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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허브 부산을 위한 크루즈 인구의 저변 확대 “필요”

 김영춘 기자-크루즈.jpg

부산시는 내년 1월 세계 크루즈산업의 메카인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시와 자매결연을 계기로 부산항 크루즈산업 육성에 박차를 기할 것이라고 한다. 마이애미는 크루즈 관광객 500만 명이 이상이 몰리는 크루즈 모항으로서 글로벌 크루즈 선사들이 밀집해 수많은 크루즈선이 카리브해와 대서양으로 출발하는 모항으로서 매년 세계 최대 규모의 크루즈 국제회의와 박람회도 열린다.

필자는 지난 925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스페인 바로셀로나에 도착해 퀸엘리자베스를 타고 78일 동안 서지중해 크루즈여행을 하고 104일 인천공항으로 돌아왔다. 금년 3월에 예약했지만, 오랜만의 해외여행으로 여권은 괜찮은지 여전한 코로나19, 원숭이두창의 만연 속에 입국 전후 pcr검사, 4차 접종증명서 등을 준비하며 크루즈를 탈 때까지 염려와 불안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여행 직전에 모든 규제가 풀리고 실제 유럽에서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온 듯 했다.

필자는 201810월 미국 인크루즈사의 회원으로 가입해 매달 100달러의 회비를 내면서도 과연 코로나 시대에 크루즈여행이 지속가능한지 중도에 회비 납부를 포기하는게 어떨지 고민하면서 연초 해외여행 규제의 완화와 함께 크루즈여행도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과감하게 첫 크루즈여행에 도전했던 것이다.

밤늦게 크루즈 모항인 바로셀로나에 도착해 다음 날 오전 두어 군데 관광지를 둘러보고 점심을 먹고 바로 택시를 타고 크루즈터미널에 도착하여 수속을 거쳐 무사히 퀸엘리자베스 4층의 2인실에 짐을 풀었다. 퀸엘리자베스는 부산항에도 2014년부터 4차례 방문한 호화 크루즈선으로 온갖 레저, 문화, 스포츠시설이 갖춰진 12층의 떠다니는 복합리조트형 호텔이라고 보면 된다. 길이 294m, 32,3m, 높이 63m에 승객 정원 2,081, 종사자 980명으로 이번 여행에는 1,650명의 승객이 탔다고 한다.

영국 국적의 배라서 그런지 영국, 미국, 캐나다 등 영미권에서 온 노인 부부들이 많았고 한국인 28명에 비해 일본과 중국 사람들은 코로나 규제 때문인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7,80대의 거동이 불편한 영미권 노인들도 많았는데 꼭 기항지 관광보다 배 안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와 술자리 모임을 즐기고 댄스파티, 카지노게임, 공연관람, 수영, 한증막, 일광욕을 겸해 배 안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독서를 하는 노인들도 많았다.

926일 밤, 출발한 배는 다음날 아침에 깐느에 도착 예정이었지만, 외항에서 셔틀선으로 가기에는 파도가 세어 기항을 포기하고 엘바섬으로 기항지를 변경하여 28일 아침에 도착했다. 엘바항은 만으로 둘러싸여 파도가 없어 모선에서 내린 셔틀선을 타고 항구에 도착하여 나폴레옹이 귀양 온 곳으로 서너 시간 둘러보고 오후 3시경 셔틀선을 타고 모선으로 돌아왔다. 28일 밤 출발한 배는 다음날 하루종일 항해 후 30일 아침 코르시카항에 도착했다. 코르시카항은 큰 배가 항구에 접안할 수 있고 항구를 빠져나오면 바로 시가지라서 아침에 하선하여 나폴레옹 탄생지 등 관광을 했는데 빗방울이 굵어져 배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오후에 다시 하선하여 나머지 관광을 즐기다 배로 돌아왔다. 30일 밤 출발한 배는 이틀만인 102일 아침 스페인 제3의 항구도시인 발렌시아에 도착하여 크루즈가 제공하는 관광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걸려 시내 중심가에 도착하여 개별관광에 나섰다가 오후에 돌아왔다. 102일 밤 출발한 배는 다음날 아침 바로셀로나항에 도착하여 짐을 챙겨 하선했다.

종일 해상에서 이동하는 날이 3일이나 되었지만 별로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다. 배 안에서 탁구, 골프, 수영 등 평소 안하던 운동도 하고 각종 프로그램을 보며 마음에 드는 강연과 모임에도 참석해 지식, 교양, 인맥을 쌓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매일 밤 8시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뮤지컬, 클래식, 팝송 공연 등은 7일 동안 한번도 놓치지 않았다. 고급레스토랑 또는 뷔페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갤러리에서 미술을 감상하는 등 귀족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껴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크루즈는 결코 사치스런 관광이 아니라 민간국제교류와 부산경제에 도움되는 산업이다. 4년 꼬박 회비를 낸 회원이라 그런지 별로 큰 비용이 든 것 같지도 않다. 부산은 2019동북아 크루즈허브를 지향하며 108항차의 크루즈선과 19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부산이 동북아 크루즈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적 효과가 미미한 기항지에 머물 것이 아니라 크루즈모항이 되어야 한다. 바로셀로나 크루즈모항에는 3대의 대형 크루즈선이 정박하여 거의 만 명에 이르는 승선자들이 직접 바로셀로나에 오는데 따른 여행 수요, 그들의 부식, 선용품, 수리 정비 등 각종 선박에 필요한 물품 수급 등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중국과 일본에는 크루즈모항이 여러 곳 있지만 한국에는 아직 없다. 거대한 수도권을 배경으로 인천항이 2024년을 목표로 크루즈 모항에 도전한다는데 부산항은 요원하다. 코로나19로 주춤했지만, 크루즈 관광이 대세를 이루어가는 시대, 몽골, 방글라데시 보다 크루즈 관광객이 적다는 한국에서 부산 주변의 크루즈 인구가 획기적으로 늘어 크루즈 부산모항의 꿈이 실현되길 기대한다.


 김영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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