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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경의 지구촌의이웃들

<31>사소하지만 …

 
 
 
 
 
 
 

오민경 / 자유기고가
 대사부인으로 전세계 20여개국을 순회했다. 현지인들과 부대끼며 생활해온 지구촌의 경험과 세계여행을 하며 느껴온 감상의 소회를 연재하고 있다.
 
 
 나는 광고 전문가가 아니지만 시장경제 틀에서 소비자로서 매일 광고를 접해야 하기 때문에 광고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예전 라디오를 통한 광고라는 것은 단순 반복되는 노래로 강조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미원’ ‘미풍’ 광고가 기억난다. 그렇게 소비자의 뇌에 박히도록 반복하면 한 번 정도 효과는 볼 수 있겠지만 소비자는 질리게 되어 결국 사랑 받지 못하는 광고가 된다.
 
 요즈음엔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방법을 택해 소비자가 사랑을 느껴 다가오게 만든다. 의미 있는 反戰 사진 광고나 공익 사회 활동을 은근히 강조하는 기업, 환경 관련 사진등이 뇌리에 남는걸 보면 효과가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매일 여다보는 컴퓨터에서 인터넷 광고를 피할 수 없다. 광고예술로 봐 줄 수도 있는 밉지 않은 광고들도 더러 있다. 그런데 참을 수 없이 불쾌한 그림이나 사진들이 있어 이 글을 쓰기에 이르렀다.
 
 내가 주로 접하는 인터넷 daum이나 naver, 조선, 동아와 CNN, BBC 등에 등장하는 광고에서 어떤 차이를 발견했다. 이들 외국의 인터넷 광고에서는 역한 느낌을 주는 적나라한 사진과 표현이 드물며 될 수 있으면 보기 좋은 모양새로 보여 지려고 하는걸 알 수 있다.
 
 입을 쩍 벌려 추한 입속을 그대로 들어내며 임플란트 치과를 선전하고, x배라는 문구를 강조하며 뱃살을 끄집어내어 쥐고 강조하는 사진, 구역질나게 만드는 피부병 사진들을 보면 도망치고 싶어진다. 또 우리의 변비약 광고는 적나라하다. 심지어 ‘쾌변’이라는 요구르트도 있다.
 
 나는 그 요구르트를 사고 싶지 않다. 스위스 버스광고에 한 여자가 친구에게 귓속말로 알려주는 은근한 변비약광고가 기억난다.
 
 외국 인터넷 사이트에서 역겨운 모습을 안보여주는 것은 방송 중에 욕이 나오면 방송국 자체에서 욕을 ‘삐’ 소리로 감추는 것과 같은 맥락 인 듯하다.
 
 명랑한 사회와 인간의 존엄성 유지를 위해 매스컴에서 표현은 걸러지며 만인에게 보여지는 것은 기왕이면 아름다워야 한다는 철학이 있는듯하다. 울부짖는 모습을 美化해서 클로즈업하는 우리 매스컴과 대조적이다.
 
 김정일 장례식의 울부짖는 모습도 이산가족 상봉하면서 우는 장면도 우는 사람의 존엄성은 생각도 안하고 매스컴에 크게 올리는 것이 당연시 여기는 문화가 된 지 오래다.
 
 우리나라 식당 이름들에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추한 이름들이 있다. 제주 x돼지, 닭 x집, 무슨 코딱지, x싼 바지 등. 이런 간판을 건 식당이나 가게에는 들어가고 싶지 않다. 동화책 제목에도 방귀 이야기가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하는데 이는 문화차이에서도 기인할 것이다.

 매스컴이나 거리 간판은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 우리도 때가 되지 않았을까, 방송에서 욕설이 지워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혐오스러운 사진이나 적나라한 文句들을 걸러야 점잖은 분위기가 회복되지 않을까. 그래서 험악한 청소년 문제도 순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나의 학창시절 한 선생님 별명이 ‘x덩어리’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사춘기 스트레스를 우린 그런 식으로 풀었던듯하다.
 
 ‘늑대와 함께 춤을’ 이라는 아름다운 인디언 이름이나 ‘달속의...’ 라는 프랑스 배우의 어릴 때 별명, ‘멀리서 온 손님’ 이라는 마사이족의 염소이름. 이런 사소한듯하나 아름다운 것들 그리고 부드러운 것들이 그립다.
 
[2012년 5월 14일 31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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