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11월 21일

인터뷰

“소외된 이웃들의 환경 지킴이 역할에 최선”

141호 인터뷰-정미희 단장.png

정리수납을 통해 집안 분위기를 단순하고 깨끗하게 바꾸는 일이 어느 땐가부터 트렌트가 됐다. 그렇지만 방치하던 자신의 집을 정리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어려운 이웃의 집을 직접 찾아가 재능기부 통해 쾌적한 환경을 선사하는 정리수납 전문가들이 있다.

미처 살림 정돈에 손을 쓰지 못하고 생활환경이 피폐해지면 삶의 질도 떨어지죠. 모정봉사단은 이런 환경을 개선하고 안락한 삶으로 탈바꿈시켜드리는 찾아가는 정리수납 봉사단입니다

정미희 단장은 집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는 국제정리수납컨설턴트협회(이하 국정수)의 슬로건에 따라, 코로나로 인해 더 힘들어진 취약계층과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 공간정리를 통한 삶의 활력소를 찾아주기 위해서 모정봉사단이 설립됐다는 배경을 설명했다.

모정봉사단의 모태가 된 국정수는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정리수납전문가를 배출하며 성장해왔고, 향후 모든 연령대의 일자리 창출과 창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모정봉사단의 이름에는 어머니의 마음인 모정(母情)과 모든 정리의 줄임말이 중의적으로 포함돼 있다. 봉사단은 그동안 부산시 각 구의 취약계층을 방문해 활동을 해왔다. 방문 가정의 옷장, 신발장, 책장, 가구들이 전문가들의 손길에 의해 깔끔하게 정리돼, 여유있고 생산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정미희 단장은 부산시 여성센터장(현 여성가족개발원장)으로 은퇴하기 전까지 교사와 기자로 사회생활을 했고, 수많은 단체에서 여성리더로 활약했다. 지금은 하루하루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살면서, 봉사단장을 맡아 환경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정리수납컨설턴트협회 정리수납 전문가로 구성

환경 개선하고 마음까지 보듬는 대가없는 봉사활동

그는 모정봉사단의 최근 봉사활동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 이야기를 꺼냈다. 작은 사랑이라도 실천하려고 다녀온 올해의 첫 대상 가정은 부산 감천동 달동네에 거주하는 다문화, 다자녀 가정이었다.

감천동 좁은 골목길을 하염없이 올라간 산꼭대기의 비좁은 집에 엄마는 일본인, 아빠는 감천항에서 일하는 노동자, 아이들은 딸 둘, 아들 둘 네 명인 가정이었다는 정 단장은 미닫이 문으로 둘로 나눠 한방에서 6명이 다 같이 자고, 옆 방에선 작은 테이블을 놓고 밥 먹고 TV보고 공부하고 다 하는 상황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그 옆 정말 작은 부엌에서 밥을 하고, 씻을 곳은 없었으며, 아주 작은 마당 수도꼭지 앞에 찌그러진 작은 플라스틱 대야만 놓여 있었다. 이외에도 화장실은 냄새가 진동하는 푸세식에, 집 자체가 반듯하지 않고 방바닥이 기울어 있었다. 10년 전에 결혼해 무허가 빈집에서 지금까지 살면서 아이 넷을 낳고 키웠다는 것이다.

바구니, 수납박스, 옷걸이 등을 국정수에서 지원받아 즉시 정리수납 활동을 진행했다. 정리수납은 보통 하루가 꼬박 걸리는 일이다. 생업이 있는 봉사단원은 하루 휴가를 내야 할 정도이다.

환경이 열악해도 사랑이 가득했다는 이 가정의 공간은 봉사단의 손끝에 의해 쾌적하고 정돈된 공간으로 바뀌었다.

정 단장은 정리를 하고 보니 후라이팬이 너무 엉망이고, 이불도 찢어지고 해서 이 집 소개해 준 다문화 봉사자로부터 공수해 가져다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직은 아이들이 어리지만 더 크면 어쩔까 싶어 향후에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앞으로 국정수와 모정봉사단은 전국적으로 봉사단과 자원봉사단을 모집해 전국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내고, 정리수납 전문가들과 자원봉사자들을 파견해 그들의 주거환경 개선에 힘쓸 예정이다

모정봉사단은 또 구청이나 주민자치센터에 모정봉사단의 활동을 알리고 정리수납서비스를 요청하는 가정에는 협회에서 자격을 취득한 전문가들이 현장에 투입해 다양한 환경개선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현재 출연 중인 교통방송에 어려운 가정의 사연을 받아 집을 편하게 만드는 봉사활동인 사연을 받습니다에서 보다 많은 이들에게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고 있다.

정 단장은 모정 봉사단의 발대 선서를 언급하며 소외되고 힘든 이웃들의 주거환경개선을 위하여 성실하게 봉사하고 낮은 자세로 이웃들은 내 가족처럼 여기며 마음까지 보듬는 봉사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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