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리아 엔터테인먼트 황영이 회장
"부산에서도 문화예술기획과 에이전시 및 관련 아카데미사업이 충분히 경쟁력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었고 아울러 지역문화발전을 견인한다는 자부심하나로 한 길 매진해왔습니다."
문화산업이 자리잡고 버티기 어려운 척박한 환경속에서 20여년간 꿋꿋이 버티며 지역을 지켜온 모델리아 엔터테인먼트, 모델리아예랑 엔터테인먼트, 제이드 엔터테인먼트 황영이 회장. 모델아카데미와 모델패션쇼, 모델에이전시, 모델매니지먼트 등 관련 문화예술기획 사업을 하며 그동안 국제규모의 행사는 물론 크고작은 행사를 수 차례 열어왔다.
지방에 본부를 둔 엔터테인먼트사로서는 드물게 굵직한 행사를 개최해오고 있는 모델리아 엔터테인먼트는 한국의 슈퍼모델대회와 함께 2대 모델 중 하나인전국 퍼스트모델 선발대회를 11년째 열어오고 있다. 3대 대회였던 엘리트 모델대회가 지속적 운영난을 버티지 못하고결국 사라진 후 모델리아는 슈퍼모델대회와 함께 국내 모델선발대회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양대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황회장은 이외에도 연간 굵직굵직한 규모의 대회를 열어오고 있다. 올해로 8회를 앞두고 있는 바다여왕 선발대회, 6회를 맞고 있는 월드미세스코리아선발대회 등 최근에는 제1회 엑티브 뉴시니어패션쇼를 열어 실버세대들에게 삶의 의욕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문화행사로 화제를 모았다.
매년 6개 국 이상이 참가하는 월드미세스코리아대회는 대회출전 선수들에게 저고리에 국기를 그려넣어 한복을 기증, 한국문화를 알리는 이벤트도 전개하고 있다.대부분의 행사가 참가비가 없고 일부 기획행사의 경우 부담없이 참가할 수 있는 저렴한 비용으로 진행, 시상금과 부대행사경비가 만만찮지만 대체로 기업협찬과 후원을 통해 진행해오고 있다.
국내 2대 모델대회 ‘전국 퍼스트모델대회’ 매년 개최
부산발 전국 모델양성 배출 창구, 문화예술기획 외길
일체의 참가비 없이 진행되고 있는 전국퍼스트모델선발대회는 그 명성이 자자하다. 인터넷 공지가 뜨면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전국의 예비출전자들은 200여명 정도. 본선 38명중에 오르기 위해 1년을 손꼽아 기다렸다가 매년 전국의 젊은 남녀 후보생들이 부산을 찾아오고있다.
본선 수상자들은 입상과 함께 현재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 전국 퍼스트모델대회는 부산발 모델 연예계지망생들의 꿈을 이루는 희망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지자체의 지원이나 관심은 미흡하다. 지역경제유발효과는 물론 배출인력 일자리 창출에도 일조하고 있지만 개인사업의 영역으로 치부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도 관련학과가 줄어들고 안타깝다"는 황회장은 "전국 및 국제규모의 대회로 인지도를 쌓아왔지만 정작 대회를 통해 배출된 인력을 지역에서 활용해주지 않아 서울이나 타 지역으로 떠나는 젊은 인력들을 보면서 지역인재활용에 대한 지역기업과 지역 디자인 업체 등의무관심도 아쉬움을 갖게 한다"고 말한다.
얼마 전 부산디자인센터에서 뉴시니어패션쇼를 연 황회장은 "평생을 가족들 바라지하며 나를 잃고 살아온 황혼의 여성들은 자칫 삶도 무기력해지고 의욕과 자신감을 잃을 수 있는데, 시니어세대로 하여금 화려한 조명 무대에 서게 함으로써 바른 자세 교정은 물론 잃어버린 자신감과 행복감을 되찾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어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모든 행사가 그렇듯 3회를 잘 버티면 지속가능한 행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는 황회장은 사실 그동안 남모르는 아픔도 많이 겪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타지에서 문화예술기획사업을 하며 아파트 두 채를 날려 먹었다.
지난 1986년 황회장은 전국에 지부를 두고 꽃꽂이 도자기 한지공예 동판 홈패션 퀼트 등 무려 30여가지가 넘는 여성취미강좌를 개설 문화예술원을 운영하다, 1994년 부산으로 내려와 문화예술원을 오픈했다.
당시만 해도 신문사 부설 문화센터가 있었을 뿐 여성취미교양강좌교실 등 평생교육원이 흔치 않았던 시절, 황회장의 문화예술원은 대박을 쳤다. 언론에 한번 광고가 나가면 개강하기도 전에 수강생이 몰려 6명의 접수자들이 돈 세는 기계를 돌려야 했을만큼 한때 돈을 쓸어모았다. 당시 교사만도 18명. 그러나 이도 잠시, IMF를 맞으면서 여성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 다시 여성취미강좌 사업은 불황을 맞았다. 이때 방향을 전환, 취미강좌교실에서 종합엔터테인먼트사로 업종을 바꾸었다.
"벌써 16~17년 됐네요. 일 중독에 빠져 정작 나를 위한 삶은 살아보지 못한 것 같아요. 큰 행사를 끝내고난 뒤 무대에 홀로 남겨진 느낌이랄까요. 어쩌면 이런 고독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돌아서면 또 일을 하고 새로운 것을 준비하며 바삐 살았던것 같아요."
매년 사회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봉사해온 숨은 공로자 및 지도자를 발굴, 한국문화예술대상식을 열어오고 있는 황회장은 "기업의 도네이션문화가 아쉽다"며 아울러 "지역을 꿋꿋하게 지켜가고 있는 문화예술분야 산업종사들이 일하기 좋은 생산적 풍토와 환경만들기에 지자체의 관심이 요원하다"고 말한다.
김유혜민 기자
[2015년 2월 27일 제61호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