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르고 한복을 배우기 시작해 첫 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한 해가 1986년이니 우리 옷만들기에 본격 발을 들여놓은지 어언 35년이네요. 참으로 감개무량하고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지난 19일 최 회장은 자신이 회장으로 속해있는 사단법인 한국한복협회와 한복인들의 지속가능한 전통의상제작의 매진과 판로를 열어주기 위해 직접 조직한 가우누리협동조합 회원전을 열었다.
사단법인 한국한복협회의 둥지도 이곳 부산패션비즈센터로 옮기고 본격적인 한복인들의 비즈니스 영역 개발과 판로모색에 나선 최영아 회장은 이곳 동구에서 한복문화의 꽃을 피워볼 계획이다.
“1986년 9월 처음으로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청와대 초청을 받고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었던 영광스러운 기억과, 밤낮주야로 공부하며 출토복식 연구를 위해 단국대 석주선기념발관 유물복원과정에 몰입했던 시절, 워싱턴디시에서 미국이민 100주년 기념 패션쇼 무대에 메인으로 출전했던 기억 등 어느덧 수십년의 세월이 흘렀네요.”
이제는 경험과 기술을 후배와 제자들을 위해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는 최영아 회장은 회원모두가 외부의 도전에 살아남고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요즘 고민이 크다고.
“지속되는 경기 불황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더 설자리를 잃어가는 한복인들을 지켜보면서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는 최회장은 지자체나 관련 기관으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의외로 많음을 알고 회원들을 중심으로 조합을 결성하게 됐다.
기존의 한복인들로 구성된 한국한복협회 회원들도 하나둘 전업을 하거나 투잡을 뛰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우리옷 연구와 맥을 잇는데 사명감을 가져온 사람들도 점점 의욕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그래서 강구해낸 방안이 협력해서 자생력을 갖는 것이었고 그것이 그가 직접 조직하게 된 가우누리 협동조합이다.
가우누리는 ‘가위로 누리는 세상, 가위로 만들어내는 세상’으로 해석되는 이름. 가위질 하나로 평생을 살아온 한복인들이 함께 모여 판로를 찾고 창의적인 제품개발을 통해 자생력을 갖자는 게 설립 목적이다.
“이번 전시회는 가우누리 로컬 부흥 업사이클링사업에 밤낮없이 몰두하여 단기간에 멋진 k패션 스니커즈를 제작해주신 박봉관 박사님과, 가산제화기계 김철환 사장님과 같은 전문가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앞으로 지역의 신발섬유패션산업과 연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제품을 생산해 해외 판로를 연다면 새로운 신한복한류문화를 선도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최영아 회장은 스니커즈와 플래슈즈에 대한 관람자들의 반응이 뜨거워 무한한 가능성이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원전을 통해 선보인 K패션 스니커즈는 쓰다 남은 한복천을 이용해 감각적으로 도안하고 색을 배치한 작품으로 플랫슈즈와 함께 출시했다. 한복 천조각을 활용한 패션스니커즈로서는 첫 선을 보이는 전시회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신발이라는 컨셉으로 제작한 k-패션스니커즈는 신세대의 힙한 캐쥬얼 패션과도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한복을 비롯 모든 의상에 어울리는 패션 아이템.
최영아 회장은 “앞으로 조합원, 회원들과 함께 다양한 제품을 개발 출시해 국내시장은 물론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아마존 진출 등 다양한 판로개척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원전에는 김수정, 송년순, 송영순, 이영례, 임영선, 장태순, 전인걸, 최영아 등 회원들의 작품이 전시됐다. 현대인들의 혼례 혼주 한복의 트렌드와 15세기, 16세기, 17세기, 18세기, 19세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반회장 삼회장 저고리 변천사를 볼 수 있는 시대별 한복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김유혜민 기자
[2022년 7월 22일 146호 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