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건축업을 하면서 가장 성취감을 느낄 때는 타 업체와 확연히 차이 나는 시공능력을 인정받았을 때, 까다로운 건축주에게 큰 만족을 주었을 때죠”
부산에만 500개가 넘는 업체가 경쟁하고 있는 실내건축업계에서 시행능력평가 2위, 올해로 창업 20주년을 맞은 ㈜삼영건장 조윤설 대표이사는 공적인 외부활동이 많음에도, 매일 출근해 회사의 더 큰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회사설립 당시만 하더라도 업종 자체가 여자의 몸으로 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고, 한국사회에서 여자의 능력을 인정해주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는 조 대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터에서 동등하게 경쟁해 오늘에 이르렀다.
결혼을 한 후 출산, 육아에 전념하던 조 대표가 자연스레 일을 하게 되면서 첫발을 내디딘 분야는 패션 쪽이었다. “사업을 잘 모르던 30대 젊은 나이여서 처음에는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도전정신이 있었다”는 그는 “멘토도 없이 모든 걸 스스로 개척해야 나가야 하다 보니 책을 통한 간접경험으로 고객 응대부터 경영 공부를 해서 대리점 할 때 항상 부산에서 톱을 했다”고 한다.
패션 사업이 잘 됐지만, 1997년 과감하게 패션매장을 접고 건축자재 유통업을 하던 남편 사업에 올인하던 조 대표는, 건물을 지어 레스토랑을 하게 되면서 실내건축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인테리어를 하기 위해 잡지를 스크랩해 감각을 익히고 연구를 하다가 어느 순간 실내건축회사를 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
2002년, 과감하게 인테리어 사업체 삼영건장을 설립할 때는 모든 것이 제로였고, 남편 회사건물의 사무실을 이용해 사업을 꾸려나갔다. 처음에는 식당이나 술집, 노래방 등 작은 일부터 닥치는 대로 하다가 차츰 원룸, 빌라 내부를 시공하고 영역을 확대해 나가면서 숱한 시행착오도 겪었다. 하지만 실력으로 소문이 나고, 신용도가 쌓이면서 현장은 늘어갔다.
그의 말처럼 “스텝 바이 스텝”으로 성장을 거듭한 회사는 현재 ‘인간 중심의 행복공간’을 모토로 대형 건설사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면서 대규모 공사들을 해나가고 있다.
기술력과 신용도로 성장한 ‘삼영건장’ 올해 20주년 보람
일흔에는 좋은 친구들과 시와 와인, 음악이 있는 삶 꿈꿔
㈜삼영건장의 성장에 힘입어, 관심을 가져오던 LED조명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2012년 설립한 ㈜큐브스엘이디는 LED의 디자인과 설계, 납품, 시공까지 전 분야를 도맡아 하고 있다. 조 대표는 “수년간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집중했던 결실을 이제 보고 있다”면서 “관공서 일에 주력해 터널등, 가로등, 보안등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업체로서의 어려움에 대한 질문에 “요즘은 소비자들이 대단지 아파트를 선호하기 때문에 수도권 1군 건설업체들이 부산에서 아파트를 짓지만, 지역의 군소 회사들이 하도급을 비집고 들어가기가 힘들다”는 조 대표는 “무엇보다 실력을 갖추고 신용평가도 등 내실을 굳건히 다진 뒤에야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형아파트 입주 전엔 철저한 사전점검이 있는데, 컴플레인이 거의 없이 마무리되었을 때, 그러면서 회사가 커가는 것을 체감할 때 보람이 제일 크다”고 말했다.
사업으로 바쁜 가운데에도 동아대 경영대학원에서 박사과정까지 수료한 조 대표는 동아대 경영대학원 석사 총동문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부산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회 부위원장, 대한민국 문화외교 사절단 자문위원 등 활발한 사회활동도 하고 있다.
30년 구력의 골프는 “2005년도에 미국티칭프로자격증까지 딸 정도로 악바리처럼 했고, 그 덕분에 사업적인 인맥이 좋아졌다”는 조 대표는 운동뿐 아니라, 문화예술 쪽에도 관심이 많다.
사업체 경영, 남편 내조, 자식 교육까지 열정을 다 하면서 남몰래 받는 내적인 스트레스는 대화의 술이라는 ‘와인’을 통해 해소했다. 이 또한 세계적 권위의 프랑스 론 기사자격증도 취득할 정도로 집중하고 10여 년 와인을 향유하며, 2개의 와인 동호회에서 교류하고 있다.
지인의 권유로 시작한 성악도 어느덧 7~8년 경력이 됐고, 시인으로도 등단해 자연, 인간, 사랑을 테마로 시도 쓰고 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혼신을 다해 사업을 이끌어 온 조 대표는 “일흔 살이 되면 좋은 친구들과 함께 와인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면서 시 낭송도 하고 좋은 노래도 들려주고 싶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때쯤에는 즐거운 일을 찾아,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는 소박한 꿈을 전했다.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