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11월 22일

이기숙의 행복아카데미

여성의 지혜와 힘


이기숙2.JPG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우리는 여성의 희생을 바탕으로 재건된 대한민국과 해체되지 않고 견뎌 온 많은 가정을 보았다. 한국의 산업화는 2차산업의 대표인 섬유산업에서 시작되었고, 그 산업현장 노동자의 85%가 어린 여성노동자들이었다.


그녀들의 노동의 댓가는 가족의 쌀값, 남형제들의 학비, 아비의 술값이 되었고, 그 억척스러움이 가족의 복지 대책이었다. 지금 내가, 노인관련 기관에서 만나는 그 여성들은 굵은 손마디를 내보이면서, 그들의 고생스러웠던 여공생활을, 식당 종업원 생활을 이젠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그들의 그 고생이 자녀들을 교육시킬 수 있었고,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는 자부심에, 그나마 그들은 이젠 편안한 노후만 보내면 여한이 없다고들 한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못배운 공부를 하면서 사람답게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꿈도 이야기 한다.


그 여성노인들, 즉 가족을 위해서만 살았던 3,40년대 출생세대 그 여성들의 힘에 의해, 5,60년대 출생세대인 우리들은 학교를 정상적으로다닐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미니 스카트에, 하이힐에, 연애와 결혼에 정신을 빼고 사는 안락한 청춘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남형제들과 거의 비슷하게 고등교육도 이수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학교를 다니며 민주, 정의, 평등가치를 학습한 딸들의 눈에 우리 사회는 모순덩어리이었다. 가정이나 학교, 사회에서 마구 툭툭 튀어나오는 숱한 남아선호의 예들, 사소한 성차별 들, 노동현장에서의 불이익들, 심지어 여성유권자가 성평등 가치를 비판하는 남성을 지역 의회 의원으로 뽑아대는 무지함 등으로, 여성들은 숨겨져 있던 ‘그 억척 유전자’를 다시 불러와야만 하였다.


소위 ‘여성운동’이라 일컬어지는 페미니즘의 확산에 5,60년도 출생 세대 여성들이, 그들의 3,40대였던 1980, 90년에 만들어진 숱한 여성조직들이 그것이다. 그 조직들은 다소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성들의 유대, 여성들의 지혜, 여성들의 힘, 그 자체였다.


이, 전후세대 여성들의 힘겨운 삶들은 맞벌이 가족의 어려움 속에 잘드러나 있고, 그 힘듦 속에서도 그들은 딸들의 성장에 헌신하였다. 그 7,80년 출생세대인 딸들은 이제 4차 산업 혁명이라는 큰 물결을 바라보고 서 있다.


지금 세계 경제 대국 20위 안에든다는 대한민국은 이제, 다시, 다른 버전의 여성연대, 여성지혜, 여성의 힘을 필요로 하고 있다. 우수한 여성인재, 여성노동력의 활용 없이는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이 이루어지긴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는 남성노동력에 비해 우수한 여성노동력이 사장되고 있다는 의미이며, 우수 여성노동력. 재능들의 산업현장 수용이 보다 수월하게 이루어져야한다는 대명제를 우리사회에 던져주고 있다.


이제 여성은 단순이 출산과 육아, 가사의 담당자가 아니다. 우수한 여성을 산업현장이 빨리 받아들일 수 있는 노동계의 조직문화가 바뀌어야 하고, 지방자치단체부터 중앙정부에 이르기까지 좀 더 많은 여성의원들이 선출되어야 한다는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져 있다.


여성운동의 새로운 힘들은 ‘공적 영역에서의 여성의 힘’ 이라는 주제에 모아져야 한다. 여성의 지혜와 힘은 시대에 따라 다른 이슈에 꽂혔을 뿐, 여전히 연대와 헌신을 필요로 하고 있다.


[20171222일 제9513]

추천0 비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