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11월 21일

이기숙의 행복아카데미

행복연습 4 : 저널 세라피(Journal Thera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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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과 런던 등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여성글쓰기 연구회(The Women'sJournal Workshop : 혹자는 ‘글쓰기’대신 ‘일기’로 번역하기도 한다)‘를 이끌고 있는 말린시위 (Marlene Schiwy)의 책 ‘A Voice of Own' 이 존경하는 김창호 교수님의 번역으로 나왔기에 부리나케 서점에 가서 책을 샀다.

여성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여정이란 의미의 책 제목으로 한글판은 ‘일기여행’ 이다. 김교수님의 여성 자아에 대한 깊은 이해와, 글쓰기가 나를 치유하고 나를 행복하게 해 준다는 확고한 의지가 엿보이는 책이었다. 교수님의 이 책을 보면서 나는 이 달의 칼럼을 ‘어떻게 적을 것인가? 무엇을 적을 것 인가?로 정했다.

글쓰기를 통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 중에 감사편지 쓰기, 일기 쓰기 등과 같은 글쓰기 작업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글쓰기’ 란 나의 일상적 경험, 생각들을 꾸준히 적어보는 작업 정도이다.

특히 ‘감사편지 적기’는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에 특별히 그 분들에게 쓰는 편지로 많은 분들이 학창시절에 적어본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감사편지 적기가 죽음준비 교육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주제이다 - 나의 인생을 되돌아 보면, 누구나 성장 시기, 학창 시절, 그리고 성인기에 특히 나를 성장시킨, 도움을 준 누군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분에게 감사편지를 적는 일은 그 분을 칭송하는 일이 아니라, 내 인생의 인과관계, 대차대조, 그리고 남은 과제 등을 다 생각해 보도록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장노년기 대상 인문학 교육에서 자주 사용하는 기법이다. 무언가 나의 내면을 표현하는 글쓰기 작업을 우리는 ‘저널 기법‘이라고 부르고, 이런 규칙적인 활동 등을 통해 나를 표현하면서 나를 성찰하고 나를 치유해 가는 것은 ’저널 세라피(글쓰기 치료)‘라고 부른다.

쉽게는 ‘글쓰기’라고 불러도 된다. 글쓰기가 다소 어려운 분들은 ‘일기쓰기’ 정도로 예쁜 공책에 당신의 일상이나 활동, 그때그때의 감정들을 적어 보기를 권한다. 때로는 그림을 그려도 좋다. 스케치 하기가 더 편한 분은 스케치(그림)를 주로 하면서 그 옆이나 뒤에 간단히 그때의 생각들을 표기해 두는 정도로도 좋을 듯하다.

일 년에 한 권, 때로는 두서너 달에 한 권씩 일기 공책이 모이는 것은 당신의 삶이 저장되는 것이다. 이기록 과정, 기록된 공책들은 스스로에게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라는 것에 대한 해답을 자문하도록 훈련시키면서 당신을 더욱 성숙하게 변화시켜갈 것이다.

글쓰기가 그래도 편하신 분들은 그날의 ‘주제’를 잡아서(그 주제는 ‘밥상’ ‘시장보기’ ‘어머니’ ‘나의 어릴 적 친구들’처럼 다양하다) 그 주제를 중심으로 글을 전개해 보는 것이다. 매일매일 적기보다는 주 1-2회 정도를 권하고 싶다. 왜 이 주제에 대해 적고 싶은가? 이 주제는 나의 일상, 나의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 이 주제를 통해 내가 얻을 수 있는 교훈, 메시지는 무엇인가? 등으로 문단을 전개해 나가면 좋을 것이다.

블로그 글쓰기를 통해 어떤 일관된 주제, 예를 들면 ‘음식이야기’ ‘아이 키우기’ ‘여행’ 등과 같이 대주제를 정해 꾸준히 자료들을 검토하면서 글쓰기를 해도 좋을 것이다.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이런 꾸준한 작업을 통해 내가 성장하고, 내가 인정받고, 내가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는 자부심 등은 한층 당신을 행복하게 해 줄 것인가. 글쓰기도 여럿이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다.

더욱 잘 쓰기(나를 잘 표현하고, 설명하고, 이해하기 위해서) 위해서 글쓰기 교실(집단 학습 등)에 나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뜻을 공유하는 분들이 함께 모여, 각자의 글을 낭독하고, 다른 분들의 글을 듣고, 그리고 각각의 생각을 교류하고 하는 집단활동은 당신을 조금씩 조금씩 변화시켜 줄 것이다.

즉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 자기 중심성, 비이성적 합리성 등이 점점 줄어들면서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 이타성, 평등성, 정의 등이 확대될 것이다. 같이 모여 활동을 하다보면 여전히 자기고집, 비난, 자기합리화, 이기적 습관 등이 많이 드러나는 사람들이 있다.

다 이해하고 덮고 넘어가지만 나이, 지위에 관계없이 꾸준한 자아성찰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 곳에 이르는 가장 쉬운 방법이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고, 이런 과정은 어느 것보다도 당신을 행복하게 해 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오늘부터 동화책이라도 읽고 적어보는 행복연습을 권한다.

* 글쓰기는 ‘writing’, 일기는 ‘diary'이기도 하지만, 저널(journal)이란 표현은 이 두 가지 의미를 다 내포하는더 넓은 의미의 ’쓰기‘작업을 말한다. ‘글을 쓴다는 활동’은 내면의 반성적 성찰, 치유의 효과, 자아의 재발견 등의 효과가 생산되는 활동이기에 넓게는 문학치료, 통합예술치료 등에 포함 시키기도 한다.

[2019726일 제1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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