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사인)이 주최하고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경자)가 주관한 이날 행사는 사전 신청을 통한 50여 명의 참가자들이 백년어서원을 가득 메운 가운데 진행됐다.
시 ‘聖발바닥’과 ‘뒤’의 스페인어 번역시는 스페인 출신의 이네스 미란다 번역가가, 우리말 시는 참가자가 낭송했다. 이네스 미란다 씨는 “한국의 시를 번역하면서 특유의 리듬과 정서를 살리는 것이 조금 어려웠다”는 번역 소회를 밝혔다.
이어 시 ‘한 올의 실’, ‘빨래’는 백은혜 번역가가 낭송했다. 김수우 시인은 “산복도로 어느 골목에서 사진을 찍다가, 줄줄이 널린 빨래들이 사람보다 더 정직하고 곰살맞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시 ‘빨래’를 쓰게 된 계기를 들려줬다.
이날 낭독회는 뮤지션 인디언 수니의 음악으로 분위기를 돋웠고, 시 낭송 외에 시인과 번역가의 진솔한 이야기도 주의를 집중시켰다. 김수우 시인은 “시는 세상 어디에나 있고 우리의 삶을 지킨다”면서 “오늘 낯선 외국어로 만나본 시가 독자들에게 신선하고 즐겁게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