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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문학

한국 재건의 역사 그 위대한 시작의 일상들

 
칼라로 만나는 1954년, 한국(두모펴냄. 3만원)
 

 

1954년. 한국전쟁직후 부산을 비롯 한국의 모습은 어땠을까. 50여년전 주한 미군 병사의 눈에 포착된 생생한 당시의 칼라사진이 공개돼 화제다. '칼라로 만나는 1954년, KOREA'(두모펴냄, 3만원).
 
그 시절 보기드문 칼라사진이기에 더 실감나는 이 사진집에는 당시 미군소속 기술병으로 미사일기지 레이더에 복무중이던 미국인 클리프 L. 스트로버스씨가 취미삼아 촬영했던 한국의 농촌과 한국인의 생활모습이 오롯이 담겨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보통사람들이 생활의 일상속에서 매일 매일 겪는 삶의 에피소드들이 대부분으로 당시의 생활상을 현재와 비교해볼 수 있어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가치도 남다르다.
 
지난해 여름 한국정부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초청으로 부산을 찾았던 원저자 스트로버스씨가 부산타워 강석환 대표에게 사진이 담긴 CD를 제공했고 이를 강대표가 책으로 엮어냈다.
 
앞서 용두산 공원내 갤러리에서 한 차례 전시회를 갖기도 했던 사진전에서 1950년대 초반 당시의 생생한 칼라 기록사진을 만난 관람객들의 놀라움과 아쉬운
반응이 큰 것을 보고 강대표가 사후 발간한 전시도록 겸 사진집이다.
 
"암울한 전후 상황속에서도 부산시민들이 보여주었던 활기 넘치는 에너지와 지치지 않는 근성은 참으로 놀라웠다. 난관을 꿋꿋이 헤쳐나가는 부산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싶었다"는 스트로버스씨는 자신 역시 농촌(아이오와) 출신으로 한국의 농촌에 관심이 많았고 실제 한국농촌과 농작하는 모습에 매료돼 주로 근교 주말여행을 통해 보통사람들의 일상을 스케치했다고 책머리에 밝혔다.
 
"6.25한국전쟁으로 흘러 들어온 수많은 피난민들과 1953년 11월 부산역 대화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당시의 모습이 생생하다"는 그는 아울러 "이 사진을 통해 당시 한국의 위대한 미래의 시작이었던 그 시절에 대한 추억을 가져다주기를 바란다"며 개인적 바람을 피력하고 있다.
 
탈곡한 볏짚으로 새끼를 꼬는 농민들, 소를 모는 농부의 일상, 자전거에 돼지를 싣고 가는 모습을 담너머에서 지켜보는 저고리입은 소녀의 호기심에 가득찬 모습, 불쏘시개용으로 나무를 해다 머리에 이고가는 소녀의 모습, 저자거리의 서민들 등 부산국제시장과 서울역, 청와대입구, 조선상업회의소, 1954년 7월의 숭례문 등 서울과 일본의 사진도 몇몇 수록됐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부산의 옛모습이 흥미롭다. 스레트와 기와건축물이 대부분인 나지막한 부산항, 초량 영주동 시가지와 대신동 주거지, 우리나라 공영 해수욕장 1호 송도해수욕장의 옛모습과 도개된 영도다리의 모습 수영비행장, 허허롭기 짝이 없는 광안리 해변 등 용호만, 군수물자 적재장으로 사용되었던 주례동 일대와 전차가 오가던 충무동 일대에 이르기까지 드라마 세트장에서나 보았던 당시의 모습들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한편 이 책은 현재 부산시내 영광도서와 남포문고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판매대금 일부는 한국전쟁 고아의 아버지 리처드 휘트컴 장군을 기리는 휘트컴 희망재
단에 기부될 예정이다. 문의)051-245-1066
 
유순희 기자
[2012년 1월 19일 27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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