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1797. 1. 31~ 1828. 11.19)는 짧은 일생동안 600여곡이 넘는 가곡을 작곡하여 가곡왕으로 불린다.
슈베르트는 음악가로서의 열정 때문에 직장도 그만두고 첫사랑 약혼녀 데레제 그르프와의 결혼도 포기하면서 방랑자의 길을 걸었다. 직장과 결혼생활은 오직 그의 염원이었던 음악가의 길에 걸림돌이었다.
서정적인 곡을 작곡하기 위해 밤이면 괴테와 하이네의 서사시를 읽어야 했고 밤새워 작곡에 전념했기 때문이다. 너무나 가난했던 슈베르트는 피아노한 대 살 돈이 없어 생계는 슈베르트의 펜클럽인 “슈베르디아데”가 맡아왔다.
다른 음악가인 모차르트는 친구들로부터 돈을 꾸어 사치스런 생활을 해왔고 나비부인으로 거금을 쥔 푸치니는 풍부함속에서 쾌락을 즐겼으며 베르디 또한 유명한 오페라 작곡가로서 명성과 함께 풍요로운 생을 살았다. 푸치니는 친구 베르디의 삶을 부러워하다 오페라 나비부인을 출품하여 거금을 쥐어 풍요로운 삶을 살았다 한다.
그에 비해 슈베르트의 심성은 천진난만했고, 같은 음악가이며 선배인 베토벤을 평생 흠모하고 살았으며 그를 능가하려는 야심을 품지도 않았다. 모차르트를시기, 질투하여 괴롭혀왔던 궁정악장 사일리에의 가르침을 3년간 받기도 했다.
베토벤의 명성 때문에 슈베르트가 생전에 베토벤의 그늘에 가려진 것이 아니라 그 자신도 훌륭한 음악가였지만 남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야망을 갖지 않았기때문에 슈베르트 사후에 더
욱더 빛나는 음악가로서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
슈베르트의 미사곡에서 그의 천사 같은 심성과 겸손함을 알 수 있다. 미사곡중 입당송에서“ 엄위하신 주 천주에 당신제대 앞에 겸손되이 엎드려서 당신께 고하노니 천주여 이 미사로서 우리를 용서하소서 불쌍한 죄인 우리를 인자하신 면전에서 주 천주여 내치지 마소서”라며 스스로 죄인임을 자청하였다.
슈베르트는 자신이 남긴 작품 중“ 겨울나그네”를 가장 좋아 했으며 운명하기 전친구들에게 들려주곤 했다고 한다. 추운 골방에서 생활하던 슈베르트는 자신이겨울나그네가 되어 눈 덮인 산골을 방황하며 약혼자와 못다한 사랑을 아쉬워하며 애태우진 않았을지?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제5번 “홍수”의 내용은 사랑스런그녀 위해 넘쳐흐르는 눈물과 타오르는 그의 마음을 흰 눈 위에 뿌리며 새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희망을 노래하고 했다.제11번“ 봄꿈”에서 기다려도 오지 않는 봄을 찾아 겨울 나그네는 방랑자가 되어 산골을 헤매다 어느 숯 굽는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지쳐 잠들고 꿈속 꽃비가 내리는 화창한 봄날 사랑하는 여인을 만
나 봄을 노래하고 못다 한 사랑을 속삭였고 밤이 되자 밤새 키스하며 사랑에 취해숨이 멎을 것 같은 황홀감에 빠질 즈음 질투의 화신인가 닭이 울음을 토해 깜짝놀라 잠이 깨어 창밖을 보니 아직도 창가엔 눈이 쌓여있는게 아닌가.
나 봄을 노래하고 못다 한 사랑을 속삭였고 밤이 되자 밤새 키스하며 사랑에 취해숨이 멎을 것 같은 황홀감에 빠질 즈음 질투의 화신인가 닭이 울음을 토해 깜짝놀라 잠이 깨어 창밖을 보니 아직도 창가엔 눈이 쌓여있는게 아닌가.
꿈속의 여인은 또 다시 떠났고 봄은 아직도 멀리 있다는 허망과 좌절을 노래했다. 화창한 봄날이 너무나 아름다워 슬픈 마음이 드는 아침, 창가엔 새들이 모여봄의 교향곡을 연주하고 살랑이는 봄바람이 나를 불렀다. 새들의 노래 소리가그치고 떠날 차비를 하는 듯하여 새들이
날아가는 곳을 따라 흘린 듯 아파트 현관문을 나서본다. 뒷마당 산책로에 는 방금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목련화 주위로 새들이 맴돌며 봄의 향연을 벌이면서 프리마돈나를 맞을 차비는 하고 있었다.
날아가는 곳을 따라 흘린 듯 아파트 현관문을 나서본다. 뒷마당 산책로에 는 방금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목련화 주위로 새들이 맴돌며 봄의 향연을 벌이면서 프리마돈나를 맞을 차비는 하고 있었다.
새들이 놀라 떠날까 가장 아름다운 가성으로 목련화를 불렀다. “목련꽃 피는그늘에서 베르테르의 시를 쓰노라... 새들은 계속 목련화 주위를 맴돌았고 노래가 그치자 날개짓 하며 앵콜을 요청한다.
뒤이어 이태리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흐르는 눈물“ 우나 플티마 라끄리마....”를 부르니 새들은 일제히 약속이나한 듯 땅위에 내려와 모이를 쪼는 척하며 노래 감상을 하는게 아닌가. 꿈이면 깨지말고 현실이면 아무도 방해하지 말기를...
마지막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제5번 홍수를 불러본다. 노래를 시작하자마자 이젠 봄이 왔으니 슬픈 겨울 나그네의 노래는 더 이상 듣지 않겠노라 일제히 날아가 버린다. 환락이 극에 달하면 슬픈 마음이 들듯 새들이 떠난 빈 뜰엔 가슴 저미는 적막감이 들고 이 화창한 봄날 찬란했던 순간이야말로 겨울 나그네의 봄 꿈이 아닐까.
외손녀 윤지가 세상에 태어나던 날 가장 먼저 만났고 태어난 지 이틀부터 자장가를 불러주고 발 마사지를 해주었다. 2개월이 되자 눈이 마주치면 입을 쫑긋하여 노래를 불러 주면 행복해 했고 6개월이 되자 이제 그 노래일랑 그만 듣고 싶은건지 입을 막곤 했다.
첫돌 잔치 땐 노래에 미쳐 춤을 추기도하였다. 3년 동안 같이 지내다 윤지 아빠의 직장을 따라 부산근교로 이사했다. 평소 만날 때 마다 윤지에게 “I LOVEYOU”를 심어 주었다. 지난 4월 화창한 휴일 5살된 윤지가 집에 놀러 왔다. 둘이서 새들이 놀던 산책로를 걷고 있는데 윤
지가 할머니 날 좋아한다고 했지? 하며 묻는게 아닌가.“ 그럼, 너무나 좋아하지.”했더니“ 좋아 하는 것이 사랑하는 거다:라고 해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지가 할머니 날 좋아한다고 했지? 하며 묻는게 아닌가.“ 그럼, 너무나 좋아하지.”했더니“ 좋아 하는 것이 사랑하는 거다:라고 해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요 앙증맞은 꼬마 숙녀는 한수 더 거든다.“ 그런데 할머니, 참아라”라고 한다.“ 무얼 참을까?” 라고 물었더니“ 윤지 좋아 하는 것참아라” 라고 한다.“ 절대 못 참겠다. 왜참아야해?”라는 할머니의 말에 돌아온메시지가 슬프고도 기막힌다.“ 윤지는 엄마를 사랑하니까...”
그리고 자꾸 윤지 좋아한다고 하면 할머니를 싫어할꺼라고 하니, 이 마음을 멈추어야만 할까. 어쩠거나 마음가는대로 행하는 것이야 인지상정인 것을 그럴진대 남녀간의 사랑인들 이렇게 매정할 수가 있을까.
꽃비가 내리는“ Beautiful Sunday 화창한 봄날”이 갑자기“ Gloomy Sunday우울한 일요일”로 바뀌었다. “GloomySunday”는 50년 전 프랑스에서 발표된 샹송으로 그 시대에 살던 많은 유럽의 청년들이“ Gloomy Sunday”를 듣자 우울증에 빠졌고 자살이 유행되었다. 문학이나 음악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인간을 자극하여 자살하게 된다는 것은 문화라는매체가 인간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Gloomy Sunday” 마지막 귀절“ My heart is telling you how much I wanted you! Gloomy Sunday.” 우울한 일요일 내가 얼마나 당신이 절실히 필요한지 가슴 깊이 말하고 있어요. 사랑하는 손녀 윤지의 마음도 떠났고 새들도 떠난 이 우울한 봄날, 꽃마저 비가 되어 내리니 자꾸만 눈물이 난다. 슈베르트의 봄 꿈이 이만큼이나 처절했을까.
[2010년 2월 10일 제4호 16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