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와 한국분단의 굴곡진 시대를 살아낸 여성들의 이야기가 연극무대에 오른다. 극단 새벽은 오는 5월 21일부터 효로민락소극장에서 연극 ‘그 여자의 소설’을 공연한다.
한국 페미니즘 연극을 만들고 살찌운 엄인희 작가의 섬세한 리얼리즘 연극 ‘그 여자의 소설’은 원제가 ‘작은 할머니’로 ‘그 여자의 소설’이라는 부제가 달린 8장의 희곡이다. 연극은 축첩이 허용되던 환경에서 씨받이로 들어온 ‘작은댁’의 삶을 연대기로 제시해 한국 근현대사에서 여성이자 어머니로서 삶이 어떠했는지를 보여 준다.
아들을 낳지 못해 구박당하는 ‘큰댁’도, 아들을 낳으면 본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달리 결국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첩으로 살아야 하는 ‘작은댁’도 모두 가부장적인 남편의 일방적 폭력에 시달린다.
극단새벽 관계자는 “연극 ‘그 여자의 소설’을 통해 권력의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는, 약하고 별 것 없어 보이지만 어쩐지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는 듯 한삶들을 만날 수 있다”면서 “작품의 시대는 유교 가부장제 위에 덮친 일제강점기라는 상황과, 전쟁이라는 재난 속에 개인이 어떤 선택을 강요받게 되는지를 이들의 삶과 시대를 바라보며 우리의 지금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5월 21일부터 매주 목·금요일저녁 8시, 토요일은 4시에 효로민락소극장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3만이며 각종 할인혜택도 있다. (문의 051-245-5919)
유시윤 기자
[2020년 4월 24일 제123호 13면]