼마전 나훈아의 공연 ‘대한민국 어게인’은 커다란 충격이었다. 사랑과 세월이 어우러진 그의 노래에는 절규가 베어져 있었다. 세태를 뚫어 보는 그의 직설은 어두운 국민의 마음을 시원하게 씻어 내렸다. 나훈아는 암울한 이 시대에 국민을 격려하는 영웅이 되었다.

열풍은 뜨거웠다. 만나는 사람마다 나훈아를 얘기했고 국회의원 3백 명을 나훈아 한사람이 제쳤다고 했다. 박찬종 조갑제 등 수많은 유 튜브에서도 그날 공연을 높이 평가했다. 여야 간 논평만은 극과 극. 야당은 전 국민이 시원하다고했고 여당은 국민 위로용 일뿐이라고 했다.

제 편 일 이라면 틀린 것도 옳다고 떼거리로 맞서는 여당의원이나 존재감 없는 야당 의원들 보다 나훈아가 백번 더 낫다는 말이 맞는 날이었다. “KBS가 국민의 소리를 듣고 같은 소리를 내는, 눈치안보는 방송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KBS는 거듭 날 겁니다.” “정말 우리에게는 영웅들이 있습니다. 의사 간호사 관계자 여러분이 안계시면 어떻게 헤쳐 나가겠습니까.”

코로나에 헌신 하는 의료진과 관계자 모두에게 고맙다고 위로 격려 한 마디 없는 대통령은 이말을 어떻게 생각할까. 간호사를 칭송한 적이 있을 뿐이다.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것을 한번도 본 일이 없습니다.” 임진왜란 때 선조는 한양을 버리고 신의주로 달아났다. 성난 백성들이 궁중에 불을 질렀다. ‘조선은 난리가 나면 임금이 백성을 버리고 달아나는 나라’라고 적들은 경멸 했다.

“나라는 바로 여러분이 지켰습니다. 유관순 누나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열사 이런 분들은 다 보통 우리국민이었습니다.” 묵은 체증이 내려가듯 시원 하다. “국민이 힘이 없으면 위정자(僞政者)들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여러분이 위대한 1등 국민입니다.” 국민을 이렇게 위로하고 격려하는 나훈아를 대통령 후보로 추천하자는 공연소감도 나왔다.

가장 비싼 가수 나훈아가 코로나 때문에 가만히 있으면 두고두고 후회 할 것 같아 추석전날 KBS2에 출연료 0원의 재능 기부를 했다. 나훈아가 아니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15년 만에 TV에 출연 하여 경상도 사나이 특유의 뚝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작사 작곡 노래 모두를 자신이 하는 나훈아는 가수로서의 직업관도 국가관도 투철 하다. 비싼 표값을 낸 관객들이 돌아갈 때 돈 아까운 마음이 들지 않도록 밴드가 초죽음이될 때까지 연습을 한다. 곡목 선정부터 북한당국의 간섭이 싫어 한때 유행이던 평양 공연 준비를 하고도 갑자기 취소 한것만 봐도 그의 국가관을 알수 있다.

좋은 가사를 쓰려면 꿈이 많아야 하고 책도 많이 읽어야 한다는 나훈아 의 노래에 대한 열정과 집념, 삶에 대한 철학에서 ‘가황’이라는 칭호를 얻은 이유를 알 것 같다. ‘테스형’의 가사는 국민의 아픈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다. 2500년 전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감히 ‘형’으로 부른 것은 그의 예술가적 상상력이 빚어낸 결정체이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 모두가 나훈아에 열광했다.

훈아가 부산 사람이라는 사실이 새삼 자랑스럽다. 출생지는 동구 초량2동. 동구 최형욱 청장은 내년 초량천 생태복원사업에 ‘나훈아 거리’를 조성 하겠다고 선언 했다. ‘대한민국 어게인’ 이 나라에 다시 기적을 만들려면 여당의 독주에 바른 정책을 제시하는 힘 있는 야당이 필요하다. 나훈아 처럼 나라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국민이 많아야 한다.

[20201120일 제1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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