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11월 21일

인터뷰

“예술로 품위있는 사회만드는데 기여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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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연습공간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황지원 악장은
예술인들이 맘놓고 연습할 수 있는 연습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예술인들이 예술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고 예술인들도 달란트를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보람과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가는게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술로 만드는 품위있는 사회가 제 개인적 캐치프레이즈이기도 해요.”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 황지원(39)악장 겸 경영본부장은 “예술인들이 마음껏 기지개를 펴고 활동할 수 있는 바탕이 만들어 지지 않은 삭막한 사회환경을 변화시키는 길은 예술인들이 스스로 나서 풍토를 다지고, 지역사회가 나서 문화적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요즘 창조경제다 뭐다하는데 창조경제와 창조경영의 바탕은 예술성과 창의성을 끌어내는 감성이 매우 중요한데, 감성을 키우는 예술교육은 점점 제도권에서 외면당하고 심지어 관련 학과와 학생들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며 안타까워한다.
 
황 악장은 전 세계 수재들이 모인 하버드대학생 80%가 악기를 다룰 줄 알정도로 음악교육 에도 관심을 갖는 이유를 한번 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경제가 어려우면 학부모들도 맨 먼저 예체능 학원부터 중단하고, 학교에서도 입시위주의 과목에만 치중하고 있어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 같다”는 그는 “지금도 많은 음악 전공자들이 갈 곳이 없고 처우도 좋지 않은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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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악장은 8세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 부산예고, 서울대 음대를 나와 독일 뒤셀도르프 국립음대 석사졸업 후 귀국해 부산시향, 부산 심포니오케스트라, 울산 심포니 오케스트라, T.I.F 오케스트라, 뉴프라임 오케스트라, 우크라이나 글링카 오케스트라, 울산 중구 오케스트라, 부산 신포니에타와 협연하는 등 부산차세대 음악인 기대주로 주목을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아왔다.

그동안 독일 Bechstein saal 초청연주, 일본 Salon Duo 홀 초청연주, 스위스 로잔 듀오 페스티벌 초청연주 등 폭넓은 연주활동을 가지면서 10여 년간 대학강단에서 후학을 지도해왔다.
 
주로 음악을 기반으로 미술 건축 무용 등 폭넓은 예술사 교양강의를 통해 문화적 소양을 기르는데 주력해오고 있다. 향후 이런 젊은이들이 문화소비자가 되어 예술도시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황악장이 오케스트라 단원활동을 해온지는 올해로 18년 째. 남편(김판수. 첼리스트)은 부산심포니에서 단원으로 만나 결혼했다. 최근엔 부산 심포니 경영본부장까지 겸해 어깨가 무겁다는 황악장은 등록 단원 100여명을 이끌며 단원의 멤버쉽과 소속감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연주회 팀이 구성되어 한 번 무대에 설 때마다 최소 70명 이상, 스텝 10여명이상 참여하게 되는데 단원들이 맘 놓고 연습할 공간이 없어 걱정”이라는 황악장은 지역의 뜻있는 후견인이나 메세나 기업들이 저녁시간 연습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월 1회 정도 제공해줄 곳을 물색중이라고 밝혔다. 연습공간을 제공하는 개인이나 기업 기관 등에는 맞춤형 무료 연주회 등의 기회를 제공해준다고 덧붙였다.

황악장이 참여하는 부산심포니는 순수클래식을 원칙으로 연 2회 정기연주회를 갖고 스폰하는 곳의 오더를 받아 연주를 하고있는데, 초창기 설립자 몇몇이 학부졸업생들에게 연주의 기회를 주기 위해 설립했다.

열정하나로 끌어왔던 오케스트라가 10~15년 흐른 지금 점점 덩치가 커지면서 개인주머니 갹출에도 한계를 느끼면서 체계화된 조직운영과 경영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3년 전 사단법인화 했고 KNN방송교향악단이 발족되면서 예술감독(오충근)이 더욱 바빠져, 악장 겸 경영본부장으로서 단원에 대한 책임감이 더 커졌다”는 황 악장은 자체 수익창출 구조를 만드는데 관심을 갖게됐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진로문제도 도와야하기에 요즘은 경영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 최근엔 부산대예술경영대학원에 진학해 예술경영을 본격적으로 배우고 있다고 말한다.

학부생들을 가르칠 때 황악장은 실제 만나기 어려운 최고의 음악인들을 초청, 강의실에서 직접 연주를 보여주고, 소 음악회 형태로 강의를 진행해왔다. 의외로 “태어나서 음악회를 처음봤다”는 학생들이 90%가 넘어 깜짝 놀랐다는 황악장. 이같은 음악 체험 기회 제공이야말로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 내친김에 일반인들로 그 대상을 확대키로 맘 먹었다.

그래서 지난 3월부터 일반시민 문화의식 함양을 위해 직접 개설한 것이 KNN방송 클래식 아카데미, ‘황지원의 유럽예술문화기행’ 강좌다.

황악장의 경영마인드는 예술생산자와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데서 접점을 찾아 충분히 발휘되고 있다. 구서동 집 인근에 음악 살롱 ‘토리스’를 운영하면서 정기 하우스 콘서트를 열어왔고, 이곳에서의 연주실황을 몇몇 사람들만 향유하기엔 아까워 방송대학TV와 함께 영상물로 콘텐츠를 제작(영상제작사 ‘PAN ART'직접 설립), 음악애호가들과 시청자들로부터 이미 호평을 받기도 했다.

황악장은 "연주자들을 알리는 프로그램은 많지만 작곡가와 그들의 곡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없다는 것에 착안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음악 분야 중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일반인에게 멀리 있는 작곡 분야를 소개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황악장은 현재 부산대학교, 경성대학교, 부산외국어대학교 외래교수로 후학을 지도하면서 부산 심포니 오케스트라 악장, 라 무지카 앙상블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유순희 기자
[2016715일 제7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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