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29일

오민경의 지구촌의이웃들

인 도

 
 
오민경.jpg

인도에 대해 한 시도 끈을 놓쳤던 적이 있었던가.
 
남북한 뉴스가 CNN을 쉬지 않고 장식하듯 끊이지 않는 인도 소식에 내 귀는 열려있다.
블로거 이인철씨의 인도에 관한 글을 관심 있게 읽으며 주한국인도 대사 부임 뉴스에 귀가 쫑긋해진다.
 
지난 날 나는 인도에서 삼년 여를 살아 보았다. 삼년이라는 세월은 길다고 보면 길고 중요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기간이다. 내 아이들이 십대를 보낸 곳이며, 십대 부모의 즐거움과 괴로움
을 경험했던 곳이며, 인도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접해볼 수 있었던 곳이다.
 
인도에 살았었다고 하면 보통 묻는다. 인도 생활이 어땠어요?” 인도요?” 끔찍했던 더위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나는 짙은 추억에 잠긴다. 할 말이 많은데 한꺼번에 다 쏟아낼 수는 없어,“인도요? 인도는요 ... 진하지요
 
인도문화에는 뭔가 있다. 진하다. 문화가 진해서 끔찍했던 더위의 기억일랑 덮어버렸을까? 인도는요, 작품이에요, 이리 돌아봐도 작품, 저리 돌아다봐도 작품나는 그 작품들을 사진이나 그림으로 담아오지 않았다. 머릿속에 담아왔다.
 
그로부터 20여년 후 최근의 일이다. 다람살라에서 정진하고 계신 청전스님이 쓰신 글과 손수 찍은 예술 작품 못지않은 사진을 보내 주셨다. 60여년을 바느질했다는 팔순 노인의 일하는 사진인데 가히 작품이다. 남편더러 사진 좀 보라니까 간디냐고 물을 정도다.
 
한 가지에 긍지를 가지고 60여년을 한결 같이 일한 사람의 깊이와 노련함과 철학이 사진에뚝뚝 묻어나온다. 어느 배우더러 그런 포즈를 취하라하면 그런 얼굴이 나오겠는가. 어느 박물관 세팅을 촬영한다면 이런 현장이 나오겠는가.
 
연재- 오민경여사 원고관련 이미지.jpg

 
내 컴퓨터 바탕화면에 깔고 매일 그 노인을 바라다보기에 이르렀다. 인도는 진하기 짝이 없다. 끊이지 않는 이야기가 숨어있는 나라, 나를 생각 하게 만드는 나라. 이제 다 독립해서 떨어져나간 나의 아이들도 인도를 그리워하긴 마찬가지다. 언젠가 꼭 인도에 다시 가볼 거라고한다.
 
나의 인도시대 인연으로 알게 된 사람들과 지금까지도 다정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 중 현회장님과 안젤라양은 인도 하면 간디 다음으로 떠오르는 분들이다. 색채의 향연 홀리가 지나고 지금쯤은 스멀스멀 더위가 올라올 뉴델리에서 브릿지게임을 하고 계실 것이다.
 
지난달 안젤라양이 서울에서 며느리를 보게 되었을 때 시어머니 예단으로 아프리카 수단 이태석 신부님 장학회에 기부금을 하게 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인도의 안젤라양이 자랑스럽다. 결혼 시킬 이곳 부모들에게 이야기했더니 훌륭한 친구를 두었다며 나까지 덩달아 올라갔다.
 
안젤라 만세, 인도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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