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특집
KBS2 공주의 남자 협찬 미주원 우리옷 정세미(36) 원장
“한복은 입는 것도 보는 것도 아닌 인연 그 자체입니다. 한땀 한땀장인의 정신으로 소중한 인연을 만들고 싶습니다.”
한복업계 차세대 계승자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이때 전통한복의 대중화를 위해 발벗고 나선 삼십대 한복인이 있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KBS2 퓨전 사극 드라마‘공주의 남자’에 의상협찬을 하고있는 부산 ‘미주원 우리옷’ 정세미(36. 부산진구 양정동 지하철 4번출구) 원장.
우리나라 한복업계 맥을 이어가고 있는 대부분이 50~70대 연령임을 감안할 때 정원장은 신세대 전통복식계승자다. 정원장은 연예인 못지않은 외모에 타고난 색감과 디자인 감각으로 ‘공주의 남자’ 시청률 확대에도 일조하고 있다.
드라마 의상협찬가운데 일부는 방송국내 자체 해결하는 부분도 있지만 주요 인물 대부분 의상은 정원장이 직접 제작한다. 업계에서는 한복에 본격 입문한지 10년차인 애숭이 이지만,타고난색감과 창의적인 디자인감각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정원장의 달란트다.가업의 대를이어가는 정원장은 진주 함양 등지에서 한복원단을 직접 짜서 부산 범일동 진시장 일원에서 원단도매업을 해온 부모님 덕택에 자연스럽게 한복과 접하며 원단에 파묻혀 커왔다.
“수백 가지 형형색색의 원단을 보면서 색감을 키워왔고,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부터 원단 검단까지 해왔으니 가장 기본인 한복의 원단을 보는 눈이 있어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빨리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한 정원장은 사실 결혼 후 20대 후반 뒤늦게한복공부를 시작했다. 원래 옷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한복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정원장은 집안 거래처를 오가며 생활속에서 한복을 가까이 접할 수 있었다고.
“어쩌면 원단의 특성에 대해서만큼은 기존 한복인들보다 더 많이 알지도 몰라요. 흔히들 구분이 어렵다는 실크와 혼방도 퍼뜩 보기만 해도구분이 가는 걸보면 가업의 힘이 큰거죠.”
일찍 결혼해 해군 부사관인 남편 직장을 따라 인천에 사는 동안 여느한복집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부산으로 돌아와 한복원단을 다루며 2005년여경 범일동에 개인샵을 차렸다. 부모님의 물심양면 지원으로 다양한 원단 확보가 가능해 고객의기호에 충실, 보다 창의적인 한복패
션을 선도할 수 있었다. 알음알음고객들의 구전홍보가 이어지면서미주원 우리옷의 문턱이 닳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2008년 지금의 양정동으로 가게를 이전했다.
션을 선도할 수 있었다. 알음알음고객들의 구전홍보가 이어지면서미주원 우리옷의 문턱이 닳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2008년 지금의 양정동으로 가게를 이전했다.
“평소 내가 직접 만든 한복을 드라마에 협찬하는 게 꿈이었어요. 지인을 통해 소식을 듣고 공주의 남자의상협찬에 공모했는데 처음엔 지방에서, 더군다나 인지도도 떨어지는 소박한 경력의 신출내기 한복집에서 협찬을 한다고 하니 믿기지 않는 듯 현장실사를 나왔더라구요. 하지만 막상 드라마 제작팀이 현장을 방문하고 보니 적잖은 규모의 원단구비력에 작품성, 디자인 등 바느질에 이르기까지 모든 점에서 흡족, 진행을 요청했어요.”
앞서 “엄마 웃어요” 드라마에 한복을 협찬한 경력이 있다는 정원장은 요즘 ‘공주의 남자’가 뜨면서 한복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아져 다행이라고 말한다. 한복시장은 6월 한 달이 비수기라는 정원장은 요즘같은 때, 가을혼수철을 앞두고 비상이다. 드라마 의상협찬분 준비하랴 혼수제작하랴 눈코 뜰새없다. 최근엔 멀리 거제도, 통영, 창원, 울산 등 인근도시 고객들도 많이 찾아와 주말과 휴일이면 더 바쁘다고.
“국내산 질 좋은 원단만 사용하고 바느질과 디자인도 고급스러움을 지향하는데 비해 비교적 가격대는 저렴한 편임에도 일부 젊은 층은 한복을 입을 기회가 적다는 이유로 혼수용을 대여하고자할 때는 씁쓸하기도 하다”고 말한다.
“결혼은 생에 단 한번 뿐인 소중한 기회이면서 첫 출발을 기약하는 의미있는 자리이고 예식 폐백 등 기본의례에 남이 있던 옷을 입고 양가 첫 인사를 드린다는 것은 ‘예’에 어긋난다”며 “계절별로 나만의 한복을 장만해두는 것도 한국인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요즘은 주부들 사이에서 한복맞춤계가 성행, 종종 혼주 친구들사이에 한복 같이 입어주기 붐도일고 있고, 한복차림 인구도 점점증가추세에 있어 전통을 가미한 퓨전스타일의 한복디자인으로 생활속에서 더욱 쓰임받는 한복대중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한다.
한복의 화려한 색감과 디자인으로 시민들이 한복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고 매료될 수 있도록소유욕을 불러일으키고 싶다는 정원장. 앞으로 복식공부도 더하고 쪽 염색 등 한복과 관련한 연구를 더하고 싶은 게 바람이라고. 이제 겨우 세 살 박이인 둘째아이가어느 정도 크고 나면 폭넓은 사회활동도 하고 싶다고 밝힌다.
유순희 편집국장
[2011년 8월 18일 제22호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