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지역 여성 벤처기업인의 내부 결속력을 강화하고 각종 강의활동을 통해 차별화를 도모함으로써 회원사역량강화에 힘쓰고 싶습니다."
최근 한국여성벤처협회부산경남지회 신임회장에 취임한 (주)바이저 송미란(49) 대표이사는 개인 기부금을 출자, 전담은행과 협약을 체결하고 지역 여성 벤처인들이 긴급시 손쉽게 자금활용을 할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끌었다.
열악한 지역기반아래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여성벤처기업인들의 공동 성장과 번영을 위해 은행담보 대출을 받지않고도 실질적인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조처한것.
또 지난 2009년 자비 20억원을 출자해 한국일가정양립재단을 설립, 직장여성들이 안정적인 일·가정 양립활동을 도모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사업을 전개해온 것도 송회장의 개인적인 기부철학의 모토이자, 나눔경영 정신의 발로에서 출발한다.
일가정양립 지원을 통한 안정적 경제성장의 도모는 국가적 당면과제이자 주요정책 아젠다. 이를 매년 순수 개인출자금 1~2억원을 추가 출자, 현재까지 24억 원의 자비를 들여 일가정양립재단을 운영해오고 있다.
송회장은 자신 역시 "아이 셋을 둔 맹렬 '슈퍼+슈퍼우먼'으로 가사와 육아와 직장일을 도모하며 치열하게 사회활동을 해왔던 한 사람으로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보다 많은 여성들에게 도움이 되고싶었다"고 말한다.
송 회장이 경영하는 (주)바이저(경남김해시 한림면 신천리)는 판형 열교환기 핵심부품인 가스켓과 산업용 고무제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 동종업체 최고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으로 빠르게 성장해가는 벤처기업이다.
지난 2004년 회사 설립과 동시에 ISO001인증을 받고 체계적인 생산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등 중소기업으로서는 드물게 'VSR기술연구소'를 설립, 연구개발전담부서를 가동시킴으로써 타사가 모방할 수 없는 국내 최고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기에 이르렀다.
주력상품인 판형 열교환기 가스켓의 경우 초대형 크기의 생산과 어떠한 제품이든 원하는 재질에 맞춰 개발과 생산이 가능한 원천기술과 생산설비라인을 동시에 갖춰 국내외 경쟁력 우위를 자랑한다.
특히 뛰어난 품질의 고무제품의 경우, 자체 개발한 배합비에 따라 혼합된 원재료를 사용해 고품질의 제품생산이 가능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주)바이저의 판형열교환기 용 가스켓은 세계에서도 알아준다. 이미 캐나다, 프랑스, 중국, 독일 등의 수출은 물론 현재 러시아 수출도 앞두고 있다.
올해로 창업 8년차이지만, 사실 송회장은 지난 1991년부터 관련업계 현장에 뛰어들었다. 1978년 이전까지만 해도 수입에 의존했던 판형열교환기를 국내서 처음 자체 생산을 했던 기업이 바로 부친이 경영하던 회사.
국내 최초 판형열교환기제조업 1세대인 부친의 회사에서 설계와 도면 회계 품질보증CAD 등 IMF파고로 회사가 어려울 땐 영업까지 도맡았다. 소위 3D업종으로 분류되는 거친 현장 생산라인에서 모든 공정을 밑바닥부터 익혀가며 다양한 업무를 섭렵, 관련업계 생태를 몸소 체득하기도 했다.
이후 2001년 헌신적으로 일해왔던 부친의 회사를 나와 남편과 함께 동종업인 'LHE' 회사를 창업, 승승장구 회사를 키워나갔다. 자본금 1억7천만원으로 어렵사리 공장을 구해 초창기 선풍기 없는 공장에서 밤낮없이 일해 짧은 시간 매년 기록을 갱신하며 더블성장율을 보여 은행의 신뢰를 받아, 내외형의 규모를 점차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부산대 공대 출신의 남편이 열교환기 설계와 모델개발에 나섰고, 자신은 회사 매뉴얼과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문서와 경영일체를 도맡았다. 꾸준히 품질개발과 소재개발에 투자해 두 분야 모두 동반성장의 쾌거를 이루면서 해외 유수의 기업들이 이 작고 강한 기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해외 대기업의 끈질긴 매각권유로 한창 잘나갈 때 'LHE'를 매각, 일부 경영일체를 남편이 3년간 도와주는 명분으로 회사를 넘겼고 이무렵 송회장은 완전 홀로서기를 단행, 지금의 (주)바이저를 설립했다.
지난 20여년간의 현장 경험이 오늘날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는 (주)바이저를 만들었다는 송회장은 창립멤버 회사원들의 이직율이 적은 안정적인 기업환경을 만드는데도 힘써 여성가족부로부 가족친화기업으로 선정되기도.
자체 쾌적한 기숙사로 안정적인 생활과 아침부터 저녁까지 3식을 제공하는 등 이익금 50%는 일체 사원들에게 배분하는 한편 아이디어가 채택된 사원에게는 즉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매년 한의사가 직접 방문, 전 사원의 건강을 진맥하고 개인 보약을 지어 선물하는가하면 수시로 발생되는 인센티브는 현금으로 지급, 신명나는 일자리 환경을 만드는데 힘쓰고 있다.
"월급이 통장으로 들어가니 가장들의 주머니가 빤해요. 어느날 우연찮게 직원의 지갑을 보개 됐는데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그래서 때때로 발생하는이익금은 현금으로 지급해 비자금으로 사용하게 해야겠구나 생각했죠."
명절날 넘쳐나는 선물은 모두 직원들에게 번호뽑기로 가져가도록하는 재미난 이벤트도 마련, 가족처럼 챙기기도 하는 송회장은 직원 누구나 스스로 제 일처럼 회사를 챙기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공격적인 기업 경영으로 지속성장가도를 걸어온 송회장은 부산대 지질학과 출신. MBA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부산대 법대 기술사업정책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이론의 지경을 넓혀가고 있다.
늘어나는 해외바이어들을 상대하기 위해 주 2회 영어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는 그는 남편이 경영하는 MR홀딩스(주) 투자회사 이사, 사)한국여성벤처협회 중앙회 수석부회장을 겸하고 있다.
앞으로 여성벤처협회도 보다 활성화시켜나가겠다는 송회장은 부산대 의대와 여성벤처협회간 공동 항노화사업도추진할 계획이라고.
분초를 다투며 탄생하는 신기술의 진화를 보면서 인간의 잠재능력은 어디까지일까 경이롭기 까지하다는 송회장. 그래서 사람에 대한 투자와 기술혁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유순희 기자
【2012년 3월 19일 제29호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