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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2030부산세계박람회…여성계의 역할 중요하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부산의 여성계가 범여성추진협의회를 출범시키면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지난 2015년부터 엑스포유치 업무에 관여하고 있는 필자에게는 천군만마를 얻은 듯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협의회 출범을 위해 애써주신 다섯 분 공동대표를 비롯한 부산지역 여성계 대표분들과 송숙희 부산시 여성특보께 감사의 뜻을 표한다.

엑스포 유치성공을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시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범여성추진협의회의 발족은 시의적절하며 큰 의미를 지닌다. 엑스포에서 여성의 역할이 중요한데 부산에서 그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점 또한 이번 발대식의 중요한 의미다. 섬세함, 끈기와 집중력, 그리고 설득력 등 여성 특유의 역량을 토대로 협의회가 실효성 높은 활동을 펼쳐 엑스포 유치성공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리라 믿는다.

세계박람회(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글로벌 메가 이벤트이다. 엑스포는 다른 두 스포츠 이벤트와는 달리 개최국이 박람회 주제, 행사장 구성과 프로그램 등 콘텐츠 구상, 참가국가 유치, 행사진행과 관리 등 메가 이벤트의 기획과 운영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 국가와 개최도시의 고도의 역량을 요구하는 국제행사이다. 국제박람회기구(BIE)는 제출된 서류와 현장 실사를 통해 역량을 평가하고, 170개 회원국은 이 평가결과를 갖고 개최지 결정 투표를 한다. 2030년 월드엑스포 개최지는 202311월말에 열릴 BIE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인데, 부산은 사우디 리야드, 이태리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와 경쟁 중이다.

세계박람회와 관련한 1928년 국제협약이 체결되고 국제박람회기구가 설립된지 90년이 넘었다. 그사이 월드엑스포(세계등록박람회)14회 개최되었다. 15회는 2025년 오사카·간사이로 확정되었고, 2030년 엑스포는 16회가 된다. 지금까지 월드엑스포를 개최한 국가는 11개 국가에 불과하고, 개최도시 수는 13개다. 2030년 세계박람회를 부산이 유치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월드엑스포를 개최하는 12번째 국가가 되고, 부산은 세계 수많은 도시 중 월드엑스포를 개최한 14개 도시에 포함되는 영예를 얻게 된다. 극동아시아권에서 일본과 중국이 오사카, 나고야, 상해에서 월드엑스포를 개최했다. 이제는 대한민국과 부산의 차례이다. BIE와 국제사회의 그 누구도 부산의 개최역량과 자격에 대해 의문을 품질 않고 있다. 남은 1년여의 기간 동안 유치성공을 위해 국가적 총역량이 발휘되어야 하는데 여성계의 역할이 중요하다. 엑스포와 관련하여 여성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이전 엑스포 사례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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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두바이 엑스포는 실무사령탑을 여성인 알하시미 대외관계장관이 맡았다. 유치 단계에서는 유치조직위 사무총장을 맡아 BIE총회 PT와 개별 교섭 실무를 책임졌고, 유치성공 후 개최준비와 행사 기간에는 엑스포 조직위 사무총장을 맡아 두바이 엑스포가 성공을 거두는데 막중한 역할을 해냈다. 두바이 엑스포는 여성관(Women’s Pavilion)을 두었다. 프랑스 보석기업인 카르띠에가 협찬하였다. 양성평등을 비롯하여 빈곤, 문맹, 지구환경 등 세계의 문제와 관련한 여성의 활동과 비전, 결의 등을 다채롭고 흥미있게 전시연출하고 엑스포 기간 중 세계여성의 날 행사를 비롯해 다양한 기념행사와 세미나, 토론회를 가졌다. 전시관에는 34만명의 많은 관람객이 방문하였고, 특히 학생들의 관람이 줄을 이어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한 교육현장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엑스포에서의 여성의 참여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73년 비엔나 엑스포에서 처음으로 여성관이 시작되었고, 미국 최초의 엑스포인 1876년 필라델피아 엑스포에서는 여성관에 여성 공예품과 예술품에 더하여 특허를 받은 75명의 여성 기업인 발명품이 전시될 정도로 엑스포에서 여성의 참여가 진일보하였다. 우리나라가 최초로 참가한 엑스포인 1893년 시카고 엑스포에서는 아예 여성관을 여성 건축가가 설계와 시공을 할 정도로 여성계의 엑스포 참여가 두드러졌다. 지금 보면 특별난 일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당시 상황에서는 엄청난 변화와 진전이었다. 사업가 부인인 팔머 여사는 엑스포를 계기로 전세계 여성의 세를 결집하고자 어려운 교통여건에도 불구하고 유럽 40개국을 돌면서 여성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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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는 여성의 국내외 활동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고 여성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엑스포에서의 역할과 참여폭을 시대를 이어가며 심화, 확산해왔다. 2000년 하노버 엑스포에서는 엑스포 최고 대표직(Commissioner General of the Expo)을 여성인 비르깃 브루엘이 맡기도 하였다. 식량안보, 식문화와 식생활 등을 주제로 다룬 2015년 밀라노 엑스포 때는 지구촌의 문제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여성결의를 채택하여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엑스포에서 여성의 중요성과 전문적인 역할은 더 확대될 것이다. 엑스포 현장에서 활동하는 각국의 정부대표나 국가관 관장을 맡는 여성의 숫자가 느는 추세가 단적인 예이다.

협의회는 여성발전이 지역과 국가발전 그리고 종국에는 세계발전에 이르는 길이라 제시하고 있다. 엑스포가 지향하는 가치와 같다. 이를 실천하는 방안인 동시에 세계적인 흐름에 뒤지지 않도록 엑스포에서 여성 역할의 활성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범여성추진협의회가 그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세를 결집하는 일과 함께 지역 내에 여성 엑스포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일을 병행하여 추진해야 한다. 당장에는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성공을 위해 분위기 조성, 자원봉사 인력 등 세를 모아 준비된 도시 부산의 역량을 BIE 실사단에게 입증하는 일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기후변화 대응 등 부산세계박람회가 다루고자 하는 엑스포의 내재적 가치를 실생활에서 실천하는 캠페인도 여성계가 앞장서 전개하면 좋겠다. 축적된 활동 경험과 지혜를 모아서 부산 여성계 주도하에 부산엑스포 여성관을 짓고, 전세계 여성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장을 만들어 낸다면 세계박람회를 기회로 부산 여성계가 세계여성네트워크의 중심에 서고 엑스포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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