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처음으로 시가 있는 요리 콘텐츠를 기획 제작해 온 김희영 시인은 시와 요리를 접목한
시집 '약밥이 속삭인다'(작가마을, 1만2천원)을 발간했다.
공무원 출신의 김희영시인이 최근 11번 째 시집 ‘약밥이 속삭인다’(작가마을, 1만2천원)를 출간했다. ‘요리와 시’라는 독특한 자신만의 창의적 콘텐츠를 선보인 김희영 시인은 요리하는 일이나 시를 쓰는 일은 우리의 삶처럼 온 정성을 쏟아 만든다는 점에서 다를 바 없음을 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시집에 담긴 시는 그냥 음식을 만드는 요리 법을 소개한다기 보다 요리와 음식에 담긴 철학을 자신의 경험과 시어로 풀어내는 느낌있는 시다.
이번 시집은 총 5부에 걸쳐 99편의 요리 시가 맛깔나게 구성돼 한 편 한 편 시를 읽을 때마다 요리를 상상하며 읽는 맛이 있다. 요리할 때 온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미각, 후각, 청각 등 공감각이 되살아나 상상력을 유발하는 독특한 시들이다.
정훈 문학평론가는 “시인은 미각의 구체적인 감각으로부터 시작해서 삶의 지혜를 가져오는 통각을 덩그러니 안은 채 앞으로 나아간다”며 시를 통해 “요리는 단지 허기를 채우는 대상이 아니고, 일상의 조그만 기쁨을 넘어 우리 존재가 발을 딛고 드높은 창공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를 견지해야하는지 궁구하는 실천의 하나라는 사실을 일깨우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시는 풍요로운 인간정신문화를 살찌우는 중요한 매개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이번 시집에서 온전히 보여주고 있다”고 평한다.
덧붙여 정훈 평론가는 “시인과 음식, 그리고 인간과 생명의 원활하면서도 신비한 관계성을 구체적이고 생생한 언어로 형상화하는 시편들에서 삶의 보람과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고 의미를 더했다.
평소 외식을 즐기기보다 직접 만들어먹는 음식을 선호하는 김희영 시인은 5년 전부터 틈틈이 요리를 만들며 유투브 ‘시가 있는 요리’ 채널을 운영, 구독자들이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방법이나 생활의 지혜를 소개해, 시와 요리라는 독특한 콘텐츠를 선보여왔다.
콩나물 키우기, 영양라떼 만들기, 애호박찌개, 매실청 담그기, 장담그기, 요플레 만들기 등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영상에 담아내고 마지막 부분에 그 음식과 관련한 시를 자막에 띄우는 방식의 독특한 콘셉으로 구독자들의 인기를 받아왔다.
음식이라는 일상의 소재를 다루면서 시인의 경험과 의식, 지혜와 통찰이 묻어나는 시어로 풀어내온 김희영 시인은 전국 최초 시를 접목한 요리영상을 창의적으로 선보였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시집의 제목으로 활용한 시, ‘약밥이 속삭인다’는 1부 ‘밥상머리의 사랑’ 편에 소개한 것으로 시인 개인의 삶의 태도와 정신을 엿보게 하는 대표적인 시다. 틀을 깨고 도전하는 자세, 안되면 될 거라는 꿈을 꾸고 긍정적으로 추진해온 자신의 경험을 고스란히 담아낸 시이기도 하다.
약밥을 만들 때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주재료 가운데 하나인 설탕을 사용하지 않고도 달달하게 입맛을 돋우게 하는 건강식 약밥을 만드는 방법을 고안해 낸 시인은, 물대신 대춧 물과 달짝지근한 호박말랭이를 넣고 한 솥 가득 쪄내 자신만의 레시피로 맛있는 약밥 만들기 도전에 성공한 케이스를 영상에 담아냈고 이를 시어로 재정리해 공유한 것이다.

한편 김희영 시인은 부산시청 여성가족국장, 건강체육국장, 인재개발원장, 시정혁신본부장,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투자유치본부장, 국립해양박물관 상임이사 등을 역임한 부산지역 대표적 여성고위 공직자 출신. 1995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맹인일기’가 당선되어 등단해 사)부산여성문학인협회장, 재부합천문인협회장을 역임하는 등 한국문인협회, 부산문인협회 회원, 사)국제펜한국본부 부산지역위원회 이사, 부산영호남문인협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사랑하다가 기다리다가’, ‘아름다운 침묵’ 등 10편이 있다. 수상경력으로는 부산여성문학대상, 부산문학상, 영축문학대상, 김정현 문학대상, 공무원문학상, 문예시대 작가상, 부산펜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유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