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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이야기

소통과 정을 나누는 거리마켓 ‘지구인시장’

골목이야기<15> 보수동골목 벼룩시장 ‘지구인 시장’
 
 
 
착한소비 이끄는 지구인들의 소통·교류의 장
“물건도 팔고 즉석에서 그림도 배우고” 흥미진진
 

유난히 길었던 여름 더위가 물러갈 즈음, 주말 보수동 민주공원이 부산스럽다. 다가가보니 ‘지구인시장’이라는 큼직한 팻말과 함께 거리마켓이 한창이다. ‘지구인 시장’은 2010년 5월, 사회적기업을 공부하던 5명의 젊은이들이 뜻을 합해 시작되었고 단순한 벼룩시장 그 이상의 의미이다.
 
시민들이 함께 즐기고 소통하여 착한 소비를 실천하자는 뜻 깊은 소비의 장인 것이다. 지구인시장 대표 엄오동씨는 처음 지구인시장을 열 장소가 마땅치 않아 부경대, 자갈치 시장 등으로 장소를 옮기다 마침내 보수동과 부전동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팀원이 5명이라 5명이 각자 돗자리 하나씩 깔고 집에서 안 쓰는 물품을 가져다 팔면서 시작했습니다. 장소를 잡는데 꾀나 애를 먹었습니다. 그런 자그마한 경험들이 쌓여 지구인시장이 점차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꾸준히 함께 노력하고 이끌어온 팀원들이 고생을 많이했죠.”
 
지구인시장 덕분에 한산한 주말 민주공원에 활기가 돋는다. 안 입던 겨울옷들을 팔던 한 아가씨는 사은품으로 마스크 팩을 주는가하면, 가지고 온 옷들을 코디해 세트로 할인 판매하는 센스를 발휘하기도한다.
 
딱 한 번 입었다는 니트스웨터가 삼천원, 손바닥만한 아기신발이 이천원이라니. 구경꾼들의 눈길과 손길이 바쁘다. 물품을 담아주는 쇼핑백도 눈에 띈다. ‘돌고’라는 테그가 부착된 이 쇼핑백은 참가자들이 기부한 안쓰는 종이가방을 재활용한 것이라니 운영진들의 착한 소비를 위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물건 뿐 아니라 재능도 팔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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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좌판들 사이로 톨페인팅을 체험할 수 있는 곳도 인기만점이다. 톨페인팅으로 집에 있는 가구를 예쁘게 꾸며볼 수 있다니 장보러 왔다 그림도 배우고갈 수있다. 이렇듯 지구인시장은 참여 지구인을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집에서 사용하던 물건이나 필요 없어진 물건을 파는 벼룩지구인, 두번째는 수공예 등 직접 만든 물건을 파는 수공예지구인, 마지막으로 자신의 재능을 파는 재능지구인이다.
 
물건 거래뿐 아니라 좀 더 다양한 콘텐츠를 품고 즐길 수 있는 시장이 되기를 바라는 운영진의 아이디어다. 작은 공연을 준비한 재능지구인이나 자신의 재능을 시민들과 함께 하기를 바라는 재능지구인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라고.
 
“한번은 귀여운 대학 신입생 네 분이 오셔서 홈메이드 빵을 팔았던 적이 있었어요. 홈베이킹이 취미인 한 친구가 빵을 만들고 나머지 친구들은 앙증맞은 가격표와 활기찬 호객행위를 했어요. 그랬더니 오픈한지 얼마 안 돼 전부 다 팔렸었죠. 네명의 친구가 각자 담당을 맡아서 참가하는 모습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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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곳곳에 거리마켓을 만들거나, 기존에 존재하는 거리마켓들을 연결하여 함께 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는 엄대표는 앞으로도 팀원들과 지구인 시장에 좀 더 재밌는 콘텐츠를 접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한다.
 
“꿈같은 얘기지만, 모든 시민들이 공원같은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주말을 즐기며, 물건만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나누거나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작은꿈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그 꿈을 키워나가게 만들어주는 거리마켓으로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참가신청: 네이버 카페cafe.naver.com/webuywesell
 
백가영 기자
[2011년 10월 7일 24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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