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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문학

고통으로 일군 시적 진실 ‘호세 마르티 평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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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독립영웅 호세 마르티의 삶과 문학세계를 세밀하게 조명한 책이 나왔다. 비서구 문학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는 글누림 출판사는 최근 김수우 시인이 지은 호세 마르티 평전을 출간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중요한 사상가의 한 사람으로 일컬어지는 호세 마르티는 독립 운동가, 저널리스트, 정치가, 번역가, 교육자, 출판가, 시인 등 다양한 경로로 활동했다. 김 시인은 마르티의 삶을 시적 진실을 행동한 양심으로 압축한다.

네 비수가 내 심장부를 / 찌르는 게 뭐가 중요한가? / 난 내 시들을 가지고 있으니, / 너의 비수보다 더 강렬한! // 바다를 말리고 하늘을 어둡게 하는 / 이 고통이 뭐가 중요한가? / 부드러운 위로, 시는 / 고통의 날개로 태어났으니.”-소박한 시XXXV」에서

이처럼 마르티의 문학적 의지는 강렬했다. 언어 속에 소생력이 있다고 믿었던 그의 사상은 시를 통해 드러났다. 시 작품에서도 서구 이성의 논증적인 규범을 따르지 않고, 근대의 논리를 뛰어 넘은 그는 모데르니스모 운동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호세 마르티는 1853년 쿠바의 아바나, 가난한 스페인 이민자의 가정에서 태어났다. 유년시절자유주의자인 스승 라파엘 멘디베를 만나 문학적 소명과 조국 현실에 눈을 떴다. 16세에 쿠바 독립의 정당성과 투쟁을 강조하는 작품들을 발표하기 시작했고, 17세에는 정치범 감옥에 수용돼 지독한 강제노동형을 겪었다.

이후 마르티는 스페인으로 추방당해 남을 생을 이방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22세 되던 1875년에는 멕시코에서 창조적 라틴을 꿈꿨지만 좌절됐다. 1881년에 그는 뉴욕에 정착했다. 이곳에서 언론인으로의 명성을 확보한 뒤, 1892년 신문 조국(Partria)’을 발간하고 쿠바 혁명당을 창당했다.

오직 독립 외에는 어떤 타협도 하지 않았던 마르티는 쿠바 독립을 위해 1895년 제2차 독립전쟁을 일으켰고, 쿠바의 동부해안으로 잠입했지만 도스리오스의 전투에서 삶을 마감했다. 42년의 짧은 생애를 산 그는 일생을 조국과 인류애에 바쳤다.  

한 인간의 가난과 슬픔, 한 존재의 절망과 용기를 깊이 따라가 정금같이 단련된 아름다운 고독을 만나는 일은 내 생애에 눈부신 행운이었다는 김수우 시인은 쿠바성의 거대한 뿌리인 호세 마르티의 사유를 습득하는 일은 세계문학을 새롭게 이해하는 방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한 불신과 불안 그리고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채 혼종문화의 시대로 가야하는 한국사회에도 창의적인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김수우 지음 / 글누림 출판사 / 512/ 3만 원.

 

박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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