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학자-해운대달맞이민속농악단 총재
“잊혀져가는 옛 어르신들의 풍습과 민속신앙 등을 되살리고 후세대들이 우리 고유의 문화를 계승할 수 있도록 전수에 힘쓰고 싶습니다.”
지난 30여년간 우리전통 민속문화계승발전과 고대와 현대를 공유한 새로운 놀이문화 창출에 힘써온 부산 해운대 달맞이 민속농악단 오학자(70) 총재. 그는 잊혀져가는 옛날 어른들의 애환이 담긴 삶을 재현한 안택재현 창시자다.
가정과 나라의 무사안일을 기원하며 둥근달에 소원을 빌었던 강강술래도 현대에 맞게 승화, 지역특성이 살아있는 해운대 강강술래 가사를 직접 작성하고 무대연출도 도맡아왔다.
몇 해전 정월대보름 해운대 바닷가에서 무용가 은파 박경남 교수의 안무구상 도움으로 108인이 참여하는 대규모 강강술래를 연출, 해운대판 강강술래 첫 선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부산을 상징하는 동백꽃과 해운대해수욕장의 파도, 파도위를 비상하는 갈매기의 모습을 강강술래 안무에 담아내 국내외 관람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은 것.
“민족의 뿌리인 안택재현과 강강술래는 조상의 얼과 혼을 담은 작품”이라는 오총재는 옛문화를 보존하고 발전시켜 우리 곁에서 사라져가는 전통예술의 맥을 이어가는 뜻 이 담겨있다고 말한다.
올해로 4회째 해운대 일원에서 안택재현 강강술래 발표회를 개최해 온 오학자 총재는 1978년 작고한 유달용선생이 설립한 해운대 달맞이민속농악단의 사무국장으로 출발했다.
1980년 입단 이후 1982년 해운대구청으로부터 정식인가를 받아 해운대달맞이민속농악단을 이끌면서 민요, 무용, 연극, 농악 등 다양한 부문 전문가와 후진을 양성하며 전통문화계승에 박차를 가해왔다.
당시 “유달용 선생밑에서 배우면서 전남 해남 길놀이축제에 해운대구청 소속 부산대표로 참가한 적이 있는데 그때 본 강강술래가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오총재는 “그것을 부산으로 도입해 부산서 공연을 하려니 내용이 임란당시의 해남지역이야기가 담겨있고 지역적 특성이 강해 우리만의 강강술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고 말한다.
알고보니 강강술래도 지역마다 내용과 안무가 다 달랐던 것. 다양한 안무와 볼거리로 보는 누구나 절로 즐겁게 만들어주는 강강술래는 화합과 기원의 의미가 강해 공감을 불러온다고.
우리 것을 알리는 자리라면 열일 제쳐두고 선뜻 봉사를 주저하지 않는 오총재는 3.1절 용두산공원 강강술래 발표, 8.15광복절기념행사 민속농악단공연 등 공식행사 초청공연도 수십차례해왔다.
해운대달맞이 민속농악단의 뛰어난 기량은 각종 수상대회 입상에서 나타난다. 처음 안택재현놀이마당을 선보였을 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는 오총재는 해를 거듭할 수록내용의 깊이와 무대장치의 업그레이드, 연기력이 향상되면서 주변으로부터 지방무형문화재감이라는 소리를 종종 들어왔다고.
현재 문화재단 등록을 준비중인 오총재는 앞으로 꾸준히 내용을 업그레이드시켜 완성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단원은 남녀 82명. 주로 50~60세로 농악단, 안택재현자, 강강술래단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매주 목요일 오후 2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단원들이 모여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중학교 평생학습 수업과 현장학습을 통해 전통예술을 보급하고 있는 오총재는 토,일요일에는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풍물교실을 운영한다. “민속음악은 나이가 들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구나 생각, 우리가락을 영구히 해보겠다는 일념으로 한자리에서 18년째 민속농악단 교습소를 운영해왔다”는 오총재.
건설업하는 남편의 뒷바라지로 하고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틈틈이 봉사 활동을 하며 보람있게 살아왔다며 앞으로 안택재현연구에 더욱 매진, 새로운 전통문화예술로 후대에 남기고 싶다고 말한다.
유순희 기자
[2011년 11월 18일 25호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