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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이 사회가 공정하다 생각해?”

영화리뷰>공정사회(AZO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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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영화 ‘공정사회(감독 이지승)’가 개봉했다. 불편한 진실이 녹아 있는 영화 ‘공정사회’는 2003년 딸의 성폭행범을 ‘직접’잡은 엄마의 실화를 담아냈다. 그래서 제목부터 반어법이 녹아있다. 공정하지 못한 사회를 비틀어 표현했다.
 
남편과 이혼 후, 보험회사에 다니며 10살 딸아이를 홀로 키우는 ‘엄마’(장영남)은 보험 계약자와 상담을 하고 있었다. 계약을 진행시키느라 딸의 하교를 챙기지 못했다. 불안한 마음에 실종신고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딸은 길거리에서 만신창이가 되어 쓰러진 채 발견된다.
 
도대체 누가 내 딸에게 이런 짓을 한 것일까? 유명한 치과의사인 그녀의 전 남편은 아이의 사고 소식을 접하고도 심드렁한 얼굴로 “세월이 지나면 다 잊혀진다”는 말만 반복한다. 그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은 채 오히려 그녀의 전화마저 귀찮아한다.
 
성범죄자의 위치를 알고 난 후에도, 경찰은 밀린 업무에 급급해 수사를 요청하는 다급한 엄마의 억장을 무너뜨리고 만다. 결국 엄마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복수를 결심한다. 엄마는 딸이 기억하는 어린이집과 슈퍼마켓, 아파트의 특징을 적은 메모지 한 장을 들고 40일 동안 범인을 추적하고, 마침내 범인과 마주한다.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이 사회가 공정하냐”는 범인의 한마디는 그동안 겪어내야 했던 주위의 무관심과 맞물려 주인공에게 커다란 생채기를 남긴다.
 
영화 ‘공정사회’의 영어 제목은 ‘아줌마’다. 여자가 ‘아줌마’라 불리게 되는 순간부터 강인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특징은 사건의 발단과 복수의 과정 대신 여주인공의 상황에 방점이 찍혔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과 공권력 대신 ‘개인적’ 복수를 통해 응징하는 주인공을 두고는 찬반양론이 벌어지고 있다. 복수에 대해 찬성하는 누리꾼들은 “약자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개인적인 복수는 전근대적인 방식으로 법질서가 무너지면 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서기량 기자
[2013년 4월25일 제41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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