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어디에서 올까요? 주위 가까운 분들(가족을 비롯한 지인들)로부터 받는 사랑, 건강한 생활,적절한 여가활동, 안정된 일상 등에서 온다고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성격이 인생을 바꾼다는 말이 있듯이 성격도 행복 결정에 한몫을 합니다.
활발하고 유쾌한, 다소 인생을 낙천적으로 볼 줄 아는 사람들은 비교적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적게 받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나의 크고 작은 여건들’을 내가‘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가’일 것입니다.‘긍정 심리’라는 것이 있습니다.
어떤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긍정적으로 보려는 습관화된 태도는 삶을 조금은 더 여유있게, 나아가 행복하게 만든답니다. 그래서‘행복’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행복을 가져오는 삶의 태도를 익히면/연습하면, 행복감이 증진된다’고 합니다.
하버드대학교의 교양강좌에‘행복연습’이란 제목의 강의가 있습니다. 행복감을 고양시키는 다양한 활동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 하나인 ‘상상여행 하기’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저는 5월 첫 주, 열흘간 서유럽 4개국을 다녀왔습니다. 일년내내 따로 모은 돈으로 남편과 큰마음 먹고, 좋은 지인들과 다녀왔습니다. 자녀들 집을 다니려 간 경우를 빼고는 긴 여행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부부도 그런 여행은 큰마음을 먹지 않으면 갈 수가 없습니다.
여행은 누구에게나 즐거운 일일 것입니다. 낯선 문화에 대한 경이로움이 기쁨으로 치환되어 마음을 들뜨게 해 주는 게 여행입니다. 저도 아프리카나 남미는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가끔 그 동네 여행서를 읽어 보면서,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즐거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상상여행’은 글자 그대로 실제 여행은 가보지 못하지만(미래의 꿈으로 남겨두고),공책 위에서 여행을 떠나는 것입니다. 일종의 여행계획서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상상여행은 시간, 예산에 구애 없기 때문에 더 흥분됩니다. 마음껏 내질러 보는 나만의 황홀한 여행입니다.
먼저, 가고 싶은 지역, 나라, 도시를 정합니다. 한국에서 출발해서 각 도시를 잇는 지도를 그려 봅니다. 그리곤 그 도시에서 무엇을 구경해야 하는지, 어디를 방문해야 하는지를 자료들을 보면서 발췌해 봅니다. 그 도시 지도를 확대해서 보면 자연히 동선이 그려질 것입니다.
그런 다음, 누구와 갈 것인지도 생각해 봅니다. 일단 행선지와 가야할 장소들이 정해지면, 하루 세끼를 중심으로 뭘 먹고, 어디서 잘 것인지를 다시 깨알같이 메모해 봅니다. 상상 여행인 만큼 돈 걱정은 하지 마시고, 먹고 싶은 것, 자고 싶은 곳, 사고 싶은 것들도 마음껏 메모해 봅니다.
이젠 날짜별로, 방문해야할 장소, 공간들에 대한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일정을 짭니다. 가령 00도시에서 00성당을 방문한다면, 그 도시의 기본 자료들(넓이, 인구수, 특성, 유명한 문화유산 등)을 먼저 정리한 후 그 도시에 이 성당이 건립된 배경,역사, 주요 인물 등에 대해 살펴봅니다.
때로는 전쟁으로 파손된 후다시 복구된 기록들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NAVER로 먼저 검색해 보고(어지간한 정보는 다 나옵니다), 그 다음 영문Google에 들어가 더 상세한 정보들을 찾아봅니다. 우리가 보통 진짜 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이런 과정을 거치죠? 그 지역 특산품, 기념품 등도 찾아보고 메모해 둡니다.
그 지역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 등이 있다면 다 메모해 둡니다. 아마도 20여 페이지이상의 보고서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리곤 하루를 택해, 숲에 들어가 손가락으로 그 일정대로 4박5일이든, 12박 14일이든 여행을 다녀봅니다.
요즘은 사진 자료들도 많아 성당도 볼 수있고, 유명한 호수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곤 혼자 웃으면서 숲길을 걸어 나오면...그 지역을 다녀온 듯 스믈스믈 행복해집니다. 언젠가 꼭 가보리란 기대에 더욱 행복해집니다.
[2018년 5월 25일 제100호 1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