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11월 22일

인터뷰

“거대한 보편사를 문학에 가져오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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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작은 이야기들로 잔잔하던 문단에 독특한 서사를 들고 갑툭튀한 부산 출신 청년소설가를 만났다.

문학에 보편사를 다시 가져오려는 욕망이 강하게 작용했습니다. 문학이 금지된 것에 대한 도전이라면 우리 시대에 금지된 건 다양한 목소리가 아닌 거대서사이지 않습니까?”

카르마 폴리스라는 특별하고도 흡인력 있는 장편소설의 작가 홍준성 씨는 이 시대엔 총체적으로 적는 작품이 필요하고 카르마 폴리스는 여기에 복무하는 소설이라고 소개했다.

이 신진 작가의 소설 카르마 폴리스세계 4대 도서전으로 손꼽히는 런던북페어(London Book Fair)’에서 호평을 얻은 바 있고, 소설 판권이 정식 출간되기 전에 해외의 대형 출판 에이전시에 팔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는 작품이다.

첫 장을 열자마자 뭐지, 이 소설하며 거세게 빨려 들어가서는, ‘비뫼시라는 판타지한 공간 외에는 어느 시대랄 것도 누가 주인공인가도 중요하지 않은 채 몰아치는 서사가 독자를 사로잡는다. 어마어마한 고전 텍스트의 인용과 변용으로 지적 탐닉의 시간에 흠뻑 젖었다가 종내에는 신선한 충격과 함께 색다른 소설 세계를 만난 즐거움으로 충만해진다.

홍 작가는 이 작품이 앞으로의 비뫼 연대기를 개막하는 첫 번째 작품이어서 무엇보다 이 세계가 어떤 곳인지를 정초하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카르마 폴리스런던 북페어 호평·해외 출판 앞둬

자신만의 스타일로 긴 호흡의 연대기 써나갈 것 

 

대학 철학과에 재학 중 우연한 기회에 학내 문학상에 당선된 홍 작가는, 이후 영화비평 등 다양한 글들을 꾸준히 써나갔다. 그러다 주변의 선후배들로부터 본격적으로 소설을 써보는 게 어떠냐는 권유를 받게 됐다.

자신의 재능을 시험해보고 싶었던 그는, 공모전의 상금과 단편이 아닌 장편을 모집한다는 이유로 2015년 한경청년신춘문예 장편부문에 소설 열등의 계보로 도전해 당당히 등단했다.

물론 이렇게 긴 호흡의 장편 소설이 하루아침에 나왔을 리 없다. 자타공인 엄청난 독서가인 홍 작가는 2012년부터 도서관을 통째로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책 리뷰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파워블로거다. 많게는 한 달에 10권 내외의 책을 읽고, 책 한 권에 가까운 분량의 원고를 매달 적으면서 필력과 내공을 쌓았다.

모르면 반복해서 읽고, 다 읽은 후에는 반드시 그에 대한 글을 적는다글은 근본적으로 나 스스로에게 설명하는 방식이고, 설명할 수 없다면 이해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카르마 폴리스가 세상에 빛을 보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렸고, 우여곡절도 있었다. 문학이나, 문예창작을 전공하지 않았고 철학도로서의 관심사를 소설 속에 녹여내다보니 자신의 담론이 문단의 경향과 결이 다르다는 걸 알지만, 작가는 그만의 스타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기로 했다.

현재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홍 작가는 몇 년 전부터 철학 학교라는 유튜브 채널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전공을 살려 철학적 관심사를 가지고도 소통하는 중이다. “철학적 물음에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어렵고 복잡한 철학의 개념들은 설명하는 과정에서 영감을 얻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미 써 놓은 소설도 숙성되고 있을 만큼, 하고 싶은 이야기가 흘러넘치는 그는 카르마 폴리스의 도시인 비뫼시 이야기를 총서로 완성하겠다는 다부진 계획을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 매일 저녁 식사 후에, 운동을 한 뒤 변함없이 글을 쓴다고 덧붙였다.

 

박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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