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11월 22일

인터뷰

“장애우와 함께한 음지봉사 40년 보람”

 
 
유경자 사)부산복지21총봉사회 이사장
 

 
"몸보다 마음이 더 고달팠던 음지봉사 40년, 장애우들의 권익이 이전보다 훨씬 신장되고 이들을 돕고자 뜻을 이어가는 후배봉사자들도 많이 생겨나 그동안의 삶이 더욱 보람있고 뿌듯합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과 소외된 이웃봉사에 평생을 바쳐온 유경자(75) 사단법인 부산복지21총봉사회 이사장은 그동안 자신이 앞장서 일해왔던 장애우 지원사업을 이끌어 갈 적정 후임자에게 단체를 안심하고 넘겨주게돼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지난 20년은 소리없이 그야말로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다양한 장애우 지원봉사활동에 전념해왔다면 최근 20년은 장애우 봉사사업을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 조직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사업을 펼쳐오는데 주력해왔다.
 
초창기 사단법인을 설립하고 반석에 오를 때 까지 주머니돈을 털기 일쑤였지만, 뜻을 함께하는 회원과 기업, 지인들이 동참하면서 한층 부담을 던 상태에서 지원사업을 추진해 올 수 있었다고.
 
지금의 부산복지21총봉사회 시구별 조직과 규정, 회가 작사에 이르기까지 직접 손대지 않은 일이 없을 정도로 조직적 봉사활동에 사력을 다해왔다. 유이사장은 서면일대에서 소문난 부잣집 며느리로 시집가 철도공무원 남편과 결혼해 별 어려움없이 살았다.
 
이후 남편 퇴직하면서 35년간 금방을 운영하며 장애우 봉사활동에 전념해왔다. 유이사장의 봉사활동은 타고나기도 했지만 측은지심이 유달리 강했던 남편이 평소 주머니 돈을 털어서라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봉사 바이스러스에 전념된 것같다고 회고한다.
 
"40년 전만 해도 참먹고 살기 어려울 때 해운대역 주변에는 걸인도 많았고, 특히 의지할 곳 없는 장애우들이 자식들은 왜 그리 많이 낳았는지 떼거리가 없어 굶고 있을 때 쌀 사다 나르고집안 살림살이를 많이도 퍼다 날랐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남편이 싫어하거나 말렸으면 중간에 그만뒀는가 모르나, 남을 돕는 일만큼은 부창부수여서 남편과 경쟁하듯 남을 도왔다고 말한다.
 
그동안 유이사장이 도와온 장애우가족가운데는 4대째 생계비 지원과 장학금을 지원받는 가정도 있고, 꿈과 재능이 있는 젊은 장애우를 발굴, 예술가로 육성해온 장애우도 있다. 후에 컴퓨터 공학박사가 되고 화가로 성공하고 정치영역으로 진출 성공적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서 큰보람을 느꼈다고.
 
평생을 남 돕는 일에 사재를 털어온 유이사장과 당시를 기억하는 지인들은 '부잣집 며느리가 그 많던 재산은 다 어쩌고 이렇게 사냐'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러나 유이사장은 "망자가 된 남편도 가고없고 살만큼 살았는데 무슨 욕심이 더 있겠냐"며 "18평 아파트면 족하다"고 되받아치며 전 재산 아낌없이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어 온 삶에추호도 후회가 없다고 당당히 말한다.
 
장애우들의 대모로 통하는 유이사장은 타고난 봉사자다. 지난 71년 당시 해운대역 인근 사유지를 집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무상으로 내주고 평생 계산없이 살게 해준 어리석은? 배포를 보였는가 하면 형편이 어려운 장애우를 홀로 돕다가 79년 종덕원 후원회장을 맡아 본격 봉사활동에 나섰다.
 
이후 새들원 성우원 신애재활원 등 아동시설 봉사활동에 전념하기도. 이후 82년 부산지역 최초로 열린 제1회 장애인 합동결혼식을 후원했고,한국지체장애인협회부산지회 후원회장, 대한민국 팔각회 성지여성회 회장을 역임하며 장애우단체를 꾸준히 지원해왔다.
 
86년 한국장애인협회 부산지회 창립에도 일조, 초대후원회장을 역임하면서 장애인 자녀 700여명에 장학금과 어려운 이웃에 생계비 지원사업을 후원하는 등 특히 장애우 후원회장 시절 백두산 후지산 두 차례 장애인극기등반대회를 열어 돈도 많이 들고 개인적으로 힘들었으나 장애우도 할 수 있다는 신념과 자존감회복에 도움을 준 일은 힘들었지만 보람있는 추억이라고 떠올렸다.
 
이때부터 시작된 장애우 지원사업은 1999년 본격적인 장애인 봉사단체인 지금의 부산복지21총봉사회를 창립하는 바탕이 됐다. 현재까지 14년째 매년 장애우 20명에게 생계비를 지원하고 장애우가족 30명에게 장학금 후원과 힐체어 지원사업을 전개해 오고 있다.
 
장애우와 일반인들의 상호이해증진을 돕기위해 실시해온 1박2일 사랑의 캠프도 큰 성과중 하나다. 올해로 11회째 자비를 들여 열어온 이 행사는 시설아동 청소년과 장애우가족 청소년을1:1로 연결, 수 천 여명의 청소년들을 바른 삶으로 인도하는데 기여해온 행사다.

유이사장은 "지금은 부산시 자원봉사 단체로 공식인증 받아 운영이 훨씬수월해진 점도 있지만, 음지봉사라는 일 자체가 헌신을 요구하고 있어 후배들이 뜻을 잘 이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후임자 오성철 철학박사에게 단체 조직 일체를 넘겨주고 이취임식을 가진 유이사장은 뜻을 흔쾌히 이어가겠노라 승낙한 후임자에게 특별히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앞으로 여성봉사회에만 전념, 다문화 가정돕기와 여성계 발전을 위해 여생을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순희 기자
[2011년 12월 19일 26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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