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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역사 속 소외 여성 발굴·복원 당연히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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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차정 의사 역사적 위상 높이는데 큰 역할
여성교육 통해 많은 여성 연구자 및 활동가 배출
한국여성사 이어 부산지역 여성사 갈무리 할 것


“여성사 연구를 통해 역사 속 여성들의 역할과 위치를 복원하는 일은 연구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제6회 박차정여성운동가상의 올해 수상자인 이송희(63) 신라대 역사문화학과 교수의 말이다.

이 교수는 20년 전인 지난 1996년 한 학술지에 최초로 ‘박차정 여사의 삶과 투쟁’이라는 논문을 실어 박차정 의사를 소개했다. 이후 꾸준한 논문과 저서 집필, 방송, 강연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박차정 의사의 활동을 알리고 역사적 위상을 높이는데 힘써 왔다.

그는 박차정 의사의 조카인 고 박의정 씨와 박의영 목사로부터 많은 자료들을 받고, 직접 수집한 자료들로 심층적인 구성을 해서 논문과 책들을 발표해 왔다. "알려지기에는 박차정 의사의 독립운동가로서의 면모가 많이 부각돼 있지만 그뿐만 아니라 근우회 동래지부 회원, 의열단, 민족혁명당 등등 어떤 단체에서 활동을 하더라도 여성조직을 꼭 만들어서 여성에 대한 차별 철폐 등 여성해방에 앞장섰던, 당시로서는 가히 선구적인 여성운동가였다” 고 그 간 연구의 소회를 밝혔다.

이 교수의 여성운동에 대한 고민과 관심은 자연스레 시작됐다. 1982년 신라대학교 역사문화학과(당시 부산여대 국사교육학과)에 재직하면서 뜻을 같이 하는 교수들과 교내에 ‘여성문제연구소’를 설립했다. 1992~1993년에는 여성문제연구소 소장을 맡으면서 ‘부산여성의 현실’을 연구하는 심포지엄을 매년 개최해 부산지역 여성연구의 기반을 쌓았으며, 여성단체활동은 물론 대학원 여성학과 개설에도 기여했다.

그는 “대학원 여성학과를 통해 많은 연구자들과 여성 활동가들이 배출됐고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훌륭한 분들이 지금도 여성단체 등에서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재 이사장으로 활동중인 (사)부산여성사회교육원에 대해서도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부산여성사회교육원의 사업은 크게 ‘연구’와 ‘활동’으로 나뉘는데 여성학 워크숍, 콜로키움, 열린배움터, 연속특강 등을 진행하고 여성학 관련 저서 출간 뿐만아니라 2009년부터 격년으로 여성영화제도 열어 젊은 여성작가와 감독을 발굴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지난 20년 동안 회원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여성주의 실천을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해 오고 있는 교육원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여성사를 연구하고 정리하는데도 일역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제4대 한국여성사학회 회장을 맡으면서 한중일 연합학술회를 격년으로 개최하고 있는데 학술회가 아시아 여성 연구자들과 한국 여성연구자들 간의 연대에 중요한 단초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현재의 여성사전시관을 국립여성사박물관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일도 많은 분들과 하고 있다”며 힘을 모아 줄 것을 당부했다.

이 교수가 앞으로 중점적으로 진행할 일은 ‘부산지역 여성사’ 연구이다.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오랫동안 일제강점기 부산지역 여성인물, 여성교육, 여성운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해 왔고 이후 현대 부산 여성들까지로 연구 주제를 확대해 2009년 이후 3년에 걸쳐 ‘부산여성사 1, 2, 3권(부산여성가족개발원 2009, 2010,2011)’의 저술에도 참여했다.

그는 “오랜 시간 연구자로, 여성운동가로 바쁘게 달려왔지만 요즘은 매일 만보걷기를 하며 체력관리를 하고있다"면서 "앞으로는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을 구분해 가면서 그간 해 오던 ‘부산지역 여성사’ 연구의 갈무리를 잘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정은 기자

[20161123일 제8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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