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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일하는 여성위한 든든한 지원센터로”

 
김순애 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 신임관장

 
앳되고 낭랑한 목소리 속에 에너지가 넘친다. 잠깐의 취재요청 통화였을 뿐이지만 전화를 끊은 후에도 즐거운 여운은 쉽게 가시질 않는다. 지난 2월 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의 제3대 관장으로 취임한 김순애 센터장을 직접 만나본 첫인상은 상상이상의 활력과 긍정의 에너지 그 자체였다.
 
김 센터장의 취임으로 세 번째 주인을 맞이한 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는 특유의 여성일터답게 이내 새주인에 적응한 분위기 푸근했다.

지난 6년간 몸담았던 부산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이곳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김 센터장은 “이주여성인권센터와는 달리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실적’이라는 부분에 있어 심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매일 다양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20여 년간 사회민주화운동과 여성운동을 지속적으로 활동해 온 그녀가 여성계와 인연을 맺은 계기는 1994년 부산여성노동자회에서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대학졸업 후 사회로 진출하면서 집에서나 대학시절에 느껴보지 못한 여성 차별적인 요소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여성이기에 치마라는 복장을 강요하고, 여성이라서 남자동료들의 책상청소까지 해야 하고, 심지어 승진의 기회에서까지 성차에서 밀린 듯 했을 때, 그 모든 것이 큰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지난 시절의 충격이 자신만의 고민은 아닐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면서 타인의 관점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고. 그래서 맺은 인연이 부산여성노동자회다. 그러나 그곳에서 접하게 된 모든 것들이 또 다른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낮에는 공장 같은 곳에서 일하고 밤에는 뜻을 같이하는 여성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데, 회의를 주재하는 분이 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는 그는 이를 계기로 한글을 가르치는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배움에 대한 한이 있는 분들이라 배움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어요. 정규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분들이었기에 선생님이란 말을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단 분들, 결국 검정고시까지 합격한 분들을 보면서 힘들지만 보람을 느끼기도 했지요.
 
학력의 차별없이 동등하게 회의에 참여하고 심지어 글을 몰라도 차별받지 않는 그곳에서의 경험은 색달랐다. 더불어 자신 역시 여성들이 뭔가를 만들어 갈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곳이라고 털어놓는다.
 
그런 한편으로는 일하는 여성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는 그는 비록 자원봉사로 시작된 사회인연이지만 1995년 부산여성회 선전위원회활동을 본격 시작했고, 부산여성회 여성가족상담실상담원으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하가정폭력상담소 창립맴버를 거쳐 상담실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사하구 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해온 김센터장은 특히 사하가정폭력상담소 시절을 잊지 못한다고. 출산휴가, 육아휴직에 대한 여건이 지금과 같지 않았던 시절, 두 아이를 키워내면서 열악한 환경의 사무실에 아이를 눕혀놓고 돌보며 일해 온 시절이라 더욱 기억이 생생하단다.
 
이후 2004년 부산여성회 동래지부장으로서의 왕성한 활동을 했고 부산이주여성인권센터의 소장으로 활동하면서 여성가족부 지정 국제결혼예비부부 교육 매뉴얼 연구위원으로 전국적인 교육·강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사회교육센터 전문강사로, 한부모가족자립지원센터 취창업관련 활동으로, 부산여성회 부대표로서의 다양한 활동의 밑거름은 그녀만의 왕성한 호기심에서 비롯됐다고 털어놓는다.
 
대학시절부터 여러 분야의 다양한 직종을 경험한 그는 아르바이트 자리로는 감히 상상치도 못할, 베테랑 주부들조차도 힘들다는 파출부도 경험했다. 굳이 파출부를 해야 할 만큼의 어려운 상황은 아니었지만 같은 시간을 투자해 당시로선 보다 많은 돈을 벌수 있는 매력에 빠지면서 즉각 실행에 옮긴것.
 
그 시절 4시간에 2만원이었던 인건비가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3시간에 2만원으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노동가치는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고. 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를 찾는 이들의 연령은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새로움에 도전하는 여성들을 위해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는 김센터장은 아직까지 임금노동에 참여하는 여성의 각종 현실은 임금, 승진, 직종선택에 있어도 여전히 차별받고 있음을 안타까워한다.
 
“모든 여성들이 직업을 통해 자아실현을 도모하고 경제적 여유와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길 원한다.”는 김센터장. 내방자들의 상담을 통해 여성취,창업에 걸림돌이 되는 사안들을 개선해나갈 정책제언에도 힘쓰겠다고 말한다.
 
유정은 기자
[2011년 4월 11일 18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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