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가족부는 여성정책, 가족정책과 아울러 청소년정책의 주무부처이다. 학교 안에서 이뤄지는일이 교육부 담당이라면 청소년들이 학교를 벗어나 관련된 일들은 모두 여성가족부 업무라고 보시면 된다. 그래서 여성가족부 산하에는 청소년들의 방과 후 또는 방학기간 체험활동, 자원봉사, 각종 청소년 단체 활동이나 국제교류 등을 담당하는 기관들이 있고, 별도 보호조치가 필요한 청소년들을 위한 기관도 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후자에 해당한다.‘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미디어중독청소년들을 위한 치유캠프와 가족프로그램을 실시하는 상설 대안학교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을 운영하고, 학교폭력이나 가출, 학교부적응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아예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을위한 지원시설인 전국 200개소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을 운영한다.
▲‘국립청소년생태안전체험센터’도 부산 을숙도에 건립되는 데장관님의 노력이 컸다고 들었다.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현재 어떻게 진행 중인가.
- 여성가족부는 현재 전국 5개 지역에 국립청소년수련관을 운영하며 청소년들이 보다 안전한 장소에서 유익하고 특화된 프로그램을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이번에는 부산에 해양·생태 특화형 수련관을 짓게 됐다. 사실 2012년 기획재정부에 의뢰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해사업이 중단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제가 여성가족부 장관이 되어 그때 미흡했던 점을 보완하고 여성가족부 자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다시 실시해 사업을 재개시키는 데 성공했다. 내년에 설계를 마치고 2017년 공사를 시작해, 201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0% 국비로 건립하는데다 향후 운영도100% 국비로 이뤄질 예정이다.
준공되면 450명 수용 규모로 숙박이 가능하고, 카누 및 보트호수 체험, 에코교육, 철새·습지수생동 식물 관찰, 김해·가야 문화 탐사 등 특성화·전문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부산지역을 포함한 전국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생태자원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청소년들 뿐 아니라 청소년들을 포함한 가족이나 단체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의원으로서 대표발의한 ‘학교 밖 청소년지원 법률’의 실제 집행부처인 여성가족부 장관이 되어일해 왔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각별히 관심을 갖게 된 배경과 앞으로의 지원계획이 궁금하다.
- 우리가 동네에서, 길에서 만나는 청소년들을 흔히 모두 ‘학생’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사회에 학생이 아닌 청소년들은 36만 명이나된다. 웬만한 도시 하나의 인구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청소년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과 보살핌이 학교 울타리 안에 집중됐던 게 사실이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창의적 인재로 성장하느냐 사회의 부담이 되느냐는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보살피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의원시절 대표발의한‘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올해 5월 29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것을 계기로,정부는 관계부처가 협력해 학교 밖 청소년을 발굴하고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대책을 마련했다.지원의 중심에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꿈드림'이 있다. 이곳에서는 첫째, 학교를 다시 복귀하든 검정고시를 치루든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학업을 지원하고, 둘째, 공부 대신 취업을 원한다면 취업교육이나 진로지도를 벌인다.
셋째,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무업형이나 은둔형 청소년들을 위해 심리상담과 역량강화를 지원하고, 넷째건전한 또래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멘토-멘티 연계와 또래활동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다섯째,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에 비해 주기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웠던건강관리를 지원한다. 내년부터는 종합건강검진 서비스도 제공한다.
▲청소년정책이 크게 강화됐다. 그 중 한 가지가 ‘청소년안전’ 관련인데...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청소년활동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점에 중점을 둬 정책을 펼쳐 왔는지?
- 세월호 참사 직후 장관직에 취임하게 되면서 청소년활동 안전의 중요성을 깊이 느꼈다. 장관으로서 처음 방문한 현장도 청소년수련관이었다. 취임 이후 청소년 체험활동장소로 적합한‘시설’이 어디인지, 또 적합한 ‘프로그램’은 무엇인지 인증을 의무화했고, 이를 전담하는 안전전문기관‘청소년활동안전센터’를 신설했다.
먼저 시설안전과 관련해, 모든 청소년 수련시설에 전기, 가스, 화재, 토목, 건축 등 부문별로 종합안전점검과 종합평가를 2년마다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다음으로, 청소년 수련활동의 사전 신고제를 도입했다. 청소년 참가 인원이 150명 이상이거나 수상·산악·장기도보 등 위험도가 높은 수련활동은 반드시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 같은 점검과 인증결과는 청소년 활 동 정 보 서 비 스 ‘e 청 소 년(www.youth.go.kr)’에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부산지역 청소년수련활동의 안전강화를 위해서도 부산광역시 청소년활동진흥센터에 안전 전담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신고․인증 지원 및 모니터링을 실 시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여성가족부가 국내 처음으로 초중고생들을 위한 ‘위안부’ 교재를 만들어 일선 교육현장에 배포했다. ‘위안부’ 교재 발간의 의미와 앞으로의 교육방향을 설명해 달라.
- 그동안 역사교과서에 일본군 ‘위안부’문제가 일부 담기긴 했지만, 깊이 있게 다뤄지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컸다. 일본 내에서 여전히‘위안부’문제에 대한 역사왜곡과 망언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확하게 역사적 사실을 바로잡고, 또 올해 광복 70년을 맞아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해 별도의 교재를 만들게 됐다.
교재에는 일본군‘위안부’의 정의부터 시작해 당시 시대상황과 강제동원 과정, 구체적인 피해내용, 피해자들의 광복 이후 삶,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에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또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정부와 국제사회의 노력을 담았다.
여성가족부는 앞으로 일본군 ‘위안부’ 관련 교육이 학교현장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되도록 지원해 나갈계획이다. 선생님들이 제대로 학생들에게 교육할 수 있도록, 전국 시·도 교육청 대표 교사들을 대상으로교원연수를 이미 두 차례 진행했고, 부산 지역에서도 11월 중 두 학교에서 시범수업이 진행된다.
▲어린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으로서의 경험이 여성가족부의 일·가정양립 정책에 자연스레 녹아들 것 같다. 올해 문을 연‘워킹맘·워킹대디 지원센터’도 장관님 아이디어였는가?
- 그렇다. 제가 직접 아이들을 키우며 ‘이런 곳이 있으면 참 좋겠다’ 라고 생각했던 것을 장관이 되어 만든 것이다. 맞벌이가정은 일·가정양립을 위한 관련 정보가 누구보다 절실히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바쁜 일상으로 인해 정보를 찾아보기조차 여의치 않다고 느꼈다.
그래서 맞벌이가정의 생활패턴과 각가정의 다양한 상황에 맞춰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워킹맘·워킹대디지원센터’를 생각하게 됐다.올해는 시범사업으로 전국 6곳(부산 연제, 충남 당진, 경북 구미,경기도 시흥, 성남, 경남 울산)에서문을 열었는데, 내년에는 40곳으로 확대한다. 주중 심야시간과 주말까지 운영하고, 찾아올 여건이 되지 않는 분들을 위해 직접 직장이나 가정으로 찾아가는 상담도 진행한다.
특히 지난 9월에는 한국공인노무사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노무사 123명을 ‘워킹맘워킹대디 고충상담위원’으로 위촉해, 노무 상담과 노무컨설팅을 무료로 지원해 주고 있다. 부산에서는 연제구 건강가정지원센터 내 마련돼 있는데, 찾아가는 직장노무상담, 아빠와 함께하는 친환경주말농장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제공하고있다.
▲ ‘일·가정양립’ 관련해 특히 여성 뿐 아니라 남성의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사회 남성들의 일·가정양립은 현재 어느 수준이라고보고있는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 최근 OECD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들이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하루에 단 6분이다. 국내 통계청 조사에서도 맞벌이가정 남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41분으로 여성의 5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엄마는 슈퍼우먼, 아빠는 투명인간’이라는 우스갯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여성만을 위한 일·가정은 반쪽짜리로 그칠 수 밖에 없다.
여성과 남성이 모두 각종 가족친화제도를 자유롭게 활용하며 육아와 가사를 함께 할 수 있을 때 우리사회 진정한 일·가정 양립문화 정착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여성가족부가 시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정책이 인센티브방식인‘가족친화인증제’다. 직원들의 일·가정 양립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기업에 인증과 함께 104가지에 이르는 경영상 혜택을 주는 것으로, 부산에서도 39개 기업 및 기관이 함께하고 있다.
정부는 또한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정을 위한 지원책으로 지난해 10월 첫도입된‘아빠의 달’ 제도가 내년부터는 3개월로 확대된다. 육아휴직시 대체인력을 채용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금도 올 하반기 크게 인상됐다.
▲여성가족부가 올 봄 새로 시작한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전국한부모가정에 많은 도움을 주고있다. 한부모가정에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을 주고 계신지, 그리고 그동안의 운영성과는 어떤지 궁금하다.
- 전국 이혼·미혼 한부모가족은 47만 가구에 달하지만, 그동안 이 가운데 단 한번이라도 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받은 경험이 있는 비율은 열 가구 가운데 두 가구도 안 됐 다 . 양 육 비 이 행 관 리 원 은 ‘Child Support Agency’라는 영문명칭에서도 드러나듯, 어떠한 환경에서든 우리 자녀들이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끔 돕기위한 목적으로 지난 3월 출범했다.
양육과 생업의 이중고로 인해 소송을 할 경제적·시간적 여유조차없는 한부모를 대신해 비양육부 또는 모의 소재지와 재산상태 파악부터, 양육비청구소송, 채권추심, 양육비이행상황 모니터링까지 양육비확보를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출범 이래 약 7개 월 간 양 육 비 상 담 은24,727건, 양육비 이행 지원 신청은 5,360건으로 하루 평균 35건에이른다.
▲마지막으로 부산 여성뉴스 독자들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저를 믿고 부산 지역 국회의원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부산시민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장관직을 겸임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다 부산 시민들과 부산지역 여성계의 큰 성원과 지지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여성가족부는 인생에서 ‘위기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고 느끼는 국민들께서 조속히 출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부처다.
장관으로서 그동안 이 같은정책혜택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전국 어디서나 골고루 누리실 수있도록 하는 데 주력해 왔다. 또한국회의원으로서도 맡은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 끝으로 항상 부산여성들의 든든한 힘이 되어 준 부산여성뉴스의 창간 6주년을 축하드리며, 더욱 발전하시길 기원한다.
박정은 기자
[ 2015년 11월20일 제70호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