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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문학

위안부…가슴을 저미는 서늘한 책 ‘한 명’

 
 
 
‘내가 죄가 많다....
그녀는 한밤중에 깨어나서도,
길을 걷다가도, 버스를 기다리가다도, 밥을 먹다가도
주먹으로 가슴을 치면서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끌려가 그렇게 됐으면서,
집에서 10리 밖을 모르고 살다가 끌려가 그렇게 됐으면서.’
(한 명, 44p)
 

무더운 햇볕이 쏟아지는 8월, 독자들의 가슴 한 켠을 서늘하게 만들 새로운 도서가 출간됐다. 김숨 작가의 ‘한 명’이라는 소설이 그것.

‘느림에 대하여’로 1998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중세의 시간’이 각각 당선되어 문단에 오른 김숨(42) 작가가 지난 30여 년간의 ‘위안부’문제를 이슈화하는 동시에 그간 한국문학이 잘 다루지 않았던 ‘위안부’문제를 본격적으로 소설로 끄집어냈다.

이 소설은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의 공개 증언을 시작으로 이어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들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던 작품이다.

80여 년 전 열세 살 소녀였던 그녀는 마을 강가에서 다슬기를 잡다 난데없이 나타난 사내들에게 잡혀 만주로 끌려간다. 다른 소녀들과 함께 일본군에 의해 성적학대, 강제노동을 강요당한다.
 
그녀에게 수치심과 모욕감을 안긴 지옥같은 나날이 지나고, 티브이에서는 위안부 피해자가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아무도 그녀를 기다려주지 않는 삶속에서 그녀는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사경을 헤매는 마지막 위안부 생존자를 만나기 위해 버스에 오르는 이야기를 담았다.

현재 2016년 8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41명이다. 어쩌면 정말 ‘한 명’이 될 수도 있다는 서글픔에 읽기 두렵고 가슴이 저미어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 하지만,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줄 서늘한 진실과 미래를 마주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지수 인턴기자
[2016826일 제7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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