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선 한국예술봉사회 회장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해 가진 기능과 기술을 재능기부하고 봉사하며 아름다운 후반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최근 부산시청 지하도에서 올해로 2회째 우리고전머리문화알기 전시회를 연 한국예술봉사회 김복선(68)회장. 40여년 미용업계 외길을 걸어온 김회장은 이제 봉사하며 노후를 가꾸고 싶다고 말한다.
미용업에 종사해오면서 평소 우리 고전문화가 잊혀져가는 게 아쉬웠다는 김회장은 틈틈이 고전 머리를 연구하며 재현해내고, 이를 후학들에게 알리는 일을 해왔다.
"서구문명이 들어오면서 모든 것이 변화되었듯이 헤어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사속 시대별 신분에 따라다양한 헤어스타일과 장신구를 착용한 것을 보면 우리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고전헤어스타일은 어느 나라보다 예술성이 매우 높은데 후세대들에게는 점점 잊혀져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김회장은 헤어디자이너라면 기본적으로 고전머리문화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고전머리문화 바로 알기 전시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창작 예술머리나 다양한 생활헤어스타일 등 환상적인 헤어아트를 선보이며 미용인들이 진정한 아티스트임을 재확인시켜주는 일을 해왔다.
요즘은 미용업도 전문직으로써 고학력자들이 많고 성의 경계가 무너진지도 오래라는 김회장은 대학에 미용학과가 개설 학부가 운영되고 있고 이제 예술로서도 인정받기에 이르렀다고.
예전이야 배가 고파서 미용을 했지만 요즘은 즐기고 창작에 흥미를 갖는 전문 아티스트로 도전하는 경우가 많아 종사자들의 처우수준도 향상되고 있다고 말한다.
김회장은 대학교 평생교육원에 헤어뷰티 최고지도자과정 주임교수로 후학을 이끌면서, 헤어 일러스트과정을 통해 고객의 니즈에 맞춘 헤어디자이너의 전문성을 강화하기도 했다. 거울 앞에 앉은 고객의 스타일과 얼굴형에 맞는 일러스트를 즉석에서 선보임으로써 어울리는 스타일을 선별하도록해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것.
이처럼 미용업계에서 앞서가는 미용이론과 기술을 선보여온 김회장은 그 자신이 전문기술강사이기에 가능했다. 일찍이 한국기술교육대학에서 미용교사자격을 받고, 한국미용업 중앙회 기술강사자격(4기)을 취득, 기술강사 부산회장을 맡아 업계 발전을 이끌었다.
한⋅프랑스 미용정보 교류회인 한불예술회CACF 부산회장을 역임하며 서구 및 유럽의 앞선 정보와 뉴 트렌드를 입수,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연구 시연하여 우리문화에 맞게 재창작 회원들과 공유하고 보급해온 그는, 누가 뭐래도 헤어아트계에선 선구자적 인물이다.
김회장은 2004년 경성대 평생교육원에 헤어뷰티최고지도자과정을 개설, 주임교수로 8년여 지도해오면서 150여명의 전문기능인을 배출한 것을 큰 보람으로 꼽는다. 미용업계 CEO들로 최소한 경력 15~20년 된 전문인들의 자기역량 계발에 일조, 각 대학에 출강하는 전문강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업계 마이더스의 손으로 알려진 김회장은 직접 가르친 후배들이 국내외대회에 나가 큰 상을 휩쓸면서 국위선양에도 기여, 그동안 많은 기능인을 배출했다는 것은 재고의 여지가 없다.
사실 김회장이 미용강의나 세미나에 주력한 것은 지난 1988년부터. 직접 만든 교재나 교본도 다수이다. 지난 2008년부터 직접 경영하던 경희미용실(현 유림미용실)은 조카와 함께 운영하고, 김회장은 예약고객만 받으며 미용연구 활동과 봉사에 주력하고 있다.
지금의 한국예술봉사회도 그가 지도하고 배출한 기술강사 및 업계CEO기능인 150여명을 중심으로 직접 만든 단체. 그동안 부산의료원 노인병동정신과 병동 환자 무료미용시술, 농아학교 양로원 등 소외계층 미용봉사에주력하며 회원들을 파견,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왔다.
몇 년 전 몸에 적신호가 찾아오면서 건강의 소중함으로 느끼고부터 더욱 '재능보시'에 전력을 각오했다는 김회장은 여성단체 몽골교류 미용봉사, 여가부 경력단절여성 미용도우미반 교육 등 지난 12년여간 망미종합복지관 봉사에 이어 최근엔 수영구 노인복지관에서 정기적으로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기초수급자 미용봉사를 하면서 틈틈이 복지관 식당자원봉사에도 참여, 지난 자원봉사자의 날에는 연간 200시간 봉사자들에게 주는 그린배지를 수여하기도 했다.
재능기부와 자원봉사의 생활화로 그동안 받은 자치구 역대 구청장상과 부산시장상, 여성부장관상, 대통령표창도 다수. 앞으로 김회장은 “자신의 건물 지하공간 미용교육장을 오픈, 비싼 교육비로 취창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력단절여성들을 위해 재능을 기부하고 싶다”고 말한다.
김회장은 수영구여성단체협의회장, 수영구평통자문회의 부회장, 수영구 미용협회지회장을 역임했다.
유순희 기자
[2013년 3월 28일 제40호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