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내일은 인도다
인도의 대변혁
인구 10억에 국토면적이 남한의 35배나 되는 인도는 신비의 나라, 종교와 철학의 나라, 카스트의 나라, 빈부격차가 극심한 나라로 알려져 왔다. 지금도 각종 기초 기계류조차 수입에 의존해야할 정도로 산업기반이 취약하고 국민의 40%이상이 빈곤선 이하에서 허덕인다.
그러한 인도가 세계의 경제 전문가들에 의해 BRICs로 불리면서 미래의 경제 대국으로 지목되고 있다. 풍부한 지식정보인력을 바탕으로 IT, BT산업을 돌파구로 삼아 21세기 지식정보산업 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제2의 실리콘밸리, 남인도 뱅갈로에는 최첨단 IT 전용 빌딩이 들어서 IBM, 인텔,HP, 오라클, 소니 등의 다국적 기업이 대부분 진출하고 삼성전자연구소, LG soft도 있다.
또한 핵을 개발하고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등 첨단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다. 99년5월 우리별 3호가 인도 남동부 첸나이 북쪽 30km에 있는 샤르기지에서 발사된 것을 기억하는 한국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인도의 외환보유고는 91년 IMF 위기시 5억불 정도였으나 2004년 초 1000억불을 넘어섰다.
국민총생산은 2002년 한국4770억불을 초과한 5120억불로 세계 12위였으며 수출입액도 급속히 증가하여 2002년 1100억불에 달했다. IT수출은 1997년17억불에서 2002년 97억불로 대폭 증가했다.
그리고 경제 체제는 IMF 위기가 한창이던 1991년 5월 27일 차기 수상으로 유력하던네루 가문의 라지브 간디가 선거 유세 중암살되고, 라지브가 이끌던 국민회의당 원로인 라오가 수상에 선출되면서 사회주의색채의 내부지향 통제경제를 버리고 외부지향 개방경제로 대전환을 한다.
중동은 석유, 인도는 S/W 인력
근본적으로 투자 재원이 부족한 인도 정부는 대규모 투자 없이도 달러를 벌어들일수 있는 산업으로서 고학력 풍부한 인력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선정 장기적으로 육성하는 계획을 실천하게 된다. IT 관련 수입에 무관세 적용,소프트웨어 수출로 벌어들인 이익에 대한 소득세 면제, 판매세(Sales Tax) 면제 등의혜택 외에 각 주정부들은 경쟁적으로 IT 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을 건설하여 국내외 소프트웨어 기업을 유치 지원하였다.
또한 청년 3명 중 1명이 실업자일 만큼 실업률이 높은 고용시장 속에서 청년인력들은 고소득으로 해외취업이 가능한 S/W산업으로 몰리게 되었다. 그래서 인도는 영어구사 과학 분야 전문 인력이 미국 다음으로 많다.
인도정부는 IIT(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를 비롯하여 약 250개의 대학에서 IT 인력을 교육시키고 있다. 여기서 배출된 인재들은 이미 세계 IT, BT 등의 첨단산업 분야에서 중심역할을 하고 있으며, 세계 유명 다국적 기업들이 앞다투어 IT 및BT관련 분야의 인도기업과 제휴하거나 인도에 직접 진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도와 IT 협력을 위해 우리가 할 일
첫째는 우리 측 프로젝트 리더의 마스터플랜능력을 키워야한다. 마스터플랜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개발과정에서 수시로 수정보완이 필요하므로 원거리에 있는 인도인들을 활용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미국의 경우는 마스터플랜이 잘 되어 있어서 이메일로 문서만 인도에 보내고 수시로 진행사항을 점검해나가기만 하면 된다.
둘째, 인도 프로그래머들과 협력하기 위해서는 영어구사 능력이 있는 프로그래머를 육성해야한다는 것이다.
셋째, 문서화(Documentation)를 잘해야한다. 한국의 경우 개발 핵심인력이 빠지면 회사 내 지식도 모두 사라져버린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개발과정의 문제와 해결방안, 특정 기술에 대한 내용들이 문서로 축적되어 있어야 한다.
인도경제에서의 공기업
인도정부의 공기업 정책은 공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공기업 대부분 정부 보호 하에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어 경쟁의 원리가 배제되고 있다. 따라서 이익이 나고 있더라도 비효율성의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있다.
실제로 인도의 정부기업은 적정인원보다 두세 배의 인원을 고용하고 있다. 실업률 통계가 필요없을 만큼 고실업 상태이므로 정부는 낮은 임금이라도 고용만 유지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1991년 인도가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 인도정부는 물론 IMF등이 제시한 처방의 하나가 공기업의 효율성 제고 또는 민영화추진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별로 진척이 없어 97년 정부는 공기업 정책을 획기적으로 수정하였다. 상위 11개 공기업을 국제적으로 경쟁할 수있는 ‘글로벌 자이언트’로 육성하겠다는‘나트라트나스 계획’과 현재 이익이 나는 97개의 공기업을 ‘인디언 자이언트’로 육성하겠다는 ‘미니라트나스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이들 공기업의 육성을 위하여 신규투자를 위한 자금조성, 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자체 이사회에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 아시아 1,000대 기업에 드는 인도공기업 13개를 보면 아시아 45위의 인디안오일(IOC), 199위의 바라트 페트롤리움(BPCL), 220위의 힌두스탄 페트롤리움(HPCL)등 정유회사가 인도 공기업 중에서 1,2,3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281위의 식품유통과 배급을 맡는 Food Corp., 285위 오일 및 가스를 생산하는 ONGC, 201위의 철강생산업체 SAIL이 있다. 전력을 생산하는 NTPC가 아시아 344위, 중공업의 BHEL은 704위, 가스 생산하는 GAIL은 714위이다.
VSNL은 전화, 인터넷 등의 통신업체로서 아시아 740위, MMTC는 광산물을 독점 거래하는 회사로서 아시아 906위, MTNL은 전화통신회사로서 아시아936위, CRL은 저유회사로서 아시아 981위를 차지한다.
이렇게 인도 20대 기업에는 정부 보호하에 해당 산업을 오랫동안 독점하는 우월적 지위를 가진 공기업이 대부분이다. 인도정부는 이들 공기업이 국제적인경쟁에 노출된 적이 없어 과잉 인력, 비효율 등 상당한 문제점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이들을 혁신하여 ‘글로벌 자이언트’로 키워 국제경쟁에 대비하려는것이다.
<계속>
[2010년 11월 15일 제13호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