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토박이 치과의사의 아름다운 선행이 화제다. 지난 1973년 개업, 올해로 개원 45주년을 맞은 사상치과의원 임진규(73) 원장이 주인공. 칠순이 넘은 나이에 아직도 현역의사로 오랜 고객들의 주치의로 든든한 믿음을 주고 있는 임원장은 최근 정부지원에도 불구하고 형편이 어려워 틀니를 못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무료 틀니맞춤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임원장은 사상구 관내 동별 희망인원을 파악, 1종 51명, 2종 5명을 선정시술중에 있다. 현재 의료보호 1종 대상자는 21만 4300원, 2종 대상자는 32만 1500원이며 부분 틀니제작의 경우 1종 24만 8930원 , 2종 37만 2790원으로 이 비용마저 부담스러워 엄두도 못내는 서민들을 위해 자선진료를 기꺼이 결심했다.
게다가 본인부담금 일체없이 일본제 최고의 상아재질 틀니로 교체해주고 있는 임원장은 무료맞춤 의료서비스라고 해서 질낮은 제품으로 생색만 낸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최고품질의 재료를 고집하고 있다.
임원장은 “국산의 경우 수입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은 싸지만 잘닳고 껌같은 물질도 잘 달라 붙어 불편한 재질”이라며 “소화력도 떨어지는 노인들이 치아가 없어 음식물 섭취가 어려운 분들도 많은데 기왕이면 좋은 제품을 해드려야 보람도 있고 스스로 기쁠 것 같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일제 상아 재질의 틀니를 시술해줄 경우 10만원의 별도 환자부담이 있지만 이 마저 받지 않기로 한 것. 일반 환자의 경우에도 맞춤틀니 시술비용이 평균 150만원 정도 들어 대부분의 고객들도 선뜻 병원을 찾지 못하고 망설이는 사람이 많다.
임원장의 지역 어르신을 위한 무료맞춤 틀니 지원사업은 지난 6월부터시작해 올 연말까지 실시할 계획. 지금까지는 주로 사상구 지역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으나 형편이 어려운 딱한 사정의 지원자가 있을 경우 지인들을 통해 추천을 받아 지역 극빈자들이 골고루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사상구 관내노인 56세대 맞춤틀니 무료지원
개원 45주년, 직접 창립한 로타리클럽 35주년 기념해
사실 임원장의 아름다운 선행은 오래전부터 시작해온 일이다. 개원 2년후인 1975년 서부로타리클럽 창립멤버로 활동하면서 로타리언 봉사정신을 가슴에 새겼고, 이후 1983년 별도로 낙동로타리클럽을 창립해 봉사활동의 가지를 뻗어나갔다.
낙동로타리를 탄생시킨 초대회장으로 올해 35주년을 맞은 로타리클럽의 기념사업 이야기가 나오면서 선행을 결심하게 됐다. 진료 틈틈이 새터민,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 우리 사회 소외계층 지원활동에 나섰으며, 무료급식, 김장나눔행사, 어린이날잔치, 장애인 걷기대회지원 등 지역 곳곳에서 펼쳐지는 소외계층 행사시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수 십년 한결같이 지원을 해오고 있는 대표적인 봉사활동으로는 장애인 무료급식을 꼽을 수 있다. “현재 치과의원이 소재하고 있는 사상구 관내에는 1만2천여명이 하루 한 끼로 연명하며 살아가는 극빈자들이 많다”는 임원장은 무료급식소에서는 하루 200여명을 엄선, 중식을 제공하고 있는데 예산 25만원으로 해결하려니 토요일은 국수로 떼우게 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을 알고, 무료 급식자들이 매월 한 번이라도 따뜻한 밥 한 그릇과 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75만원을 지원, 250여명이 닭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했다.
칠순을 넘긴 나이에도 10여년 째 매월 셋째 목요일은 오전 11시만 되면 병원을 비우고 장애인 복지관을 찾아 직접 고기를 발라주며 서빙을 하기도 한다. 사실 임원장의 한결같은 헌신적 봉사인생은 군의관시절의 경험이 마음밭 봉사의 씨앗을 심었다.
임원장은 “강원도 양구지방에서 군생활을 군의관으로 복무하면서 대민진료를 나가면 10리 20리 먼길을 걸어 진료를 받으러 오는 주민들을 진료해주면서 봉사의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고.
이어 군복무시절 인연을 맺은 부산육군교도소 봉사진료를 계기로 개원 초창기까지 8여년간을 무료진료활동을 펼쳐 교정청장과 부산시장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사회활동을 하면서도 그의 봉사활동은 단 1개월도 멈춘 적이 없었다.
그를 한결같은 초아의 봉사정신으로 이끈 선생은 국제로타리클럽 창립정신도 한 몫 했다. 임원장은 “1905년 미국 시카고에서 출범한 국제로타리클럽은 초아의 봉사정신으로 시간과 재능을 바치는 봉사클럽으로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회지도층인사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으로 창립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회장직을 수행하며 봉사해온 단체다.
클럽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봉사정신과 헌신적 자세를 갖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로타리클럽 멤버로 단체를 이끌면서 그동안 장애인 휠체어 의수족 지원활동은 물론 대민진료사업도 많이 펼쳐왔다. 의료보험제도 없고 병원시설도 흔치 않을 때 낙도 등 오지를 찾아 지여 곳곳을 다니며 무료진료활동을해온 임원장은 하루 많게는 200~300명의 환자를 돌보기도 했다.
“아직까지 건강하고 일할 수 있을 때 봉사도 열심히 해야죠. 더 나이 들어 직업을 손 놓고 나면 돕고 싶어도 못 돕잖아요? 그래서 더 열심히 봉사하고픈 욕심이 생깁니다.” “봉사를 하면 우선 내가 즐겁고 고마움을 표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끼고, 아울러 나의 손이필요한 곳이 있고 베풀 곳이 있다는것에 감사하며 스스로 존재감을 확인하게 된다”는 임원장. “봉사를 하면 건강해진다”며 활짝 웃었다.
유순희 기자
[2017년 7월 17일 제90호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