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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경의 지구촌의이웃들

캣맘(Cat 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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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맘이란 요즈음 유행어로 길고양이를 사랑해서 거둬 먹이는 한국 여성을 뜻한다. 20여 년 전 뮤지컬 ‘캣츠’를 어린 딸과 함께 본 일이 있다. 어두운 밤의 대도시 뒷골목을 배경으로 길고양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사람처럼 춤추며 노래 부르고 이야기 하는 뮤지컬이다. 대도시 고양이 세계의 기쁨과 슬픔을 엿볼 수 있었다.
 
케냐에 온 한국의 축산 전문가가 말하기를 고양이는 가축에 속하지 않는다고 했다. 가축의 정의는 사람이 개체수를 통제할 수 있어야하는데 고양이는 통제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축에 속하지 않는다고 해서 놀란 일이 있다.
 
과연 오늘 날 도시는 넘쳐나는 길고양이들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아파트 단지마다 늘어나는 길고양이 문제로 골치를 썩이고 있다. 이웃 일본에서는 진작부터 길고양이를 포획하여 국가가 중성화 수술을 해주고 고양이 귀에 수술했다는 표지를 달아준다. 주로 여성 캣맘들이 자원봉사를 하는데 표지 없는 길고양이를 붙잡아 수술이 끝나면 귀에 표지를 달고 다시 풀어주는 일들을 한다.
 
이제 우리나라 차례가 된 듯하다. 나의 천사 같은 시누이는 동네 길고양이 두 마리를 입양했다. 그것도 모자라 아파트에 떠도는 길고양이들을 오래 전부터 돌보고 있다. 고양이밥 줄 시간이 되면 얼른 집에 돌아가야 하고 여행도 함부로 갈 수 없다. 고양이털로 인한 남편의 불평도 주민과 관리사무소의 반대에도 캣맘들은 눈치껏 계속 밥을 주며 돌보는 것이다.
 
어느 날 내가 거들었다. 고양이를 그냥 밥만 먹일 게 아니라 중성화 수술을 시키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런데 동물병원의사들이 개인적으로 데려가면 돈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나도 유기견을 교통사고현장에서 주웠는데 바로 앞 동물병원에서는 유기견 치료를 거부했었던 일이 있다.
 
최근 용인 캣맘 사망 사건을 보고 경악을 했다. 좀 더 이성적으로 진작 떠돌이 고양이 문제를 공론화 했더라면 이런 기막힌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인터넷을 살펴보니 우리나라도 농림축산부에서 아래와 같은 사업을 벌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길고양이가 걱정 되는 시민들은 필독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http://www.animal.go.kr/portal_rnl/abandonment/public_list.jsp 동물보호상담센터 1577-0954 이메일 loveanimal@korea.kr
 
여기서는 길고양이를 포획하여 중성화 시술을 해서 다시 풀어준다고 한다. 고양이의 번식력을 억제하고 장기적으로는 길고양이의 수를 줄여주기 때문에 번식기 동안 들리는 고양이 울음소리를 줄여줌으로서 시민 불편을 줄여주는 사업이다. 이참에 좀 더 조용하고 쾌적한 대도시의 삶을 기대해본다.
 
 
[2015년 10월 26일 제69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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