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5월 05일

인터뷰

부산저축銀 피해자를 위해 앞장선 용맹한 여전사

 
김옥주 인터뷰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지난 2월 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이후 불법대출, 불법투자, 억대의 금품수수, 돈세탁 등 부산저축은행을 둘러싼 각종 비리들이 양파 껍질 까듯 연일 새롭게 드러나 충격을 안겨주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이 피땀흘려 모은 쌈지돈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될 위기에서, 사태해결과 예금자들의 피해보상에 앞장서고 있는 비상대책위원회 김옥주(50) 위원장을 만났다.
 
산저축은행 점거농성 6일째를 맞아 찾은 초량동 본점은 5천원만 이상의 예금자 및 후순위채권자 피해자들이 연일 이어지는 밤샘농성 후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함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김 위원장 역시, 이러한 비리가 근절되지 않는 한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입장에서 보다 많은 이들에게 사태의 심각성과 억울한 피해사실을 알리기 위해 미리 약속된 각종 언론의 취재요청에 응하고 있는 중이었다.
 
비대위 김위원장을 만나 얼마 전 대검 중수부에서 점거농성 중인 부산저축은행 본점을 방문한 것에 대해묻자,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수사를 해오면서 그나마 우리 피해자들의 억울한 면이 조금씩 풀리고 있었다.
 
그런 대검 중수부 수사팀이 증거자료를 가지러 농성현장을 찾아오자 피해자 할머니, 할아버지들, 아줌마들이 검사와 수사관들에게 간절하게 매달리며 끝까지 수사를 잘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하는 것을 보고 나도 처음으로 눈물이 났었다”고 말했다.
 
지난13일 검찰과 예금보험공사가 7개 영업정지 저축은행 대주주와 전·현직 경영진(임원포함)들의 금융자산과 부동산을 가압류한 것에 대해서 비대위 김 위원장은 “금융자산이 90억 원뿐일 것이라 믿지 않는다.
 
금융전문가들이다. 숨겨도 다부지게 숨겼을 것”이라며은닉재산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서 환수조치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부산저축은행 경영진들과 금감원 간부들의 수천만원의 금품 수수에 대해서도 “예금보험공사에 우리가 인수·매각 할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관리감독을 해야 할 금융위와 금감원에서 다짜고 뇌물이나 받아먹고 이제 와서 우리 피해자들의 재산을 자기들 마음대로 판다는 말인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라며 예금자들의 피해보호 대책을 먼저 세워줄 것을 촉구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정부의 정책실패, 관리감독 부실이라는 건 100% 드러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가 철야농성 하기 전에 정부가 먼저 해결방안을 내놓았어야 했다. 정부도 지금까지의 일이 부끄럽다면 과감하게 나서야한다. 여론을 통해서도 이미 잘잘못이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이 사태는 대통령이 특별자금을 풀어서라도 해결해야 한다.”라며 정부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해결안을 기대했다. 최근 부산지역 의원들의 예금자 보호법 개정안 발의와 관련해 ‘지역 포퓰리즘’이라며 법안 철회를 촉구하는 반대의견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할 말이 많다.
 
“지역 포퓰리즘이라는 말이 자꾸 나오는데 사실 그 말은 우리가 해야 될 말이다. 대전에서 가장 부실했던 저축은행을 정부의 압력으로 부산저축은행이 안아서 그 피해를 결국 우리가 보고 있지 않나. 인수 후 재투자금액 투입 때문에 정상적으로 영업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정부가)부당하게 영업해야할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대전저축은행 인수 시 실사결과 부실규모가 너무 커서 국민은행조차 마다한 것을 혜택을 빌미로 억지로 부산저축은행에 떠넘겼고, 제일저축은행(서울)의 경우는 정부에서 4천억을 풀었다. 대전,서울의 경우를 두고 우리 부산에서 지역 포퓰리즘을 말해야 할 마당에, 어디서 지역 포퓰리즘을 말하는가”라며 부산지역의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는 의견에 대해 질타했다.

더 큰 금액의 피해자, 더 절박한 상황의 피해자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로서 또한 주부로서 이렇게 힘든 싸움에 팔을 걷어 부치고 앞장서게 된 계기를 묻자, 김 위원장은 이렇게 답한다.
 
“타고난 본성이 아닌건 못본다. 대검찰청 앞에서 108배를 할때도 이해 못했던 남자회원들도 많았다. 물론 처음엔 여자가 나선다고 뒤에서 말들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사심을 가지고 댓가를 바라고 이런 일에 앞장선 것도 아니다. 나 또한 피해자이고 회원들의 이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나도 여자이지만 여자들이 이런면에서는 오히려 더 용감한것 같다”며 용기있는 아줌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김 위원장 가족들의 반응을 궁금해 하자, 39세에 낳은 늦둥이 딸이 처음 2주 동안은 전화기를 붙잡고 울 때마다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또 “대다수의 피해자들이 고령자들이다 보니 관련 지식이 약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몇 번씩 되풀이 해가며 하나하나 의견을 모아야 할 때는 정말이지 너무 힘들었지만 덕분에 많은 공부가 되어 이젠 도사가 된 것같다”며, “가계부조차 적어 본적 없을 만큼 이런 쪽으로 전혀 무관심 했고 그저 돈이 쫒아오도록 열심히 일하며 살아온 게 다였지만,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을 이끌기 위해서는 금융에 관련된 공부를 해야 했고 덕분에 많은 지식이 쌓인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마지막으로 비대위의 여러 가지 행동들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김 위원장은 “겪어보지 못하고 잘 모르는 사람들은 불만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 사태를 잘 안다면 보호대상 예금자들도 우리를 이해해 주길 바란다”며 양해를 구했다.
 
유정은 기자
[2011년 5월 16일 19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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