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4월 29일

영화/방송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그냥 즐겨봐!

부산 첫 여성영화제 ‘아는 척 마라’
 
 
여성문제도 쉽고 재미있게 즐기며 고민하고 성찰
‘모성’ 주제…경쟁부문 7편 초청작 5편 상영
 
 
   
 
 영화의 도시 부산에서 첫 여성영화제가 돛을 올렸다. 지난 5일~7일까지 부산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제1회 부산여성영화제가 그것.1회답게 ‘아는 척 마라’는 다소 오만하고 도발적인 타이틀을 내걸고 서울의 여성영화제에 이어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며 매진사례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 속에 열렸다.

 이번 영화제는 경쟁과 초청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경쟁부문 상영작수는 총 7편. 적은 듯 보이지만 사전 공모시 50여편의 작품이 몰렸을 정도.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코메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선보였고, 모성, 여성장애우의 일상과 욕망, 평화로운 소통을 꿈꾸는 레즈비언의 몸짓, 부모와 자식의 관계, 죽음과 기억의 문제 등 내용도 흥미로웠다.
 
 초청 부문은 국내 우수 여성주의 영화를 상영하고 여성감독을 소개하는 자리로 다큐멘터리와 극영화가 상영됐다. 이기숙 부산여성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영화제는 여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버리고 진정한 여성의 의미를 영화로서 재해석 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제를 개최해 시민들이 여성 문제를 고민하고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고 영화제 취지를 설명했다.
 
남원경 사무국장은“ 이번 1회 영화제에는 ‘모성’이 가장 큰 타이틀”이라며“ 문화관광체 육부 프로젝트 사업에 선정되어 기금마련에 도움이 됐지만 내년 2회 때부터는 부산시 등에 적극적으로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상영작
경쟁 부문의‘ 커밍아웃여행’은 레즈비언 감독이 만든 작품으로 커밍아웃한 딸과 소통하기 어려운 엄마의 이야기를 다뤘다. 레즈비언이라도 긍정적이고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주인공 ‘나’ 가 인상적이다. ‘조금 특별한 그녀’는 조기폐경에 걸린 여성과 트렌스젠더인 여성을 통해 육체적인 여성이 아닌 진정한 여성의 의미를 찾고자한 코메디 작품.
 
 경쟁 부문의‘ 커밍아웃여행’은 레즈비언 감독이 만든 작품으로 커밍아웃한 딸과 소통하기 어려운 엄마의 이야기를 다뤘다. 레즈비언이라도 긍정적이고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주인공 ‘나’ 가 인상적이다. ‘조금 특별한 그녀’는 조기폐경에 걸린 여성과 트렌스젠더인 여성을 통해 육체적인 여성이 아닌 진정한 여성의 의미를 찾고자한 코메디 작품.
 
‘오늘도 난 외출한다’는 33살의 뇌병변 1급 장애여성의 일상 외출기.‘ 장애’와‘ 여성’이라는 이중억압구조에 갇힌 장애여성의 현실을 알린다. ‘숨은, 작은 숨’은 고등학생 감독의 작품. 서갑숙씨가 출연해 되물림되는 낙태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말한다. 
 
 ‘하늘을 올려다 보다’는 죽은 아들을 통해 사랑과 죽음, 그리고 잊혀짐이 결코 남녀만의 것이 아니라 부모와 자식간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얘기한다.
 
 초청작은 총 5편. 부지영감독의 개막작‘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외모, 성격, 직업 등 너무나 다른 자매의 이야기. 공효진과 신민아가 자매로 출연한다. 아버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자매간에 거리를 두고 살아온 두 사람이 어머니의 죽음으로 아버지를 찾는 여행을 떠나면서는 사건과 사고 그리고 가족의 비밀에 관한 영화.
 
 이숙경감독의‘ 어느 개인 날’은 두 사람의 이혼녀들이 만나 로에 대해 공감하는 이야기. 임순례감독의 ‘날아라 펭귄’은 단편 옴니버스 인권영화.
 
 엄마의 기대가 부담스러운 9살 소년, 채식주의자인 신입사원, 기러기아빠, 아내의 이혼요구에 당황하는 귄위적인 퇴직가장등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공감할 수 있게 그려냈다. 차이를 다름으로 인정할 수 있는 사회를 소망하며 우리 모두의 오늘의 문제를 따스한 시선과 유쾌한 웃음으로 그려낸 수작이다.

 한국 최초의 레즈비언 국회의원 후보 최현숙의 선거 일정을 보여주는‘ 레즈비언 정치도 전기’와 한 대형마트 여성 노동자들의 510일간의 파업을 담은‘ 외박’도 상영됐다. 부지영감독과 이숙경감독은 관객과의 대화는 진지한 열기 속에 진행돼 재미와 감동을 주기도 했다.
 
   
11월 5~7일 까지 부산대학교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제1회 부산여성영화제’. 영화 속 여성의 삶을 들여다보는 심포지움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 심포지엄 ‘영화, 여성, 그리고 여성영화제’
 제1회 부산여성영화제를 더욱 빛나게 한것은 바로 학술 심포지엄. 6일 오후 1시 30분 롯데시네마 부산대관6관에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영화, 여성, 그리고 여성영화제’라는 주제로 주유신 영산대학교 교수의 기조발제로 시작됐다.
 
 ‘영화와 여성, 그 애증의 드라마’라는 기조발제에서 주교수는 영화 속 여성의 성적이미지와 수동적 역할에 대해 비판과 반성의 역사를 지적하며“ 90년대 이후 여성영화는 더 작고 낮지만 더 힘있고 구체적인 현실성에 발디딘 여성의 이야기들을 펼쳐보이고 있다. 
 
 이것은 여성영화가 하나의 미학이나 영화적 유형에서 벗어나 점차 문화적 이미지와 대중적 서사에 개입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를 전유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음을 말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서울여성영화제와 여성 영화인 모임등을 포함한 우리 모두의 과제는, 현실 속에서 항상 존재하지만 공적인 영역에서는 제대로 재현되지 못한 여성의 목소리를 영화 매체 속에 새롭게 담아내면서 정치화하고, 여성에 대한 새로운 종류의 이미지와 언어를 창조하며, 이를 기반으로 여성이라는 젠더를 굳게 묶어내고, 더 나아가 여성의 역사를 다시 쓰는 작업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표를 맡은 남인영 동서대학교 교수는‘ 여성주의 시네펠리아:서울국제여성영화제 관람문화’라는 주제로 2007년 국제영화제 평가서에서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상업영화도, 예술영화도 아닌‘ 운동’ 영화로 고립시키려는 시각에 대해 비판하며, 국제영화제들과 시네마 테크, 전용관 등 시네펠리아를 지지하고 육성 할 수 있는 기구와 단체들이 상호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킹 시스템을 제안했다.
 
조혜영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여성영화와 여성주의 영화의 가능성’이라는 발표를 통해 여성영화에 대한 다양한 접근방법에서 여성영화의 가능성을 정리했다.

김애라 기자 
[2009년 11월 23일 창간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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