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감동으로 기억되는 추억의 영화들을 소개하는 시네마테크 연말 프로그램 ‘오래된 극장’이 12월 24일(일)부터 내년 1월 25일(목)까지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열린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오래된 극장’은 올겨울에도 변함없이 감동과 깊은 여운을 남겨 줄 명작 25편을 선보인다.
‘오래된 극장 2017’에서는 지난 7월 31일 영면한 누벨바그의 여신 ‘잔 모로’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는 ‘잔 모로의 기억’부터 사랑과 우정이라는 주제 아래 당대 최고 배우들의 전성기 모습을 만날 수 있는 ‘마음의 고향’, 삶의 어두운 이면을 그린 추억의 명화들이 상영되는 ‘밤의 열기 속으로’까지 세 가지 섹션으로 마련된다.
‘잔 모로의 기억’ 섹션에서는 여신에서부터 귀부인, 하녀에 이르기까지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잔 모로’의 다양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11편이 상영된다.
부유한 중년 부인의 불륜을 다룬 ‘연인들’(1958), 제13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으로 욕망과 일탈의 여인을 연기한 ‘모데라토 칸타빌레’(1960), 자유롭고 천진난만한 성적매력과 신비한 분위기를 동시에 담아낸 ‘줄과 짐’(1962), 금발의 충동적인 도박꾼 그리고 하녀로 분한 ‘천사들의 해안’(1963), ‘어느 하녀의 일기’(1964), 허풍쟁이에 호색가인 폴스타프의 애인이자 창녀로 등장하는 ‘심야의 종소리’(1965),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담아낸 깊이 있는 연기가 인상적인 ‘타임 투 리브’(2005) 등이다.
‘마음의 고향’ 섹션에서는 몽고메리 클리프트의 대표작 ‘젊은이의 양지’(1951), 앤서니 퀸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으며 자유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희랍인 조르바’(1964), 결혼 12년 차 부부의 파란만장한 여행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 ‘언제나 둘이서’(1967), 모녀 관계를 통해 현대사회의 가족관계에 대해 고찰하는 ‘애정의 조건’(1983), 1930년 대공황기 속 작은 공동체의 균열을 섬세하게 포착한 ‘마음의 고향’(1984) 등 7편이 상영된다.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삶의 어두운 이면을 통해 깊은 울림을 선사할 ‘밤의 열기 속으로’ 섹션에서는 마약중독자에 대한 충격적인 묘사 ‘황금 팔을 가진 사나이’(1955), 인간 내면에 잠재된 부에 대한 갈망과 탐욕을 절제된 화법으로 그린 ‘태양은 가득히’(1960), 미국 남부 도시의 인종적 편견과 살인사건을 다룬 ‘밤의 열기속으로’(1967), 장 가뱅, 알랭 들롱, 리노 벤추라까지 당대 명배우들을 한 작품에서 만나는 ‘시실리안’(1969), 추리소설의 대가 모리스 르블랑의 원작을 영화화한 장-피에르 멜빌의 걸작 ‘암흑가의 세 사람’(1970), 마약 공급원을 추적하는 두 형사의 분투‘프렌치 커넥션’(1971), 더스틴 호프먼과 로렌스 올리비에의 연기 대결 ‘마라톤맨’(1976) 등 7편이 상영된다.
영화의전당 홈페이지(www.dureraum.org)참조 / 영화문의 051-780-6080
박정은 기자
[2017년 12월 22일 제95호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