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24일

김성대의 인도여행기

릭샤꾼으로 부터 깨달은 행복의 의미

명문여행 김성대의 인도여행기<1>
 
인도에서 욕심은 금물 ‘만나는 모든것’ 깨달음의 화두던져
죽은 아내를 위해 만든 지상최고의 궁전 무덤 ‘타지마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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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행복한 사람?

인도의 대표적 건축물인 ‘타지 마할’은흰 대리석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달밤에 보는 것이 제일이요, 새벽에 보는 것이 그 다음이고, 한낮에 보는 것은 그냥 관광이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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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빛남을 보기위해서 저녁에 현지인 가이드를 데리고 호텔을 나왔다. 밤에 ‘타지 마할’이 잘 보이는 게스트 하우스 ‘산티 로찌’까지 동행을 부탁했다.
 
호텔 건너편 길가에 릭샤꾼 셋이서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든다. 릭샤를 타라는 손짓이다.(릭샤; 노란 덮게가 있는 삼륜오토바이택시) 목적지까지 90루피(약2,700원)를 요구한다.
 
가이드가 “무슨 소리야? 50루피에 가자” “가스차가 아니고 힘이 센 가솔린 릭샤다. 90루피다”“10루피 더 줄 테니 가자” 그래도 안 된다고 한다. “우리는 당신들을 한 시간 이상기다렸다”이게 무슨 소리야? 우리를 한 시간 이상기다렸다고, 인도여행에서 가끔 들을 수 있는 성자 같은 말이다.

“호텔에서 나오는 손님은 기본이 100루피다. 10루피 할인 했으니 90루피에 기분좋게 가자”
‘타지 마할’이 보이는 유서깊은 ‘아그라성’관광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면서 잠시차가 멈추었을 때 릭샤꾼들이 손을 흔들었다. 우리도 답례로 손짓을 했는데, 릭샤꾼들은「 기다리라」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한시간을 기다렸다는 것이다.
 
그때 새로운릭샤가 한 대 왔다. 흥정에 실패한 릭샤꾼이 힌두어로 무슨 말을 했다. 그러자 그 역시 90루피를 요구한다.그 다음 온 릭샤도, 그 다음 릭샤도..., 어떤 릭샤꾼은 100루피를 요구한다. 90루피에 타자는 내말에도 불구하고 가이드는 4미터 정도 앞으로 나가서 새로운 릭샤를 세웠다. 드디어 60루피에 흥정성공을 했다.이때 릭샤꾼들이 몰려왔다「. 60루피 ok」를안 것이다. 콧수염을 기른 키큰 릭샤꾼이 내 앞에서 날이 선 큰소리로 “이제 너는 행복하냐? 행복이 무엇이냐? 30루피에 너는 행복하냐?”“.......................”

60루피 짜리 릭샤를 타자 한 녀석이 큰소리로 무엇인가 말한다.우리가 탄 60루피짜리 릭샤가 어둠속 도로를 달린다. 속도 계기판도 고장이다. 굉음을 내며 릭샤는 총알같이 달린다. 상처
난 도로를 곡예사처럼 운전한다. 수없이 경적을 울리면서 마주오는 차도 피하지 않는다.그런데도 가이드는 ‘야!~호’ 혼자 신이났다. 나는 30루피(약900원) 때문에 죽을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낮에 호텔 찻집에서 무심코 주문한 짜이 한잔 값은 250루피였다. 짜이 한잔 값의 1/8도 안 되는 30루피 때문에...)브레이크를 밟는 것처럼 다리에 온힘을 주었다.
 
바람 부는 날 널뛰듯이 온 몸을 흔든지 20여분, 게스트 하우스 동네입구에 도착했다. 담배 한대를 물었다. 가이드가 들어간 사이 릭샤 기사를 불렀다. 그리고 20루피를 팁으로 주면서 “고맙다”고 하자 그는 계면쩍은 목소리로 피식 웃으며,“미안하다. 팁 고맙다... 나는 행복하다.당신도 행복해라.”(출발시 우리 릭샤 기사가 동료들에게 부탁받은 말은 난폭하게 운전하여 혼내주어라는 말이었다.)
 
걸인에게 돈을 주어도 고맙다하지 않는 인도에서 ‘땡큐’ 소리를 릭샤 기사로부터 처음 들었다. ‘산티 로찌’게스트 하우스의 좁은 문을 통해서 ‘루프트탑’식당의 옥상으로 올라갔다.동네에서 제일 높은 세멘트 바닥의 옥상에는 아무런 장식도 없고 나무 테이블이 다섯 개있다. 어둠속의 세상이 다 보인다. 그래서 좋다. 배낭여행자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를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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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배낭여행자처럼 나도 나무의자에 앉아서 맥주나 짜이(홍차와 우유를 끓여서 설탕을 넣어 마시는차. 생강맛이 나는 고급 짜이도 있다.)한잔을 하면서, 갤러리에서 그림을 감상하듯 ‘타지마할’의 아름다움을 보고 ‘샤 자한’의 러브 스토리에 젖어보려 했는데... 릭샤꾼의 음성이 환청되어서떠오른다. (행복이 무엇이냐? 너는 행복하냐?) 인도여행에서 들을 수 있는 ‘깨달음’의 소리다.

맥주와 난(발효시켜 화덕에 구운 밀가루병)을 주문했다. 가이드는 잘도 먹는다. 달도 별도 없는 밤하늘 아래 ‘타지마할’이 동네 불빛을 안고 실루엣처럼 떠있다. 30루피 때문에 시원한 맥주 맛까지 잃어버렸지만 ‘행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계기가 되었다. 회교도의 추수 감사제 축제소리가 온 동네를 울린다.
 
스피커에서 크게 울려되는 경전소리는 나에게 교만과 겸손을 가르치고 있었다. 삶의 아름다움과 행복은 무엇으로 느끼는 것 일까...?불꽃같은 사랑, 마르지 않는 눈물 인도의 건기 시작인 11월의 아침햇살이 ‘야무나 강’의 물안개를 걷어내고 있다.어젯밤 릭샤꾼의 “행복이 무엇이냐? 너는 행복하느냐?”절규 같은 음성이 아침이 되어도 가슴에 각인되어 있다.
 
‘타지 마할’의 동쪽 문에 왔다. ‘오바마’미국 대통령의 ‘타지마할’ 방문을 앞두고 입장검색이 까다롭다. ‘인드라 간디’국제공항의 입국심사보다 심하다. 아무것도 갖고들어갈 수 없다. 카메라만 들고 가라 한다. 비싼 입장료에는 생수 한 병과 양파주머니같은 덧신이 포함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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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격인 붉은 색의 ‘무케두 아트’문을 들어섰다. 물안개를 걷어낸 아침 햇살이 흰대리석의 ‘타지 마할’을 빛나게 한다. 직사각형 긴 수로에 비친 ‘타지 마할’은 환상적이다. 사방에 높은 첨탑을 배치한 흰 대리석의 궁전은 완벽한 대칭건물로 매우 아름답다. 가운데 돔 지붕 모양이 하얀 백합 같다. ‘타지 마할’은 무굴황제 ‘샤 자한’이 14번째 아이를 출산하다가 죽은(39세)아내‘룸타즈 마할’을 추억하기 위해서 만든 무덤이다. 이탈리아, 이란등 세계의 건축장인과 20,000여명이 동원되었으며 그 공사기간은 22년이나 걸렸다.

흰 대리석으로 된 내부의 벽은 준보석을상감기법으로 처리하며 화려함을 극대화했고, 관을 둘러싼 팬스같은 흰 대리석의 스크린에는 꽃과 줄기를 새겨 빛의 세기와방향에 따라 꽃의 색깔이 실물처럼 보이도록 했다. 죽은 아내를 위해서 만든, 지상 최고의 미를 갖춘 순결한 궁전이고 화려한 무덤이다. 스페인 ‘그라나다’의 ‘알함브라’궁전이 모델이다.

이 궁전공사로 인하여 국가재정이 파탄되고 민심이 극도로 나빠지자 아들은 ‘샤자한’을 폐위시킨다. ‘타지 마할’과 2km거리에 있는 ‘아그라성’에 유폐된 ‘샤 자한’은 아그라성의 ‘포로의 탑’에서 ‘타지 마할’을 보면서 죽는 날까지 아내를 그리워했다.
 
붉은 사암으로 된 거대한 ‘아그라 성’에서 보면 눈앞의 ‘야무나 강’건너 ‘타지 마할’이 아스라이 보인다. 죽은 아내의 무덤을보면서 슬픔과 좌절의 8년 세월을 보낸 ‘샤자한’은 죽어서 아내 곁으로 갈 수 있었다.‘샤 자한’의 눈물은 지금까지 ‘야무나’ 강물처럼 마르지 않고 흘러내리는 것 같다.
 
‘샤 자한’의 불꽃같은 사랑과 물안개 같은 8년의 여생과 그리고 죽음, 그래서 인도의 여인들은 남편의 자신에 대한 사랑을 '샤 자한’의 사랑과 비유한다.그래서 ‘타지마할’에 오는 부부들이 많다고 한다.
<계속>
[2010년 12월 16일 제14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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