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비는 어떤 복식을 입었을까. 대례복은 일명, 적의라고도 불리우며 국가의 중대한 의식때 입는 예복. 착용해야할 복식과정만 24가지가 넘는 일습이다. 적의는 조선시대 왕비, 왕세자빈, 왕세손빈 등 대한제국 황후와 황태자비가 국가의 큰 제사를 올리거나 혼례를 치를 때 또는 책봉을 받을 때에 입는 옷이다.
출토복이나 문헌 등 고증을 통해 24가지 일습을 모두 전통복식 제작에 준해 제대로 복원해 제작하는 것도 만만찮은 일이지만 착장을 제대로 재현해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대례복은 허리띠, 속속곳-속바지-속저고리 단속곳-너른바지-무지기 치마-대슘치마-남색 대란치마-삼회장 저고리-자적색 대란치마-전행웃치마-당의-중단-적의-수가 달린 대대-폐슬을 대대에 걸기-하피걸치기-옥대-패옥을 옥대에 걸기-석을 신고 규를 들고 대수 쓰기 등 그 과정이 엄청나다.
궁중복식 일습을 구경하는 것도 쉬운 기회는 아니지만, 착장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기회도 흔치 않은 일. 이 귀중한 진행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의미있는 행사가 부산동구 진성앞 한복문화관에서 열렸다.
지난 30여년간 출토복 연구와 재현에 주력해온 송이전통한복연구원 송년순 침선명장의 손으로 완벽히 재현해 낸 조선시대 왕비 대례복(적의) 일습과 착장시연 행사가 열린 것.
부산동구 래추고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이 2022 한복문화주간을 맞아 지난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부산진성 한복문화관 일원에서 연 한복체험프로그램 ‘한복일고 놀자’ 행사 중 하나다. 이 기간에는 적의 착장시연외에도 어린이 조선통신사 행렬체험, 전통한복 신한복 체험 행사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열리기도.
첫 날 개막식에서 시연을 보인 대례복 착장시연은 부산시섬유침선명장 송년순 한복연구가의 주도로 진행됐다. 동구일대는 이 기간 주민공모사업으로 진행한 ‘부산진성과 춤을’, 댄스공연, 한복입고 부산진성에서 추억사진을 남기는 체험행사, 전통놀이 체험 등 페이스페인팅을 비롯 풍성하게 펼쳐졌다.
성남초등학교 학생들이 재현한 어린이조선통신사행렬 재현은 1년 만에 다시 열리면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조선통신사’와 ‘부산진성’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 보는 의미있는 행사. 이날 어린이조선통신사 행렬은 과거를 살려 미래로 도약하는 북항시대, 동구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행사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또한 8만 팔로우를 지닌 ‘조선여자 모나’와 부산에서 활동하는 한복인플루엔서 ‘유미나’도 한복입고 놀자 행사에 참여해 부산진성과 한복문화관을 전국에 알렸다.
한편 래추고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은 100인 릴레이를 통해 ‘자성대공원’을 ‘부산진성공원’으로 바꾸었고, 주민이 주도하는 도시재생 모범사례로 명성을 쌓아왔다.
올해 10월에는 주민이 만든 마을영화 ‘진순이 시집간다네’를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 BIFF에서 상영을 하기도 했다.
김유혜민 기자
[2022년 11월 18일 149호 1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