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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경의 지구촌의이웃들

사이버 정원사

 

 내게 사치가 있다면 정원블로그를 탐방하는 일이다. ‘천리포 수목원‘ 이란 블로그에서 나무 사진들을 감상하고 기자출신 블로거의 잔잔한 이야기에 귀를 기우려 보는 일, 그를 통해 미국의 타샤 튜더 할머니의 삶을 알게 되었고 한국의 민병갈씨를 알게 되었다.

 故민병갈씨는 육이오 참전용사이며 휴전직후에 미국에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귀화했다. 결혼도 안하고 충남에 거친 땅을 사들여 애인처럼 수목원을 가꾸어냈다. 그는 없지만 지금도 그의 천리포 수목원은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돈을 쓰는 방법 중에 마음에 쏙 드는 방법이 있다. 민병갈씨처럼 땅을 사드려 개발을 못하게 하고 숲이나 자연 또는 공원으로 남겨두는 일이다. 아직 우리나라 재벌들은 그런 곳에 생각이 못 미치고 있는듯하다. 다른 나라에서는 제법 돈 있는 사람들이 자연보존에 이런 식으로 참여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그린벨트를 풀어놓는 우리 정부를 바라다만 보지 말고 돈 있는 개인이 땅을 사들여 공원을 만들거나 숲을 그대로 유지 시킬 수만 있다면 후세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지구에 덜 미안할 일이다.
 
 요즈음 여느 신문에서나 정원 블로그를 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과학적인 농사관련 지식도 공유하고 제대로 된 먹거리 연구의 실상도 접할 수 있다. 영국의 유명한 젊은 남자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의 강의를 들어보았다. TED 연설에서 들은 그의 폭탄 같은 이야기는 이렇다. (명사강의로 들어가면 강의가 나오고 한글자막이 나온다) 그는 잘못된 학교급식을 분석하고 개선안을 내놓는다. 우유에는 달리 뭘 첨가하지 않아도 되는데 더 많이 팔려는 우유회사들의 욕심으로 설탕이 첨가된다고 한다. 설탕이 함유된 우유 등을 계속 아이들에게 멕이는 일은 아동학대의 극치라고 한다. 훼스트후드(fastfood)로 비만이 된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니까. 먹거리 때문에 생기는 비극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며 아이들에게 옳은 먹거리 교육은 물론 몇 가지 요리를 가르쳐야 한단다.
 
 아직은 사이버 정원사인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사이버로 접하는 정보를 이렇게 나누어주는 일일 것이다. 네살박이 손자에게 상추 다듬는 일을 가르치고 상추라는 이름을 가르쳐볼까.아니 그 아이는 이미 브로컬리에 통달한 수준이다. 그 아이는 브로컬리를 잘 먹으면 훌륭한 오토바이 선수가 될 거라고 믿고 ‘브로컬리 파스타’를 맛있게 잘 먹는다. 2010. 11. 20
 
[2010년 12월 16일 14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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