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서쪽에 위치한 라스코 지역에서 18세 소년 마르셀과 친구들은 동굴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화려한 색깔의 암각화들을 보게 되었다. 이후 고고학자 앙리 브뢰이유를 통해 라스코 동굴벽화는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1940년 일이다.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국제순회 광명전’ 프랑스에 가도 못 본다는 라스코 동굴벽화를 한국까지 어떤 방식으로 가져와 보여주는지 매우 궁금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의 진두지휘아래 62개의 컨테이너로 만든 검은 동굴벽화 전시관이 저만치 보인다.구석기인들은 울퉁불퉁한 동굴 벽에 다양한 동물의 모습을 그렸다. 채석장의 광물을 빻아 검정, 빨강, 노랑, 흰색으로 붓을 사용해 그림을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하얀 석회암위에 방해석의 얇은 층이 덮여진 동굴 벽이 멋진 캔버스 역할을 했다.
최대 5m에 이르는 라스코 동굴벽화는 단순한 선과 면으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동물들의 움직임을 순간묘사로 표현한 역동성, 사실성은 현대미술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이에 선사시대 루브르 또는 석기시대 피카소라 불리게 된다.
라스코 동굴벽화는 2만여 년 전에 프랑스 도르도뉴 지방에 살았던 크로마뇽인들이 그린 것으로 도르도뉴 지방에서 발견된 동굴 벽화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훌륭한 것으로 손꼽힌다. 1940년에야 발견된 라스코 동굴벽화는 5년 뒤, 본격적인 발굴이 시작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1979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라스코 동굴은 후기 구석기시대 주거지로 추정되며 2000점 이상의 다양한 암각화와 유물들이 발견된 최대 규모의 문화유적이다. 동굴 내부의 그림은 대부분 동물이다.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한 것은 100여 점이라고 한다.
황소, 들소, 산양, 사슴, 노루, 사람, 알 수 없는 기호 등의 그림은 생동감이 넘쳐흐르고 있다. 초원을 달리는 말과 무리지어 강을 건너는 사슴들의 모습은 너무나 생생해서 구석기 시대에 그려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그림에는 지금은 멸종된 동물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동굴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벽화가 빠르게 훼손되자 프랑스 정부는 1963년, 일반 관람을 금지한다. 1983년에 라스코 동굴에서 2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복제동굴 일부를 조성, 일반에게 공개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정부는 선사시대의 유물인 라스코 동굴벽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순회전시를 해 왔으며, 아시아에서는 광명 동굴에서 최초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전시관 내부는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면서 동굴벽화를 현장에서 감상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조성되어 있다.
선사시대를 대표하는 동굴과 벽화를 3D 첨단기술을 동원한 현대적인 기법으로 재현하여 전시하고 있다. 2만년전 크로마뇽인들의 유전자가 현대 복원가에게도 들어있는 듯 진지한 느낌을 내내 받았다.
라스코 동굴벽화 광명전은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기획되었고, 프랑스 측에서 광명시에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 광명시 양 시장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라스코 동굴벽화는 구석기 선사시대의 생활과 예술을 프랑스에 가지 않고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며 교육적인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꼭 관람을 권하고 싶다며 특히 라스코 동굴벽화 전시를 문화소외지역인 도서, 벽지 청소년들이 관람할 수 있게 도서, 벽지 청소년 초청사업을 추진하고있다” 고 했다.
[2016년 6월 24일 제77호 1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