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계 화제의 책 2선
‘그녀가 숨쉬던 범전동 300번지’ 펴내
성매매특별법시행 그이후
탈성매매여성들의 치유극복기
아픈상처 공유하며 위로 나눠
탈성매매여성들의 치유극복기
아픈상처 공유하며 위로 나눠
꿈아리 부전현장상담센터(대표김향숙)는 부산시 여성발전기금 지원사업 탈 성매매여성들의 글쓰기 치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그녀가숨쉬던 범전동 300번지'를 펴냈다.
6.25전쟁이후 하얄리아 부대가 들어서면서 기지촌 형식으로 한집두집 생겨난 범전동 300번지는 부산의 3대 집장촌 가운데 하나다.
한 때 약 600여명의 성매매 여성들이 생계를 이어갈 정도로 번창했다. 그러나 2004년 이후 성매매특별법시행으로 현재는 50여명이 남아 언제 철거될지 모르는 건물에서 불
안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안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곳 일대를 관장하며 탈성매매 여성의 회복과 자활을 지원해온 사회복지법인 꿈아리 부전상담센터가 탈성매매여성들을 상담하고 치유하는 과정의 하나로 글쓰기 프로젝트를 시도한 책이다. 300번지 여성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처음엔 쉽지 않은 시도였다. 아픈상처를 떠올리는 걸 싫어했고, 좋지않은 과거이야기를 하기 싫다는 이유에서다. 더군다나 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글쓰기작업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
김향숙 대표는 "결국 자기 혼자만의 아픔이 아니라 모두의 아픔이었음을 알고 마음의 문을 열었고 과거의 상처를 드러내고 속시원히 풀어내면서 치유해나가는 과정이 오히려 상처의 빠른 회복을 유도했다"며 "탈 성매매여성들의 사회공동체 일원으로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손잡아주고 싶다"고 말한다.
덧붙여 그는 "300번지가 사라지기전에 순간의 쾌락과 돈의 노예가되어 병든 몸을 지탱하다 생을 먼저 마감한 성매매여성들의 아픈 상처도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고. '그녀가 숨쉬던 범전동 300번지' 에는 한글을 몰라 한글 기초교육부터 시작해 지금은 요양보호사 자격증과 이용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다시 애견미용에 도전하고 있는 피리지어님의 이야기, 조리사 자격증으로 당당히 취업에 성공한 희망님,몸은 비록 아프지만 봉사활동에 누구보다 열심인 장미님, 낳아준 부모와 생일조차 모르는 채 시설에서 생활해야 했던 불우한 과거를 딛고 지금은 누구보다 유쾌한 분위기메이커로 새로운 꿈을 꾸는 하늘님 등 다양한 탈성매매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회복과 치유의 글쓰기를 통해 평범한 사회에 적응해가는그녀들의 이야기가 희망적이다.
유시윤 기자
[2013년 1월 25일 제38호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