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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경의 지구촌의이웃들

일하는 부모와 손자보기

 

5살짜리 손자의 여름방학이 두 달이나 되는데 일하는 손자 엄마의 휴가는 20일 정도다.이 일을 어찌할꼬? SOS가 오고 나는 또 보따리를 쌌으며 지금 스위스에 와 있다.
는데 일하는 손자 엄마의 휴가는 20일 정도다.이 일을 어찌할꼬? SOS가 오고 나는 또 보따리를 쌌으며 지금 스위스에 와 있다.

 
조용하면서 다부진 사람들이 사는 이곳에 몇 년 째 왔지만 스위스는 잔잔하다. 세상 경제나 정치적 상황이 심각해 보여도 이곳은 조용하며 시장물가도 여전하다.안정됐다는 이 나라에서도 아이들 맡길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
 

아이가 서너 살이 되어서 유아원에 넣어도 사설 유아원은 비용이 많이 들어 큰 부담이 된다. 유치원 나이가 되어서 유치원에 넣어도 대개 공립유치원은 하루에 서너 시간 밖에 열지 않는다. 긴 시간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은 높은 비용문제가 있다.
 
 


세상 어디서나 오늘날 육아문제는 나라전체의 중요한 이슈가 되어 있다.노령화 문제도 심각한지라 육아와 노령화문제를 현명하게 합쳐 해결을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집 가까운 곳에 있는 노인정과 유치원간에 자매결연 맺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구미 각국에서 노인과 유아 문제를 연결시켜 윈윈하는 방법을 연구 중인 걸로 알고 있다.
 
 
옆집 화비안느는 가까이 시부모 댁이 있어 급할 때 아이를 맡긴다. 이렇게 각자 집을 가지고 한집 건너 살 수 있다면 좋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노인문제나 육아나 둘 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곳엔 여름 방학동안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다. 비용과 통근문제가 있긴 하지만.
 
 
내 손자는 테니스클럽에서 하는 테니스 레슨을 일주일 받았다. 나는 매일 따라다니면서 테니스 코치 방법을 유심히 보았다. 아이 10명에 선생 4명이 여러 기구를 사용하며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 어린이에게 공과 친하게 한다.
 
 
아이들끼리 공을 주고받게도 하고 서비스까지 해보도록 가르친다. 일주일 후 아이들은 테니스와 어느 정도 친근감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큰 흥미가 없었던지 내 손자는 끝나는 날 미련이 없었다.
 
 
그 다음 주에는 축구클럽에 따라 다녀봤다. 아늑한 인조 잔디 축구장에 아동 8명에 선생 3명이 붙어있다. 3시간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지루하지 않게 가르친다.축구지도는 영국청년들이 아르바이트로 하는 것 같았다. 선생과 아이들은 모두 영어불어를 동시에 구사했다.
 
 
첫 날 엄마와 떨어지면서 울던 아이가 그 다음날부터는 방긋방긋 웃으면서 축구를 하다가 넘어져도 울지 않는다. 마지막 날 아이들은 약간은 서운한 기분을 가졌다가 축구교실 기념메달을 받고 곧 흥분해서 돌아왔다.
 
 
축구만큼 모든 아이들에게 흥미를 일으키는 운동이 있을까싶을 정도로 손자는 축구에 흥미를 보인다. 오늘도 나는 집 마당에서 손자와 축구를 한다.이리 뛰고 저리 뛰고 힘들지만 아이패드를 하게 내버려둘 수는 없으니 땡볕이라도 참고 태클을 한다.
 
〔2012년 8월 28일 34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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